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학자 박지선이 잘못된 사과문의 예시를 들고, 그 속에 담긴 심리를 파악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예능 ‘알쓸범잡’에서는 사과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지선은 잘못된 사과문의 예시를 가져왔다. 박지선은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에서는 가해자의 의도가 어찌 됐든 피해자에게 발생한 피해가 있다. 그런데 가해자 본인의 의도를 강조한다는 것은 변명으로 보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이 이렇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의 경우 책임을 회피하는 표현이다. (가해자)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일이 이렇게 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실 범죄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다. 본인은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로 오히려 가해자가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훈육 차원’이라는 말은 아동학대 하는 부모가 ‘이건 처벌의 목적이 아니라 훈육 차원이었다’라고 본인들의 의도를 정당화할 때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MC 윤종신은 “사과가 아니다. 회피다‘며 공감했다.
박지선은 “‘무엇보다 저의 잘못이 큽니다’에서 ‘크다’라는 표현 자체에 ‘내 잘못이 아닌 부분도 작게나마 있다’라는 것이 전제로 깔려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가 제일 완벽한 사과다”며 표현의 숨은 의도를 파악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본인이 억울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 자체가 이미 변명이다. ‘알아줬으면 좋겠다’라는 것은 피해자한테 ‘네가 나의 입장을 이해해라’라는 이야기를 좋게 말하는 것이다. 사과할 때 피해자한테 ‘뭘 해라. 하지 마라’는 표현은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제 작은 실수로 인해서 큰 오해가 생긴 것 같아 죄송합니다’라고 본인의 잘못에 대해 실수라고 표현하면 피해자로서는 굉장히 분노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윤종신은 “피해자가 실수에 화내는 사람이 된다”라며 황당해했다.
박지선은 “실수라고 표현하면 문제 자체를 사소화한다. 더군다나 오해라는 표현은 ‘그러면 상대방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 내가 오해해서 이런 일이 생긴건가’라는 생각에 피해자가 더 화날 수 있다”라며 피해자의 입장을 설명했다.
윤종신은 “잘못된 사과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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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알쓸범잡 방송화면[ⓒ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