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녀의 유기견 보호소가 화재로 불탔다. 사진|유튜브 `근황올림픽`, 동물보호단체 `행강` SNS |
'유기견의 대모'로 불려온 배우 이용녀(65)가 운영하던 유기견 보호소에 화재가 발생했다. 일부 유기견이 희생됐으며, 생활공간이 전소된 이용녀는 견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쪽잠을 자야 하는 곤경에 처했다.
1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동물보호단체 행강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0시 10분께 포천시 신북면 소재 이씨의 유기견 보호시설에서 불이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 불로 유기견 8마리가 폐사하고 견사 일부와 이용녀의 생활 공간, 가재도구 등이 소실돼 소방서 추산 2961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화목난로가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용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약 60마리를 데리고 있었는데, 입양을 가지 못해 오래 보호하고 있던 유기견들이 이번에 희생됐다"면서 "갑자기 불이 번져 소방차 도착 전에 소화기를 썼는데도 생활 공간까지 다 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견사 뒤쪽이 불에 타지 않아 어제부터 견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아이들(유기견들)과 겨우 쪽잠을 잤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용녀에 따르면 냉장고, 세탁기, TV, 밥솥 등 가전제품이 모두 불에 타 당장 일상을 꾸리기 어렵다. 남아 있는 유기견들 때문에 이용녀 혼자 임시 숙소로 떠나지도 못하는 상황.
이에 동물보호단체 '행강'등은 '긴급도움요청' 글을 SNS에 올려 이용녀 유기견 보호소의 화재를 알리며 생수 비누 수건 사료 등 물품 후원 및 복구비 도움을 요청했다.
누리꾼들은 응원글을 올리는가 하면 물품 등 후원, 자원봉사 신청 문의에 나서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말 안타깝네요, 힘내세요 배우님",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심과 후원 보내겠습니다", "희생된 아이들 때문에 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지요" "물품 어디로 보내면 될까요?", "혼자 묵묵히 유기견 돌봐오신 분인데 부디 힘내세요" 등 댓글로 안타까워하며 응원
이용녀는 사비로 경기도 하남에서 13년간 유기견을 보호해오다, 4년여 전 포천으로 옮겨와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다. 연극 영화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번 돈을 유기견 보호에 써왔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등 출연작마다 개성있는 연기로 작품을 빛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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