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SAG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ISAG 트위터 |
'미나리'의 윤여정(74)이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수상에 청신호를 켰다.
윤여정은 5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LA에서 비대면으로 열린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윤여정은 이날 마리아 바칼로바 ('보랏2: 서브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 ('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 ('더 파더'), 헬레나 젱겔 ('뉴스 오브 더 월드')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 최초의 SAG 연기상 수상이다.
화상으로 연결된 윤여정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다른 배우들은 환호로 축하했다. 윤여정은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영광스러운 일이다. 특히 동료 배우들이 나를 여우조연상으로 선택해해 줬다는 게 영광스럽다. 감사하다”고 특유의 쉽고 능숙한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 워싱턴 DC,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연기상 32관왕에 오른데 이어 이날 연기상을 추가했다. 특히 미국배우조합상은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불려 오스카 트로피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날 스티븐 연이 후보에 오른 남우주연상과 앙상블상 수상은 불발됐다.
앞서 지난 3일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일흔셋 아시아 배우가 오스카 후보에 오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오스카 트로피를 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의 말대로 윤여정은 ‘미나리’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하며 50년 연기 인생의 정점을 맞았다.
한국인 가정의 미국 이주기를 그린 ‘미나리’(감독 정이삭)에서 윤여정은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외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손주의 말대로 극중 윤여정은 개성 넘치면서도 자식들에 희생적인 '윤여정표 순자'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K할머니'의 매력을 알렸다. 작품 공개 동시에 쏟아진 찬사는 수상 릴레이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1970년대 전성기를 누리다 결혼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 10여 년을 지내다 이혼하고 한국에 돌아와 다시 배우로 활동한 윤여정은 NYT와 인터뷰에서 “나는 연기를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영화를 공부하지도 않았다. 열등감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대사를 받으면 아주 열심히 연습했다. 한 때는 작은 역할만 들어와 괴로워했고 사람들도 나를 싫어했다.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갈까 했지만 이렇게 살아남았다. 이제
이제 윤여정을 기다리는건 오스카다. 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윤여정이 이름을 올린 여우조연상 외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