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씬넘버#’ 첫방 사진=MBC |
1일 오전 웨이브(wavve) 오리지널, MBC 드라마 ‘러브씬넘버#’(이하 ‘러브씬’)의 제작발표회가 코로나19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보라, 심은우, 류화영, 김영아, 김형민 감독이 참석했으며 MC 박경림과 함께 작품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MC 박경림은 심은우와 류화영의 편은 웨이브로만 공개됨을 언급하며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 뒤 김형민 감독은 “짧다. 전 편이 하이라이트다”라고, 김보라는 “내 것밖에 대본을 못봤는데 보니까 다른 에피소드가 궁금해졌다. 그래도 내 것부터 보겠다”라고 답했다.
심은우는 “나도 내 것부터 보겠다. 하이라이트 더 길게 만들어줄 수 없었냐”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류화영은 “재밌는 영화를 본 느낌? 우리 감독님이 연출을 잘하신다”라고, 김영아는 “나는 전 편 다 출연해서 덜 궁금할 거라 보시겠지만, 출연하지 않은 장면이 있어 궁금하다”라고 소감을 털어놨다.
배우들은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김보라는 “항상 내가 작품을 하는 이유는 간단한 거다. 그간 해보지 않은 장르와 역할이어서다. 이번 ‘러브씬넘버#’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소재라서 표현해보고 싶어서 확고한 마음으로 더 하게 됐다”라고, 심은우는 “이 대본과 역할을 제안을 받았을 때가 작년이었다. 29살이었는데 올해 30살이 됐고. 어떻게 보면 다른 29살 친구들과 다르게 내가 선택한 직업적으로 특수한 직업이지 않냐. 내 주위의 29살 친구들과 다른 29살 친구들이 고민하는 지점이 다를 수도 같을 수도 있다. 두루두루 경험해보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류화영은 “반야와 교집합되는 부분이 있었다. 30살이라는 인생을 미리 예습해보고 싶었다. 해보니까 30살의 인생은 이렇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김영아는 “4개의 옴니버스인데 내 캐릭터가 전체에 출연한다는 게 매력이었다. 내가 본 옴니버스는 한 회가 끝나면 다른 에피소드에는 또 어떤 등장인물들이 나올까 궁금한데 전지성이라는 인물은 전체에 나온다. 어떤 인물일지 궁금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보라는 폴리아모르라는 사랑 형식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맡았다. 이런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그는 “가족들에게 지속적으로 느낀 불안정, 삶에서 믿고 의지할 사람들이 없어졌다는 불안 등으로 한 사람에게서만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난 게 아닐까”라고 풀이했다.
이하람 역을 맡은 심은우는 결혼식 직전 도망을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캐릭터에 대한 소개와 실제 자신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생각을 공개했다. 그는 “하람이는 도망치기 전까지는 태어나서부터 그때까지 무난하고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 속에서 타인이 기대하는 삶을 살아왔다.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게 뭔지를 정체성을 찾아야겠다는 사건과 계기로 도망치게 된 게 아닐까”라며 “나라면 어떨까 고민을 해봤다. 예행연습을 머릿속으로 했는데 부모님을 두고 했을 것 같다. 내 삶을 개척해야겠다는 독립성도 있어서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류화영은 자신의 나이대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 반야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그는 “내면에 공들였던 장면이 많았다. 일단 섬세한 감정연기가, 내가 20대 후반이지만 30대에 진입할 때의 감정이 부족해 걱정이 많았다. 감독님과 여러 대화를 많이 하면서 다양히 멋진 감정이 많이 나와서 기대가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 ‘러브씬넘버#’ 류화영 심은우 김보라 김영아 사진=MBC |
김형민 감독은 촬영을 하면서 중점을 둔 포인트 부분들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 작품이 큰 드라마는 아니다. 작은 드라마에 속한다. 그렇다 보니까 한정되어 있는 것에서 결과치를 뽑아내야하는 것에 중심을 뒀다. 네가지 에피소드가 모두 다른 장르다. 옴니버스는 다른 연출, 다른 작가가 데뷔의 장으로 쓰는데 네 개의 에피소드를 같은 작가와 연출이하면 어떨지 스스로 시험하고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촬영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굉장히 다른 그림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인공들은, 우리 작품을 시청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문제 지점이 많은 친구들인데 내가 인물들을 기획하는데 있어서 애정을 가진 부분이 무엇이냐면, 우리 모두가 문제가 많다. 완벽한 사람이 없다. 그런 우리라도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하고 부서진 나라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게 당연하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배우분들이 캐릭터를 이해할 때 어려울 때 같이 이야기해주는 역할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사정상 불참한 박진희의 캐릭터에 대해서도 대신 소개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김형민 감독은 “42세 편과 관련해서 청경(박진희 분) 부부에게 부모라는 존재가 울타리가 되지 못한 인생이라 서로 의지하고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일반 부부보다 강렬한 상태였다. 같이 일을 한다. 같은 공방을 운영하며 고생하며 이제야 자리를 잡았는데 이때 남편의 외도나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서로를 의심하지만 결국에는 서로를 떼낼 수 없는 두 사람의 끈끈함, 끈적끈적함이 아버지의 결핍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이야기를 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를 시켜줬다.
이 작품을 처음 기획했을 때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살면서 내 인생의 이 장면은 ‘로코 같았어’ ‘치정극 같았어’라고 접근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각 나이의 다른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김보라, 심은우, 류화영, 김영아와 박진희를 캐스팅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각 배우들만의 매력을 정확히 콕찝은 부분들이 존재했다. 김형민 감독은 “김보라는 가장 노련하다 생각했다. 가장 어리지만 영상 연기로 제일 선배다. 여러 남자를 만나면서 흔들리지 않는 연기자가 필요했다. 심은우는 드라마를 보기보다 예능이나 인터뷰를 보는데 ‘런닝맨’을 보니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볼 때 ‘부부의 세계’에서 심은우가 맡은 현서는 답답하고 우울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통통튀고 밝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야 역은 조연출 시절 류화영과 여러 번 미팅을 해봤는데 꼭 해보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매력이 철철 넘쳤다. 류화영의 관능미와 동시에 갖고 있는 귀여움을 생각했다. 전지성은 가장 중요한 캐스팅이었고, 어려웠다. 내가 ‘미스마’라는 메이킹 영상을 보고 김영아는 정말 연기와 현장에 대한 존중이 있는 아주 프로페셔널한 배우구나 믿음이 생겨서 이런 가장 중요한 축을 이끌어 가는 배우로서, 변화무쌍한 전지성과 어울린다 생각했다. 박진희는 직접 말도 했지만 바르고 환경운동하고, 안정적인 삶을 꾸리는 완벽한 인생을 보여주는 사람의 인생이 ‘진짜일까?’ 하는 생각에서 접근했다. 청경도 그렇고 나이대에 맞추고 싶었다”라고 공개했다.
심은우는 앞서 ‘부부의 세계’에서 민현서를 좀 더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번 하람 역과 관련해 “평범하지만, 그 삶 속에서도 내가 누구인지 깨닫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깨달았을 때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지 않냐. 하람에게 평범함이 콤플렉스가 아니라 특별한 삶으로 변화되어지는 걸 원했다”라고 표현하고 싶던 바를 전했다.
그는 “‘부부의 세계’하면서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하람처럼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보다 확신이 생겼다”라고 고백했다.
김영아 역시 자신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있음을 밝혔다. 결혼이었다. 그는 “결혼을 생각 안 했다. 배우 생활을 하다 20년 정도 됐을 쯤에 결혼을 했는데 그 당시 터널 같았다. 어둡고 막막했다. 배우인 남편과 결혼해서 같이 걸어갈 생각이 생기니 끝까지 그 터널을 걸어 나올 수 있지 않았나”라고 솔직히 답변했다.
‘러브씬넘버#’은 웨이브와 MBC를 통해 방송된다. 두 플랫폼에서의 차이도 존재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김형민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개방성을 주고 싶었다. 또 성담론이 들어간다. 우리나라 심의나 시청자 반응이 폭력이나 범죄에서는 관대한데 성적인 것에 경직됐다. 나이에 대한 인생을 이야기했지만, 여성에게 있어서 성적인 부분은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큰 고민이고 평범한 고민이다. 그 이야기를 아무도 안한다. 그래서 이제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관점이 있었다. 네 이야기 모두 어느 정도 수위가 있다. 웨이브판과 MBC판이 그런 점에서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관전포인트도 짚었다. 김보라는 “세명의 남자를 동시에 만나는 것 자체가 관전포인트다. 나중에 들킨다. 그때 변화하는 두야(김보라 분)의 심리, 심정을 봐달라”고, 심은우는 “하람의 29세 편은 결혼식장을 뛰쳐나가는 첫 일탈을 하게 된다. 어떤 계기와 사건이 큰 충격으로 다가와서 하게 됐는지, 일탈을 하고 이 친구가 어떻게 그걸 풀어나가는지를 봐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꼽았다. 류화영은 “반야가 30대인 만큼 섬세한 눈빛연기?”
김형민 감독은 “#이 왜 붙는지 궁금할 거다. 대본에 씬넘버에 #이 붙는다. 나이별로 #을 붙여 씬넘버 느낌을 주고 싶었다. 많은 사랑부탁한다”라고 작품에 대한 기대를 어필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