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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수를 탄생시킨 이슬예나 PD와 박재영 PD가 새로운 채널 `딩동댕 대학교`로 찾아왔다. 사진| 유용석 기자 |
지난 2019년 4월, 유튜브 '자이언트 펭TV'를 론칭해 남극에서 건너온 10살 펭수를 EBS의 슈퍼스타로 만든 이슬예나 PD와 박재영 PD가 새로운 채널 '딩동댕 대학교'로 도전에 나선다. 최근 동명의 프로그램 '딩동댕 대학교', '연애 톡강'을 차례대로 론칭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최근 이슬예나 PD와 박재영 PD를 일산 EBS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 '딩동댕 대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슬예나 PD는 '펭TV&브랜드스튜디오'를 통해 '딩동댕 대학교'를 시작하면서 '자이언트 펭TV'와 동시에 두 채널을 맡게 됐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딩동댕 대학교'를 론칭하게 됐다고 했다.
"저는 CP가 되면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조금 물러나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고인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어요. 감사하게도 펭수라는 성공적인 경험이 있었는데 이 경험이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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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예나 PD는 `딩동댕 대학교`를 `딩동댕 유치원`의 AS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유용석 기자 |
펭수는 아직 EBS 연습생 신분이지만 '신분'을 뛰어넘어 이미 대중적인 스타가 됐다. 캐릭터 자체가 콘텐츠라 볼 수 있음에도 이를 확장시키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재영 PD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생각한 것은 펭수가 지금 위치를 유지해주길 바란다는 점이었다"면서 "유일무이한 존재로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고 펭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슬예나 PD는 "펭수가 어른이 분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댓글에서 '몸은 컸지만 마음 속 어린이 같은 존재가 있는데 펭수가 보듬어 주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많이 하더라. 어른이들의 삶이 사실 쉽지만은 않지 않나. 몸은 다 커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른이들도 기댈 곳이 필요하고 소통할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 펭수를 통해 EBS에 새롭게 유입된 MZ세대를 위해 어떤 콘텐츠를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대단한 지식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연애, 혼자 잘 사는 법 등 세상 물정을 알 수 있게 돕는 공간이자 커뮤니티처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슬예나 PD는 또 "MZ세대라면 '딩동댕 유치원'를 보고 자랐을거다. 이를 소재로 '어른이들을 위한 딩동댕 유치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박재영 PD가 ''딩동댕 대학교'는 어떻겠냐'고 하더라. 훨씬 좋은 것 같아 '딩동댕 대학교'로 결정했다"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공영방송인 EBS는 '교육의 중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교육용 프로그램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유아부터 초, 중, 고등학생을 위한 온라인 클래스를 비롯해 인터넷 강의, '수능 특강'으로 대표되는 교재 발간까지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보완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아, 청소년에서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울러 왔으나 2030 등 젊은 계층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이슬예나 PD와 박재영 PD가 준비한 '딩동댕 대학교'는 바로 이 젊은층을 위해 기획됐다. 먼저 코끼리 '낄희' 교수님과 대학원생 조교 '붱철'이 진행하는 코너 '딩동댕 대학교'와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연애 톡강'이 3월초 차례로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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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영 PD는 펭수를 통해 EBS에 유입된 MZ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고민하다 `딩동댕 대학교`를 열었다. 사진| 유용석 기자 |
박재영 PD는 "어린시절 본 손인형 캐릭터를 가지고 성인을 위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두 캐릭터를 MC로 내세운 이유를 말했다. 이어 "성인이 되고난 뒤 연말정산 등을 해보니 힘들더라. 학교에서 배웠어야 하는 내용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학교에서 배웠어야 했는데 가르쳐주지 않은 내용을 너무 무겁지 않게 전달하려 한다. 지금 이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픈 욕심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 PD는 "신생 채널이다보니 유입 장치로 '짤'을 가지고 왔다. 매주 SNS에 화제가 되는 짤을 발제학고 전문가를 게스트로 모셔서 콘텐츠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들려줬다.
이슬예나 PD는 "'딩동댕 유치원'은 유아의 발달을 견인하는 전인격적 버라이어티쇼다. '딩동댕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싸우지 말자', '양치를 잘하자' 등을 배웠다면 '딩동댕 대학교'가 지향하는 바는 '딩동댕 유치원'의 AS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줄 몰랐다. 또 지금처럼 젠더 이슈가 주요 쟁점이 될 줄도 몰랐고 주식으로 사람들이 돈을 벌 줄도 몰랐다. 성인들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지만 넘쳐나는 정보들 사이에서 헷갈린다. 어떤 이슈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정립해가야 할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또 이런 이야기를 할 곳도 마땅치 않다. 정답을 알려주진 못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박재영 PD가 맡아서 제작하고 있는데 트렌드를 캐치하는 감각이 탁월하다. 매력적인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고 박 PD를 추켜세웠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연애 톡강'은 스마트폰 메신저로 주인공 커플의 연애 이야기를 그린다. 이슬예나 PD는 "스마트폰으로 소통을 많이 하게 되면서 개인의 내밀한 감정이 스마트폰 안에 숨겨져 있다. 주인공의 스마트폰 안에서 일어나는 연애 관련 대화 등을 따라가보는 콘텐츠"라며 "저는 이것을 리얼리티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법한 '찐 연애'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혹시 이슬예나 PD의 연애담이 들어가 있는지 묻자 그는 "제작진이 시나리오를 위해 회의할 때 '제 친구 이야기인데', '제 지인 이야기인데'라고 말을 하는데 너무 생생하더라. 제작진의 이야기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참 생생하기는 한데
두 코너는 각각 12편씩 제작될 예정이다. 이슬예나 PD는 "입학생들이 많아지면 학과가 신설될 예정이다. 4월 중순 즈음에는 혼족라이프를 보여주는 브이로그를 준비중이다"라고 귀띔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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