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경구-변요한-이준익 감독(왼쪽부터 차례대로)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이준익 감독이 설경구 변요한과 손을 잡고 ‘자산어보’를 스크린에 소환한다.
25일 오후 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간담회는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이준익 감독과 배우 설경구 변요한이 참여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자산어보’는 ‘사도’ ‘동주’ ‘박열’ 등의 작품으로 역사 속 인물을 새롭게 조명해온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작품이다. ‘자산어보’에서 이준익 감독은 조선 시대 학자 정약전을 조명한다. 정약전이 집필한 어류학서 ‘자산어보’ 서문에 등장하는 창대와 관계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 현시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준익 감독은 “‘자산어보’ 정약용의 형이 흑산도에서 해양 생물을 기록한 어류학사다. 오래전에 동학이라는 관심을 갖고 있다가 왜 동학이라고 지었나 싶어 보다 보니 서학이 있더라. 쭉 쫓아가다 보니 정약전에 꽂혔다. 개인의 근대성을 ‘자산어보’를 통해서 담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보통 영화를 할 때 위대한 분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저도 그랬던 적도 있다. 반대로 유명하지 않지만 같은 시대를 버티고 이겨낸 사소한 개인 같은, 그런 모습과 주변을 그리다 보면 영웅보다는 내가 있고 나의 마음이 담긴 모습을 보는 거다. 모두가 윤동주를 기억하지만, 그 못지않은 위대한 누군가 있고, 정약용이 있는가 하면 정약용 옆에 정약전이 있고 정약전 옆에 창대가 있다. 아래로 가다 보면 그 시대 진정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 그 영화를 찍었다”고 이야기했다.
↑ 설경구-변요한-이준익 감독(왼쪽부터 차례대로)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설경구는 ‘자산어보’를 통해 첫 사극 영화에 도전한다. 그는 흑산도로 유배된 후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학자 정약전으로 분한다. 설경구는 “영화제 뒤에서 감독님을 만났다. 무턱대고 책 달라고 했다. 사극을 준비한다고 해서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해야겠다고 했다. 열흘 뒤에 보내준 게 ‘자산어보’였다. 처음에는 떨어져서 봤다. 뭔가 자꾸 따지게 되더라. 두 번째 봤을 때 마음을 넣어서 봤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 여운도 있고 첫 리딩 때 읽으면 읽을수록 와닿고 아프고 여운이 있다고 했다. 감독님이 그게 이 책의 맛이라고 했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 ‘소원’ 이후 8년 만에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설경구와는 다시 하게 된 것만으로 행운”이라며 “그런데 마침 책을 달라길래 옳다구나 하고 책을 줬다. 제가 할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애틋한데, 촬영현장에서 설경구가 분장하고 나오는데 우리 할아버지를 만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찡하고 울컥했다”고 말했다.
변요한은 흑산도를 벗어나기 위해 글공부를 하는 청년 어부 창대 역을 맡아 열연했다. 변요한은 “저는 선택이라기보다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었는데 책을 주셨고 받았는데 정약전이 설경구 선생님이라고 하더라. 그리고 글도 좋았다. 가야 하지 않나. 그래서 갔다. 설경구 선생님은 눈물이 났다고 했는데, 저는 처음에는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촬영장에서 맨날 울었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변요한에 대해 “시나리오 보면 창대는 캐릭터적으로 설명할 때 짜증이 많고 기능적으로 반응하는 게 대부분이다. 변요한이 어느 날 이렇게 짜증 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 제가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하면서 현장에서 연기하더라. 이 친구는 설명하지 않고 말을 꾸미지 않는다. 몸으로 그걸 한다. 그걸 직접 보여준다. 정약전은 기록에 있지만, 함부로 만들 수 없다. 있는 것 안에 진실되게 보여줘야 한다. 창대는 서문에 있을 뿐 기록이 없다. 그래서 만들어야 내야 한다. 변요한이 창대를 설명하는 표현하는 방식은 온전한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다. 시나리오에는 반밖에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 '자산어보'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또 변요한 설경구와 호흡에 대해 “이 작품 끝나고 나서 행복하고 좋았고 잘 놀다 가서 밖에다가 소문을 많이 냈다. 설경구 선생님, 이준인 선생님 짱이라고 했다. 그만큼 눈높이를 맞춰서 같이 정말 잘했던 것 같다. 후배로 뻔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잘 놀아줘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자산어보’도 흑백으로 담았다. 그는 “‘동주’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어서 자신감이 생겼다. ‘동주’와 ‘자산어보’의 흑백은 정반대다. ‘동주’는 암울한 공기, 백보다는 흑이 더 차지한다. ‘자산어보’의 시절도 어렵고 시련이 있지만, 그가 만난 새로운 세상은 자연이 있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흑
‘자산어보’는 3월 31일 개봉 예정이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