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영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연기한 주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엣나인필름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실제로 만난 이주영(34)은 영화 ‘독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속 강하고 세 보이는 모습과 달리 수줍은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였다.
이주영은 영화 ‘아무도 없는 곳’(감독 김종관)에서 틈틈이 시를 쓰는 것으로 마음을 풀어내는 바텐더 역을 연기했다.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연우진 분)이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주영은 ‘아무도 없는 곳’에 대해 “해석할 여지가 많아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영화 속 잔을 보고도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저희 매니저도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컵은 무슨 의미냐고 물어보더라. 감독님에게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다”며 “어떤 정확한 디렉션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연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 저만의 상상력을 갖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주영은 자신이 연기한 주은에 대해 “쿨한 느낌이다. 자기 아픔이나 고통을 파고들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복잡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 내가 시를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고, 읽고 싶으면 읽는 거고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런 면이 강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저와 주은이의 닮은 점은 글 쓰는 걸 좋아한다는 거다. 다른 점은 주은이는 쿨한데 저는 쿨하지 못하다는 거다. 저는 마음이 뜨겁다. 듣기도 잘 듣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 이주영은 요즘 등산에 빠져있다며 "힘들게 올라가 보는 경관이 멋지다"고 말했다. 사진|엣나인필름 |
주로 어떤 글을 쓰냐는 질문에 이주영은 “일기를 썼는데, 요즘에 잘 안 쓴다.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안 쓰게 되더라. 스트레스나 뭔가를 풀어야 할 때 쓰는데 요즘에는 연기로 해소가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대화’와 ‘기억’이 중요한 키워드다. 이주영은 연우진과 호흡을 묻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른 배우들에게 날 선 느낌이 있다면 연우진은 무딘데 잘 다듬어진 느낌이다. 부드러운 힘이 주는 느낌이 있다. 현장에서 의지가 됐다”며 “감독님도 그렇다고 하시더라. 나도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주로 센 캐릭터를 연기한 탓에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그는 “무서워 보인다고 하더라. 이전에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없었는데, 요즘은 조금씩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제로는 술도 잘 못 마신다. 푼수 같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나와 닮은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다”며 “로맨스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 등산에 빠져있다는 이주영은 “아는 언니가 목 디스크라 같이 가자고 해서 가게 됐다. 한 오빠가 산림청에서 뽑은 100대 명산을 5년 동안 다 갔다고 하더라. 자극을 받아서 그때부터 등산 모임을 결성해서 친구들이랑 가고 혼자서 다녀오고 했다. 작년에만 18번 등산을 했다. 산마다 매력이 다 다르다. 힘들게 올라가서 맛보는 경관이 정말 멋지다. 일도 그렇고 사람은 힘들게 얻어야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 이주영은 이제 조금 연기를 알것 같다며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엣나인필름 |
영화 ‘몸값’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이주영은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아는 언니가 현대미술 개인전 영상 작업을 하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재미있더라. 주변에서 다들 영화를 해보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원래 영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연기학원을 1년 다녔다. 28살에 시작했는데, 어린 나이는 아니다. 그래서 나중에 제 이름이 알려지면 저처럼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항상 동기부여를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또 이주영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싶다. 내가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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