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나야? 최강희 이레 사진="안녕 나야" 방송 캡처 |
지난 17일 첫 방송된 KBS2 ‘안녕? 나야!’가 20년을 사이에 두고 극과 극으로 갈린 인생 항로를 걷는 17살 하니와 37살 하니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따스한 웃음과 뭉클한 감성으로 가득한 여정에 포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37살 쓰디 쓴 인생을 살고 있는 하니의 궁색한 현실이었다. 조아제과 판촉담당 계약직원으로 일하며 오징어 탈을 쓰고 시식행사에 나선 하니는 아이가 몰래 집어먹은 과자 한 움큼으로 해고 위기에 몰리다 못해 온라인에선 돌팔매질을 당했고, 연예인 안소니(음문석 분)를 향해 악플을 썼다는 억울한 혐의로 긴급체포 당해 유치장에 갇히는 등 불운의 연속을 겪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족 또한 하니를 몰아세우긴 마찬가지였다. 친언니의 병원이 입주한 건물의 소유주 아들이 나오기로 한 선자리는 친언니의 강권에 의해 만들어진 맞선이었고, 이곳에 나온 맞선남은 하니의 조아제과 계약직 신분과 함께 자산을 얼마만큼 모았는지 질문을 퍼붓다 결국 강제 더치페이를 하고 내빼는 만행까지 저지르고 말았다.
이쯤되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대형 트럭을 피하지 않는 하니의 행동도 무리는 아니었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돌진하는 트럭을 피하지 않는 하니의 선택 속엔 20년 전 17살 시절의 호수고 퀸카였던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고, 이 모습은 37살 하니와는 극과 극으로 다른 모두에게 환대받는 모습으로 대비를 이뤄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하니가 자신을 대하는 방식 그 자체였다. 호수고 최고의 퀸카로 전국으로 송출되는 방송에서 전교생의 사랑을 받는 학생임이 인증되었지만, 이에 화답하는 대신 하니는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로 자기 스스로를 지목하며 우주 최고의 자존감을 지닌 것은 물론 짱짱한 자신감으로 싱그러운 10대 시절을 보내는 아이였고, 이는 현재 마지 못해 살아가는 듯한 37살 하니와는 완벽히 다른 모습이기에 더욱 대비됐다.
트럭 사고로 죽음의 위기에 가까이 간 상황에서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절을 떠올리는 하니의 짠한 마음 상태와, 이와 반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17살 시절의 하니가 강한 대비를 이룬 상황에서 두 사람이 현재 병원 응급실에서 맞닥뜨린 장면은 이 둘의 만남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닌 건지 다음회에 벌어질 사건들에 대한 궁금증을 최고치를 끌어올린 최고의 엔딩이기도 했다.
빛나는 꿈도 설레는 미래도 없는 37살 하니에게,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찼지만 최고로 재수 없기도 한 17살 시절 과거의 나와의 만남은 하니 인생에 역대급 사건이 일어났음을 암시하며 두 하니의 연합에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골드스푼 유현(김영광 분)의 철딱서니 없는 만행 퍼레이드는 깨알 같은 웃음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제껏 돈을 쓰는 삶에만 익숙해 80여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음에도 돈 한 푼 벌어본 적 없는 유현은 아버지 한회장(윤주상 분)의 엄포에 1주일에 100만 원을 벌어올 것을 장담했지만 턱도 없는 현실의 벽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위기를 느끼기는커녕 바바리맨 오해를 받고 유치장에 갇히는 굴욕적인 사건으로 앞으로 그에게 펼쳐질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예고했다. 그런 중에 빈대붙기로 시작된 하니와의 만남은 둘 사이에 벌어질 성장 서사와 함께 핑크빛 로맨스 또한 예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톱스타 안소니의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화장실 사연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하나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