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관 감독-이주영-윤혜리-연우진.(왼쪽부터 차례대로) 사진|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김종관 감독의 세계관을 확장한 ‘아무도 없는 곳’이 스크린을 찾는다.
1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종관 감독과 배우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가 참석했다.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이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이 커피숍, 박물관, 카페, 바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익숙한 듯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됐다.
2004년 단편영화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시작으로 영화 ‘최악의 하루’(2016), ‘더 테이블’(2016), ‘조제’(2020)를 비롯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페르소나’와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골목 바이 골목’ ‘더 테이블’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등의 도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김종관 감독의 신작이다.
김종관 감독은 “전작에서 두 사람의 대화로 만들어진 이야기에 집중해왔다. 그런 부분에서 더 뭔가 형식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다. 경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여러 층위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해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부분은 전과 닮았지만, (‘아무도 없는 곳’은) 한 인물이 여러 인물을 만나며 심적인 변화를 겪는다. 창석이의 여러 사연을 듣는다는 형식적 차이가 있다.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표현에 대해 고민했다. 저예산 영화라 환경이 녹록지 않았지만, 극장에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언어를 이용해 어떤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빛과 어둠이 있다면 어둠의 영역, 그림자의 영역을 들여다보며 그것을 관찰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 김종관 감독. 사진|유용석 기자 |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 활약 중인 연우진이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으로 분해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수집한다.
‘더 테이블’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연우진은 “감독님과 작업하는 순간순간은 정말 너무 감동이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데 감독님과 작업할 때는 어느 순간에 잠시 가만히 서서 그 시간과 순간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되는 작업이다. 그래서 연기자로서 제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얻게 된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더테이블’ 때 느낀 즐거움을 감독님께 베풀어드리고자 했는데,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또 연우진은 “훌륭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게 돼서 그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영광이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저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하는 입장보다 들어주는 편이다. 나름 리액션의 연기에서 본연의 모습이 나올까 걱정했다”며 “그런 것에 유의하면서 날 것의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자 스스로 다그쳤다. 모든 걸 비우고 촬영장에 가려고 했다. 어느덧 이분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는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상호는 카페에서 창석과 우연히 재회하는 사진가로 등장해 희망에 관한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전’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등의 이주영은 ‘창석’이 들른 바의 바텐더로 변신해 손님들에게 기억을 사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조제’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 윤혜리는 창석의 소설 출간을 돕는 편집자로 등장해 자신의 추억 속 이야기를 내뱉는다. 넷플릭스 ‘페르소나’ 속 에피소드 ‘밤을 걷다’로 김종관 감독과 인연을 맺은 배우 이지은이 김종관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으로 우정 출연했다.
이주영은 “시나리오 처음 받았을 때 뭔가 김종관 감독이 작업한 영화와 연결되는 것 같았고 나도 김종관 감독의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반가웠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우진에 대해 “부드러운 힘이 있다. 약간 되게 어떤 면에서 다른 배우와 다른 느낌의 매력이 있다. 그동안 만났던 캐릭터들이 자극적이 그런 것들이라면 이 배우는 이런 매력이 있구나 싶구나. 이면의 것이 궁금한 배우였다.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윤혜리 역시 “편하게 해주는 분이다. 저만 알고 있는 연기적인 콘셉트를 정해놓은 것은 내가 대학교 때 한번쯤 좋아했을 만한 선배라고 넣어서 연기했다. 몰입하게 좋은 훈훈한 선배였다”고 이야기했다.
김종관 감독은 “영화에서 여러 공간이 나온다. 쓸쓸한 톤으로 담겼지만, 실제 있고 일상적인 공간이지만 비일상적인 요소도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가령 이지은 배우가 있는 을지로 커피숍도 오래 전에 있었던 곳이다. 지하 상가를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이 있고, 쉬어가는 분들이 있다. 그 속도의 다름에 대한 묘사도 하고 싶었고, 공
‘아무도 없는 곳’은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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