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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김남희 사진=넷플릭스 |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김남희는 정재헌 역을 맡아 검을 사용하는 모습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면모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또한 배우 박규영, 이진욱과의 케미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릭시키며, 정재헌 앓이를 유발했다.
그런 가운데 김남희는 검을 사용하는 액션을 선보여야 했던 만큼 많은 노력을 했다. 그 중에서도 실제 진검을 사용할 때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진검을 들고 액션한 신은 한 장면 분이었다. 대부분은 같은 쇠이긴 한데 날이 서 있지 않은 칼로 모든 신을 찍었다. 진검을 사용한 장면은 칼을 포커스로 손가락을 튕길 때 그때다. 처음으로 진검을 들고 찍었는데 그 칼이 워낙 날카롭고 위험했다. 그래서 내가 칼만 들고 돌아다니면 스태프분들이 집중해서 조심하더라. 나 역시 조심했고. 사실 액션을 하려고 하니까 부담스러웠다. 다쳐서도 안 되고, 잘 해야 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무술팀 규칙이 있으니 그대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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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 인터뷰 사진=넷플릭스 |
앞서 이진욱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 편상욱의 인생을 바꾼 장면인 셔터신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정재헌이 내민 손을 잡게 되며 인생이 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만큼 편상욱과 정재헌은 서로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를 들은 김남희 역시 이를 인정, 함께 호흡을 맞춘 이진욱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진욱의 성격이 진짜 재헌이다. 재헌에 가깝다. 워낙 수다도 좋아하는데다 실제 이진욱은 술도 한 잔도 안 한다. 담배도 안 피우고. 그런데 ‘스위트홈’을 하면서 담배를 배웠고 나 때문에 많이 피우게 됐다. 내가 같이 가자고 해서(웃음). 그때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정말 편했다. 어릴 때부터 이진욱을 보고 배우며 자랐다. 전혀 부담감이나 괴리감 없이 편했다. 셔터신도 그래서 더 잘 나왔다. 무너지고 쓰러져가는 상욱에게 ‘당신의 과거를 알겠지만, 나 역시 마냥 밝은 사람이 아니기에 당신을 용서하고, 구제한다’라는. 이게 과대 해석일 수 있겠지만 ‘인간은 다 똑같다. 당신의 진심을 느낀다면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했다.”
그렇다면 김남희 본인이 뽑은 정재헌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재헌이 중간에 알코올 중독이라고 고백하고 술을 필사적으로 참는다고 말하면서 슈퍼마켓에서 술을 먹는 걸 상욱이 발견한다. 재헌이가 처음으로 술을 먹으면서 상욱한테 본인의 진심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그 대사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주님께서는 인간에게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주지 않는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인간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요’라고. 재헌이 처음으로 나약해지며 진심을 이야기한다. 그 포인트가 상욱도 다시 깨닫고 삶을 살아가는 대사 같다.”
한편으로 엘리베이터, 편상욱과 셔터신 등등 많은 시청자가 뽑는 명장면 중 하나가 정재헌과 근육괴물이 마주하는 신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해당 장면에서 역 십자가가 연출됐고, 정재헌의 희생을 의미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재헌이 근육괴물을 물리칠 때까지만 해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남들을 위해 희생하고, 그럴 상황이오면 죽어야겠다고는 생각 안 했다. 그냥 본능적인 역할이 크다. 그 사람, 그 인물의 자체로 봤다. 재헌이라 남들을 도와줄 수 있고, 예상하지 못한 그 순간 ‘남들을 도와줘야 한다. 구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나서서 괴물을 물리친 거다. 그 검을 들었을 때 십자가 모양이 나온 것은 사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니다. 현실에서도 그렇게 의도하고 준비하지는 않았다. 때마침 창문이 십자가 모양 틀로 있는데 바깥에서 카메라 앵글을 잡으니, 그림자가 묘하게 겹쳐져서 감독님이 그걸 보시고 그걸 십자가로 연출해야겠다 하고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연출이다. 이와 관련해 역십자가는 팬분들이 더 좋게 해석을 해준 거지 의도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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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 정재헌 사진=넷플릭스 |
기독교인과 술을 연결하기는 어려운 존재다. 또한 재헌은 과거 알코올 중독자로 필사적으로 참아왔다고 했음에도 종말이 다가올수록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많아졌다. 언밸런스한 이런 모습이 재헌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줬는데 좌절과 괴로움의 감정이었던 건지, 술이 어떤 의미였을지도 궁금했다.
“술은 좋을 수 있다. 재헌은 그거를 너무 안 좋은 쪽으로 갔던 사람이라 굉장히 절제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그 상황이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운 시대라 술이 너무 먹고 싶었나 보다. 본인의 의지로 절제하면서 버텼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죽기 직전에 술에 취한 모습으로 상욱과 만나며 진심을 말한다. 그때 재헌이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내가 이 상황 속에서 뭐를 해야 할까’라는 고민. 술에 담긴 의미는 재헌의 과거라고 생각한다. 그 술을 볼 때마다 과거가 느껴질 거고 그걸 생각하며 스스로 의지를 다지지 않았을까.”
정재헌의 결말은 안타깝지만, 이번 시즌1은 시즌2를 염두하며 끝이났다. 김남희 역시 그래도 시즌2를 기다릴까.
“욕심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배우가 대본의 흐름을 역행해서 욕심을 부릴 순 없으니까 재헌은 시즌1에 완벽하게 죽은 인물이라 시즌2에 대한 바람은 있으나 기대는 않는다. 아마도 내 부러진 칼을 생존해 남은 지수가 시즌2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가게 될지가 제일 궁금하다.”
‘스위트홈’ 이후 김남희의 팬들이 급증, SNS가 없는 것에 아쉬움이 크다.
“SNS를 안한지 몇 년 됐다. 이번에 폐쇄한 건 아니고 한 2-3년 됐다. SNS 개설은 심사숙고할 거다. SNS를 하면 자꾸 그걸 보고 있더라. 거기에 갇히거나 집착하는 모습이 싫어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어 한 번 심각하게 잘 고려해서 해보겠다.”
마지막으로 2021년을 앞둔 만큼 김남희는 팬들에게 인사하고 응원했다.
“2020년이 벌써 애석하게도 끝났다. 2021년에 희망이 있길 바라지만…어려우신 분들도 실제로 많고 고생을 하시는데 우리 인간들이 이겨내기에 정말 어려운 시기다. ‘스위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