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중기 인터뷰 사진=하이스토리 디앤씨 |
지난 3일 송중기는 5월 2일 종영한 tvN 드라마 ‘빈센조’(연출 김희원‧극본 박재범)의 종영인터뷰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속 시원하고 솔직하게 작품을 준비하며, 캐릭터를 소화하며 느끼고 경험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성균관 스캔들’ 여림, ‘늑대소년’ 철수, ‘승리호’ 태호 등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준 송중기가, ‘빈센조’를 통해서는 냉철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다크 히어로를 그려냈다.
↑ 송중기 전여빈 사진=하이스토리 디앤씨 |
그런 가운데 ‘빈센조’에서는 송중기의 인생캐릭터 중 하나로 불리는 여림 도령이 깜짝 등장했다. 여전히 고운 미모였다.
“내가 한 캐릭터 중 가장 애정이 깃든 게 ‘성균관 스캔들’ 여림이다. 작가님이 오마주 비슷하게 캐릭터를 소환해주셨을 때 너무 반가웠다. 한편으로 소름 돋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는지. 내가 애정하는 캐릭터라 반갑기도 했지만, 코미디가 가장 성공했을 때는 권위있는 사람이 망가진 모습을 보여졌을 때라고 하신 적이 있는데 계속 이 센 악인들을 물리치는 빈센조가 여림 도령을 연기할 때 내 스스로도 너무 웃겨서 소름이 돋았다. 하면서 많이 든 생각은, 여림을 맡았던 게 10년? 11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옛날 캐릭터를 똑같이 반복하면 재미없겠다 했다. 빈센조와 어떻게 같이 합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나는 계속 웃기려고 노력을 머릿속에서 많이 했는데, 김희원 감독님은 예쁘게 나와야 한다고 거기에 집중하셨다. 방송을 보니 그게 맞았던 것 같다. 나는 가발을 써야하나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 감독님 말이 맞았다.”
‘사무장넴’ 남주성(윤병희 분)과 ‘안군이자 오마콘(오 마이 콘실리에리) 회장’ 안기석(임철수 분), ‘금가동 뉴트리아’ 박석도(김영웅 분), ‘금괴파트너이자 조사장’ 조영운(최영준 분), ‘빈센조바라기’ 장한서(곽동연 분) 등 그의 옆에는 항상 든든하거나 유쾌한 케미를 뽐내는 파트너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송중기는 자신이 뽑은 가장 케미가 돋보였던 파트너는 홍차영(전여빈 분)이었다고 밝혔다.
“나와 연결이 되고 붙은 캐릭터가 많았다. 누군가를 언급하기에 누군가 서운해하지 않을까 해서 1명을 안 고를 것 같지만 고를 거다. 나에게는 딱 1명이 있다. 무조건 전여빈의 홍차영 캐릭터다. 다른 배역들이 삐져도 상관없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여빈과 홍차영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개인적으로도 진짜 매력있다고 느낀 캐릭터라서 같이 연기하면서도 정이 많이 들었다. 전여빈과 홍차영 둘 다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빈센조와 홍차영의 케미가 제일 높지 않았냐. 홍차영을 골라서 선배님들이 삐쳐서 문자를 보내실 수 있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꼭 기사를 써주셔라.”
↑ ‘빈센조’ 송중기 인자기 사진=하이스토리 디앤씨 |
빈센조가 사람과의 케미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인자기라는 비둘기와의 케미도 꽤 드라마의 재미를 담당했다. 또한 훌륭한 역할도 해냈다. 그러나 작품이 끝나갈 쯤에는 인자기가 행방불명이 됐다.
“우리끼리도 인자기가 어떻게 됐을까 했다. 인자기라는 이름은 예전 이탈리아 축구선수 국가 대표 중에 인자기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분의 이름에서 따온 거다. 위치 선정이 타고나다고 해서 말이다. 빈센조의 테라스에 위치 선정을 한 것이 아주 뛰어나다고 인자기라고 작가님이 지으신 거다.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왜 비둘기에게 이름을 지어주면서까지 설정을 하시지?’ 했는데 뒤에 가서 여러 에피소드의 전개를 보고 그냥 쓰신 게 아니었구나 했다. 좀 감탄을 많이 했다. 그리고 아마 인자기의 결말은, 개인적으로 빈센조가 몰타섬으로 데려가지 않았을까 하고 연기했다.”
“인자기를 맡은 새가 현장에서는 스태프들이 많으면 긴장을 해서 극도로 예민해지는 게 있더라. 촬영할 때 인자기한테 컨디션을 가장 잘 맞춰줬다. 스태프들이 다 멀리 떨어져 있고, 사실 촬영하면서 쉽지는 않았다.”
사실 이번 ‘빈센조’를 보면서 느낀 부분은 지금까지 이런 히어로 캐릭터는 없었다는 것. 히어로로 정의하기에는 악에도 가까웠고, 히어로가 아니라고 하기에도 정의를 구현해냈다.
“히어로라는 말은 인정 안하지만, 다크라는 말은 인정한다. 저런 사람이 히어로가 되면 안된다. 빈센조 까사노의 대사에도 나오지만 ‘쓰레기 치우는 쓰레기다’라는 대사가 있다. 판타지적인 악역이었다. 현실에 잘 없는. 사실 해보고 싶은 악역 연기가 있긴 하다. 현실적인 악역을 하고 싶다. 촬영하면서 8개월 동안 혼자 상상을 해봤다. 우리 드라마에 빌런 4명이 나오는데 빈센조를 안했다면, 어떤 캐릭터를 할까. 4명을 보며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최명희(김여진 분)였다. 김여진 선배님이 너무 표현을 잘해줘서 즐기면서 봤지만, 만약에 내가 한다면 최명희를 해보고 싶다. 주변에 그런 비슷한 사람을 본 적도 있고 해서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만큼 (캐릭터적으로) 매력있었다.”
‘빈센조’에 많은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송중기가 연기를 하며, 작품을 보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무엇일까. 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까.
“윤복인 선배님, 우리 어머니의 휠체어를 밀어준 장면이다. 결과적으로 대본에 나온 거랑 다르게 연기했다. 대본에서는 ‘엄마의 진심을 확인하고, 슬프지만 꾹 참는다’가 지문이었다. 현장에서는 그게 안되더라. 선배님의 대사를 듣는데 못 참겠더라. 작가님이 써주신 것과 다르게 표현했는데 작가님, 감독님이 내 감정을 존중해주셔서 그렇게 표현하게 됐다. 사실 몇십 년 만에 듣는 엄마의 진심을 듣는데 눈물을 참는 게 더 안되더라. 죽겠더라.”
“또 기억에 남는 건 빌런들을 처리하고 어머니의 시신을 확인하러 간 장면이다. 이 장면은 오로지 전여빈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아무래도 빈센조의 감정이 중요한 신이라,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 촬영했다. 전여빈이 몇 신을 찍는데, 그 시퀀스가 끝날 때까지, 카메라에 안 걸릴 때도 계속 울더라. 그때 전여빈에게 너무 고마웠다. 덕분에 나도 감정이 잘 잡혔다. ‘참 성실한 배우구나. 진심이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때 많이 반했다. 너무 마음이 예뻐서. 고맙다고 표현을 많이 했다.”
단역 배우들까지 챙겨서 송반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금가패밀리와도 잘 어울린 것 같다.
“맞다. 내 별명이다. 선배님들도 그렇고, 나를 좋은 의미로 세워주셔서 괜히 더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