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로영화로 돌아온 배우 천우희. 제공|(주)키다리이엔티, 소니픽쳐스 |
“20대 초반에는 목표가 없었어요.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몰랐으니까요. 다만 조급해하진 않았어요. 연기를 하고, 현장을 느끼며 점차 꿈을 가꿔왔어요. 돌이켜보면 이미 다 이룬 것 같네요.(웃음)”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 개봉 전에 만난 천우희(35)는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데뷔 이래 가장 발랄한 캐릭터를 맡은 것 같다. (그 영향인지) 기분이 좋다”며 인사를 건넸다.
천우희의 신작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강하늘 분)와 소희(천우희 분)가 ‘비가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하고 써내려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꿈도 목표도 없는 삼수생 영호와 새로울 것 없는 현실에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소희의 설렘 가득한 ‘썸’ 이야기다.
천우희는 전작 ‘써니’, ‘한공주’, ‘곡성’ 등에서 강렬하고도 처절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친근하고도 발랄한 얼굴로 새로운 매력을 뽐낸다. “감독님이 ‘천우희의 다른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셨다. 디렉션이 명확했다”며 운을 뗀 그는 “감정뿐만 아니라 비주얼로도 청춘 드라마에 어울리게 나왔으면 하시더라. 신선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희’는 그간 영화 속 캐릭터들 가운데 가장 현실의 나와 비슷했다”며 “어릴 때는 경험이 부족하기도 했고, 인간의 내면에 대해 궁금증이 많아 탐구하려고 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이후로는 ‘지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뭘까’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소희’는 내가 가장 편안하게 일상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저 스스로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점이에요. 밝은 역할에 대한 갈증도 있었고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차분함과 나이 대에 걸맞는 생기를 처음 봤어요.(웃음) 감독님이 계속 '예쁘게 찍어드리겠다'고 해주셨는데 맑게 나온 것 같아 감사드려요.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 갈수록 청춘물에서 멀어질까 봐 아쉬웠는데 지금이라도 하게 돼 다행이에요.”
↑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소희 역을 만나 행복했다는 천우희. 제공|(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
그는 이같은 연출에 대해 “내레이션으로만 연기를 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엔 막막했다. 처음 시도해보는 거라 흥미롭기도 했지만 두렵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구현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열려있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고 했다. “강하늘 배우와 만나서 내레이션 녹음을 해봤는데 대화처럼 느껴지더라. 그때의 느낌을 복기하면서 촬영했다”고도 했다.
상대역인 강하늘에 대해서는 “영호를 표현하는 방식이 좋더라. 생동감이 잘 살아있었다. 영호와 소희의 다른 결이 시너지를 낸 것 같다”며 만족해 했다.
“촬영 장소가 다르다보니 현장에서 마주칠 일이 드물었어요. 오히려 후반 작업이나 홍보 때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웃음) 워낙 넉살이 좋고 편한 성격이라 금세 친해졌고 또 잘 맞아요. 계속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하하!”
끝으로 그는 “팬레터로부터 큰 감동을 받고 에너지를 얻는다. 누군가가 나를 응원해주고 좋아해준다는 것 자체로도 감동적”이라며 “배우로서의 천우희를 지탱해주는 게 그런 거라면 인간 천우희를 버티게 하는 건 바로 가족”이라고 말했다.
“‘소희’는 가족을 위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지난 28일 개봉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