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처로 가득한, 홀로 버티던 세상, 서로를 만나다.
굶주린 극장가에 진정한 새해 선물이다. 연약한, 그리고 조금 아니 많이 서툰 ‘우리’를 넘치는 따뜻함으로 감싸 안는, 귓가에 ‘내가 도와줄게요.’라고 속삭이는, 기다렸던 웰 메이드 영화 ‘아이’(감독 김현택)이다.
강인한 생활력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온 하동학과 졸업반의 보호종료아동 아영(김향기)은 돈이 필요해 생후 6개월 된 아들 ‘혁’이를 홀로 키우는 워킹맘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부족하지만 아영의 도움 덕분에 안정을 찾아가던 영채, 하지만 어느 날 ‘혁’이에게 사고가 나면서 둘의 관계는 순식간에 틀어지고야 만다. 결국 고단한 현실에 지친 영채는 비극적인 선택을, 이를 알게 된 아영은 혁이를 다시 영채의 품에 놀려놓기 위해 애쓴다.
![]() |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영’으로 분한 김향기는 이번에도 위로와 치유의 작품에 딱 맞는 연기와 존재감을 보여준다. 류현경은 가히 인생 캐릭터라고 칭할 만한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그간의 내공을 뽐낸다. 염혜란 역시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에 어울리는 미친 존재감으로 케미의 정점을 찍는다.
여성이 여성을 도우며 연대를 형성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다듬는 작지만 강한 힘을 지닌 영화다. ‘함께’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며, 그것만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함을, 이 시대
고(苦)된 인생, 그럼에도 ‘네’가 있다면,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고(GO)를 시원하게 외친다. 눈물이 흐르지만 슬프지만은 않은 이유다. 오는 10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2분.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