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윗은 요즘 번아웃 증후군을 살짝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공|스마일이엔티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2003년 KBS 드라마 ‘무인시대’로 데뷔한 이다윗은 어느덧 연기 경력 19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번아웃’은 없었는지 묻자 “많다. 영화 ‘최면’을 떠나서 최근 연기라는 것에 대해 좀 무섭게 다가온 적이 있다. 어떤 현장에서 간단한 대사를 하는 건데, 말 뱉는 게 어렵고 확신도 안 서더라.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왜 이러고 있지 싶더라. 요즘 약간 번아웃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계속해서 “아직 극복을 다 했는지 모르겠다. 번아웃 느낌이 오면 연기에 대한 고민이 몰려온다. 이 과정이 끝나면 내가 한 고민의 답이 오는 경우가 있더라. 아직 답이 오지 않은 것 같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다른 일을 해보자 싶기도 했다. 영화 현장에 커피차를 보내주지 않나. 커피차를 타고 가서 연출부에 드리고 싶기도 하고, 요즘 배달업체들이 잘 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다윗은 연기한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번아웃일 때)가 되면 하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또 그는 “그렇지만 연기를 통해서 얻는 행복이 진하다. 그 진한 소량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 내가 버텨야 하는 시간이 많다고 느끼기도 한다. 연기하는 순간이 짜릿한데 그게 오기까지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삶에서 내가 얻는 행복이 이게 다가 아닐 텐데, 뭔가 다른 일을 했으면 덜 기다리고 인내하고 좀 더 행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이다윗은 "연기를 짝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공|스마일이엔티 |
이다윗은 연기 고민이 있을 때 누군가와 나누기보다 “혼자 삭히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때로는 창작 욕구를 다른 방법으로 표출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내 안에 쌓이는 감정이나 에너지를 표출해야 하는데, 연기를 오래 못 하고 쌓일 때는 답답하고 간지럽다. 쉬는 기간에 뭔가를 만들어내고 표현하는 걸 익히고 싶은데 아직 저만의 방법을 못 찾아서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배역의 크기를 떠나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맹활약 중인 이다윗은 다음 달 방영 예정인 JTBC 드라마 ‘로스쿨’에 출연한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재수 없고 사람을 점수로 판단하는 얄미운 친구”라고 귀띔했다.
이다윗은 “어떤 작품이든 내가 조금 나오냐 많이 나오냐보다는 짜릿하고 재미있는 게 좋다.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이창동 감독이 20대에는 베이스를 탄탄하게 쌓으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다. 그래서 20대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마음이 있다. 뭐든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나 일상적인 휴먼 드라마나 아니면 너무나 일상적이지 않은 조커 같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연기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이다윗은 “그래서 궁금하다. 대체 뭐지 싶기도 하다. 항상 선배님들이 하면 할 수록 모르겠다고 하더라. 겸손한 발언이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님 말씀을 얼핏 알 것 같다. 십 년 정도 하면 장인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래서 계속하지는 지도 모르겠다”며 “찰나의 짜릿한 순간들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 매 순간 오지
“갖고 싶은 수식어요? 없어요. 송강호 선배님을 말할 때 송강호라는 이름 하나로 끝이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이다윗이란 이름 하나로 딱 됐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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