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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
국내 최초 시니어 모델 오디션 ‘오래 살고 볼일‘의 최종 우승자는 50대, 60대도 아닌 올해 73세 윤영주였다.
그에게 일흔이란 나이는 인생의 황혼이 아니었다. 또 다른 ‘청춘’의 이름이었으며 새로운 시작점이었다.
윤영주는 “70대를 대표해 통쾌한 기분”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힘들지만 짜릿한 도전이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3일 방송된 MBN ‘오래 살고 볼일-어쩌다 모델’(이하 ‘오래 살고 볼일’) 마지막회에서는 지난 5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 짓는 ‘파이널 패션쇼’가 긴장감 속에 열렸다.
대미를 장식할 파이널 패션쇼는 모델 에이전시 대표이자 유명 연출가인 김소연의 지휘 아래 콘셉트가 전혀 다른 4개 브랜드의 옷이 무대에 오르는 식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미션에 도전한 ‘TOP 7’는 김숙자-김용훈-박윤섭-박해련-윤영주-장세진-정형도였다. 이들은 2주간의 워킹 트레이닝을 거쳐 화려한 워킹과 포즈, 스타일링 등을 선보이며 무대를 압도했다.
준비된 쇼가 끝난 후 파이널 심사가 진행된 가운데, ‘인기상’에 해당하는 시청자 투표 1위는 김용훈이 차지했다.
또, 최종 ‘TOP 3에는 윤영주 박윤섭 정형도가 이름을 올려 박빙의 경합을 벌였다. 심사위원단과 시청자 투표, 디자이너, 광고주들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 최종 우승은 윤영주에게 돌아갔다. 윤영주와 함께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박윤섭은 3위에, 준우승은 정형도가 선정됐다.
윤영주는 예선 때부터 독보적인 분위기와 기품으로 심사위원단을 매료시켰다. 며느리인 톱모델 이현정의 추천으로 오디션에 도전했다. 그는 “제가 남편이 떠나고 정말 힘들었다. 유난히 친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아파서 갑자기 떠났다. 그때 며느리가 들어왔다. 정말 빛이 들어온 것 같았다” 말했다.
종갓집 며느리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그의 삶의 궤적 역시 ‘멋진 어른’을 찾는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잘 맞아떨어졌다. 마지막 미션 워킹에서 그는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을 생각하며 아련한 눈빛을 내비쳐 주변을 뭉클하게 했다. 그는 아들 앞에 서 “아들을 보면서 (세상을 떠난) 남편을 생각했다. 남편이 저 자리에 앉아 있었으면 나를 대견하게 생각했을까. 쓸데없는 일 한다 생각했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자랑하고 싶었을까”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심사위원단은 “패션쇼를 보면서 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공감했다.
‘오래 살고 볼일’은 인생 후반전에는 런웨이에 서고 싶은 중년들의 모델 도전기를 그려내는 ‘50금 예능’으로, 세계적 톱모델 한혜진, 배우 정준호, 홍현희, 황광희가 MC로 활약했다.
지난 7월 말부터 8월 17일까지 진행된 오디션 서류 모집에는 무려 2089명의 ‘넥스트 스타일 아이콘’ 시니어들이 지원,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나이에 갇혀 살고 싶지 않은 50세 이상 중년들이 모델에 도전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인생 2막을 여는 엄마·아빠와 이를 응원하는 자녀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 등에는 “나이 쉰을 넘기면서 주름을 걱정했는데, 이
MBN에서는 이례적으로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편성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으며, 시류에 편승하지 않은 웰메이드 오디션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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