↑ 이제훈 인터뷰 |
지난달 31일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연출 박준우, 극본 이지현)에 출연한 이제훈이 화상 인터뷰를 통해 종영에 대한 아쉬운 감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극 중 김도기 역을 맡아 통쾌하면서도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사적 복수를 속 시원하게 그려냈다.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룬 ‘모범택시’는 현실의 부조리함과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아픔을 고스란히 그려내 짠하면서도 울컥하는 순간들을 솔직하게 보여줬다. 그 속에서 무지개 운수를 통해 시청자들은 실제로 행할 수 없는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복수극으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을 통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 ‘모범택시’ 이제훈 |
그런 가운데 시즌2를 염두하는 듯한 결말을 맞이하며 ‘모범택시’는 운행을 종료했다. 그리고 ‘모범택시’의 기사였던 김도기, 이제훈은 이에 대한 아쉬운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지난 2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끝나게 됐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너무 긴 시간 동안 촬영을 했었고, 김도기라는 캐릭터와 ‘모범택시’라는 이야기에 푹 빠져서 살다 보니까 ‘뭐,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다. 작품에 몰입하면서 그 인생을 살았던, 기분이라 해방이라는 감정보다 ‘좀 더 하고 싶다’라는 그런 마음이 크다. 지금 막 떠나보내기가 힘든 마음이다.”
‘열혈사제’ ‘펜트하우스’ ‘스토브리그’ 등에 이어 ‘모범택시’는 SBS 금토드라마 내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뜨거운 반응을 보내주실 거라고 생각 못했다. 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와 보여주고자 하는 목표에 있어, 굉장히 많이 열악하고 하나하나 모든 스태프의 파트가 똘똘 뭉쳐서 해내야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잘 봐주고 좋아할 작품으로 마무리가 된 부분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 16부작이라는 이야기가 긴 시간일 수도 있을 텐데 짧게 느껴졌다. 보시지 못한 분들이 있으면 몰아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다만 ‘모범택시’는 시작 전 에이프릴 이나은이 팀 왕따 논란 등에 휩싸여 하차를 결정, 표예진이 합류하며 재촬영을 진행해야했다.
“고충보다는 해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표예진 배우분께서 촬영에 대한 분량을 짧은 시간에 해야 해서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연기적인 측면도 많이 변화가 있으려나 생각도 하고 갔다. 충분히 그런 부분에 대한 각각의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와 자기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계산한 게 조금 있어서 그런지, 그 과정이 어렵거나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그 역할을 해준 배우가 대단했고, 고마웠을 따름이다.”
실제로 행하지 못할 복수들을 대행해주며 ‘모범택시’는 사이다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방송 말미에는 이솜의 무지개운수 합류로 시즌2를 예고하는 듯 했다.
“배우들끼리는 ‘진짜 또 이런 작품에 참여를 하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촬영하면서 많은 에피소들을 해내야 하는 무게감이 당연하게 있는 작품이다 보니까 분명히 이야기를 쓰는 것도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럼에도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과 방식을 해냈기 때문에 또 한 번 더 힘을 으?X으?X해서 (작품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분들께 재미와 공감이 될 만한 메시지, 감동까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사회적인 문제가 더 와 닿았다. 이제훈이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이었을까.
“일단 작품을 1부부터 4부까지 보고 결정하게 됐다. 그 두 에피소드가 시의성이 컸고 강렬하게 다가왔다. 장애인들을 상대로 노예처럼 착취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젓갈 공장 사장으로 나온 그 패거리들을 진짜 가서 혼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3, 4부에서 보여줬던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 학창시절을 겪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주변에서나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였다. 미성년을 상대로 이야기를 해결하는 부분에 있어서 작고, 가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걸 떠올렸지만,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도 굉장히 강했다. ‘어리다고 그 죄가 가벼워지는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 매 에피소드마다 메시지를 통해 오는 무언가 있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모범택시’는 의미가 큰 작품임과 동시에 사람들이 많은 걸 말 해주고 공유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점이 소중했다.”
↑ 이제훈 이솜 표예진 ‘칵테일 사랑’ |
많은 사랑을 받은 부분 중 하나가 시청률이다. 앞서 말했듯 역대 금토드라마 네 번째 기록이었고, 15% 시청률 공약이었던 ‘컬투쇼’ 재출연까지 성사됐다. 무엇보다 당시 표예진, 이솜과 깜찍하게 ‘칵테일 사랑’을 불러 화제를 모으기까지 했다.
“왜 그 노래를 부르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웃음) 그냥 그 노래를 한다고 했을 때 내가 흥얼거리고 있어서 ‘부를 수 있겠는데?’ 했다. ‘우리 이 노래를 잘 숙지해서 현장에 오자’하고 ‘컬투쇼’ 방송 전에 맞춰 갔는데 큰일이 났다. 가뜩이나 노래도 못하는데 애청자분들께 우리 노래를…. 열심히 하고 싶어서 율동같은 건 이솜 배우가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잘 따라한 거지만, 들으신 분들의 고막이 많이 손상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 너무 죄송스럽다. 너무 즐거웠다. 그 공약을 실현을 해서 다시 한번 재출연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감개무량했다.”
반면 20% 시청률 공약시 이솜, 표예진과 스페셜DJ로 재출연을 약속했지만 아쉽게도 이룰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스페셜DJ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을까.
“공약이었으니까. 혹시나 시즌2를 하게 되어서 또 공약을 걸게 될 상황이 되면 그때 달성해서 스페셜DJ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이날 이제훈은 ‘모범택시’ 티셔츠와 배지 등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모범택시’의 굿즈 수익금은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에 기부될 예정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맨 처음에 ‘모범택시’라고 적히 긴팔 맨투맨을 이솜 배우가 맞춰줘서 너무 좋았다. 단합이 되는 것 같았다. 스태프들에게 의미가 있게 되는 굿즈 구나 느꼈다. 이후에 장대표님(김의성 분)께서는 모자도 만들어주시고, 지금 입은 티셔츠는 박준우 감독님께서, 후드티도 마찬가지이고 만들어주셨다. 배지는 제작진들이 배우들에게, 스태프들에게 하나씩 부착해주면서 소속감을 줬다. 나는 의미가 되고 기념이 될 게 뭔가 해서 이 시기에 맞는 손 선풍기가 생각이 나서 ‘모범택시’ 마크를 달아서 한분 한분께 나눠줬다. 마음과 마음을 응원하고 있고 너무 이 작품이 소중하다는 부분에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이번에 텀블러도 제작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