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오리지널 ‘다크홀’(극본 정이도, 연출 김봉주, 제작 영화사 우상, 공동제작 아센디오, 총 12부작)은 변종인간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의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생존자들이 모여있던 무지고등학교가 한 순간에 몰락하는 과정은 그 이기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예였다. 무지고 학생 한동림(오유진)의 한탄대로, “난 변종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요”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 순간이었다. 특히나 한지수(배정화)-김선녀(송상은)-최경수(김병기)에게 뿌려진 의문 한 스푼은 서늘한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 배정화, 격리병실에서 은밀히 무얼 하나
무지병원의 한지수는 변종인간이 출몰하는 재난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명감이 투철한 의사였다. 유태한(이준혁)과 임산부 윤지애(김수을)가 응급실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라고 지시한 사람도 한지수였기에, 그녀를 향한 시청자들의 신뢰감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방송에서 철석 같았던 믿음에 의심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지수는 유난히 격리병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곳에 격리되어 있는 엄마를 보고 싶다는 보호자에게도, 셀라인을 찾으러 온 윤샛별(이하은)에게도 출입을 자제해달라며 주의를 줬다. 이윽고 놀라운 사실이 그러났다. 격리병실 안 결박된 변종인간에게 한지수가 주사를 놓고 있었던 것. 마치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 아닌 한지수의 실험실 같았다.
■ ‘그 분’을 향한 송상은의 충성심, 제물까지?
무지병원에서 암약하던 마을무당 김선녀가 점점 그 살벌한 본색을 드러내면서 병원을 흔들고 있다. “난 다 알아. 그 분이 다 보여줬어”라며 전지전능한 위용을 드러냈지만, 사실 공포심을 이용해 사람들을 제멋대로 주무르고 있다. 일례로 무지병원 경호원 이영태(장성원)는 병원 문을 열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하는 사람들의 외침을 모두 무시하고, 그들이 눈앞에 죽어가는 걸 보기만 했다. 아무도 몰랐던 그 추악한 면모를 김선녀가 알고 있자 공포에 질렸고, 김선녀는 이를 악용해 “살고 싶으면, 그 분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라며 그를 조종했다. 그리고 살고 싶은 이영태는 축사 주인을 죽인 라누(후세인 엘리아스)를 ‘그 분’에게 바칠 제물로 데려오라는 그녀의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떨고 있는 라누를 보며 “두려워하지 마. 너한테 즐거움을 주려고 하는 거니까”라며 소름을 유발한 김선녀. 그녀는 제물을 바쳐 무엇을 이루려는 것일까.
■ 오유진 아빠의 뺑소니범은 김병기?
한동림이 변종인간보다 사람을 더 무서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빠가 뺑소니 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벌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피해자들이 벌을 받고 있는 것만 같은 현실에 동림은 좌절했다. 게다가 아빠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뺑소니범은 무지고 이사장 최경수. 뼛속까지 권력주의자였던 그는 동승하고 있던 사람들과 마침 통화 중이었던 나세나(나세나) 선생에게 정교사 약속과 끝까지 책임져주겠다는 사탕발림으로 입막음부터 했고, 동림의 아빠는 그렇게 처참히, 그리고 외롭게 끝을 맞이했다. 동림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질서’, ‘정의’, ‘사랑’을 부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녀가 이사장의 아들 최승태(박
‘다크홀’은 매주 금, 토 밤 10시50분 OCN에서 방송되며, tvN에서도 함께 만날 수 있다.
shinye@mk.co.kr
사진ㅣO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