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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들'이 시즌 종영 4개월만에 돌아왔다. 갑작스러운 시즌 종료 후 포맷을 재정비, 빠르게 돌아온 '선녀들'의 한승훈 PD는 "비빔밥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25일 MBC 역사 예능프로그램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이하 '선녀들')이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국경, 한반도, 시간의 선을 넘었던 '선녀들'이 이번 시즌에서는 마스터들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선을 넘나든다.
최근 한승훈 PD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을 갑작스레 종영해서 시청자분들에게 인사도 못 드리고 문을 닫아 죄송스러웠다. 많이 기다려주시고 응원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새 시즌 시작 소감을 밝혔다.
한 PD는 또 "위기가 있었지만 다른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진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자고 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선녀들'은 지난 1월 제작진의 코로나19 확진부터 설민석 강사의 논문 표절 논란까지 연이은 이슈에 결국 시즌을 종료했다.
5주 간의 결방 끝에 시즌을 종료한데서 제작진의 깊은 고민이 드러났다. 매 시즌 새로운 '선'을 넘어온 만큼 포맷에 대한 고민도 컸을 터다.
한 PD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면 좋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 기존 역사는 많이 봤으니 확장해 다른 분야 전문가가 새로운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같은 산책길을 걷더라도 누구랑 가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새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들에서는 역사 선생님 설민석이 출연진과 현장 답사를 하며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시즌에서는 역사 마스터 심용환과 다른 분야의 마스터들이 함께 출연해 역사와 다른 분야의 지식을 접목해 역사적 사실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전 모든 시즌에서 설민석이 역사 선생님으로 출연해온 만큼 역사 선생님으로 합류할 사람이 자칫 설민석과 비교 당할 수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시즌 역사 마스터는 심용환이다. '심야괴담회'에서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재치있는 진행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심용환이 '선녀들'에서는 역사 마스터로 출연한다. 한 PD는 "다른 분야와 크로스를 하려는 기획을 하고 보니 심용환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과 컬래버레이션이 잘 될 것 같았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쌀밥같은 분이다. 다른 분들과 잘 어울리면서 기본이 되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지난 시즌들이 강렬한 마라탕 같은 화끈하고 자극적인 역사를 보는 프로그램 이었다면 이번엔 비빔밥 같은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유병재가 제철나물, 전현무가 간을 조절하는 고추장, 김종민이 한방울만 들어가도 고소한 참기름 같은 존재다. 어떤 마스터가 오느냐에 따라 꼬막비빔밥이 되기도 하고 육회비빔밥이 되기도 한다. 맛있게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베이스로 깔고 다른 분야에서 재해석하고 재조립하는 맛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첫 방송 뒤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평도 많았지만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한 PD는 "저희 프로그램 애청자분들중엔 설민석 선생님을 기다리신 분들도 많이 계셨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하다보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다른 것처럼 바뀐 포맷과 새로운 마스터들의 매력이 있으니 이번 시즌도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회에 초대된 마스터는 과학 마스터 김상욱과 심리 마스터 김경일이었다. 두 마스터는 각자의 분야에서 역사를 바라보며 새로운 시야를 열어줬다.
초대하고픈 다른 마스터는 누가 있을까. 한 PD는 "개인적으로 오은영 박사님을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은영 박사님과 왕의 교육법이나 사도세자와 영조의 관계 등 육아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프로그램을 봐주시고 나와주시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또 "역사와 기억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실제로 역사를 경험한 분들, '생생 마스터'를 모시고 싶다. 현대사의 경우 목격자, 경험자가 있다. 역사는 기록된 사실만으로 배우는데 경험한 분들 이야기는 다를 수 있다. 역사를 배우면서 역사의 목격자 이야기를 듣는 기획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송해 선생님이 지난 시즌에 출연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번 시즌에 다시 한번 모셔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까지 합하면 '선녀들'은 90여회를 방영했다. 회를 거듭할 수록 아이템 선정에도 공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이에 대해 한 PD는 "지난 시즌까지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의 덕을 많이 봤다. 괜히 위인들이 아니다"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번엔 한국을 빛낸, 또 앞으로 빛낼 현재 마스터 분들과 함께 여러 분야 이야기를 접목시켜 이야기를 한다. 그런 만큼 이전 시즌에 짚어본 역사도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역사계의 장수 프로그램, 역사계 '전국 노래자랑'을 꿈꾼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 PD는 "역사를 좋아하고 지적 갈증이 있던 분들,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는 학부모님들이 많이 봐주시면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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