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의 세계`-`스토브리그`-`사랑의 불시착`-`낭만닥터 김사부` 포스터(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방송사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2020년 연예계는 언택트(비대면) 시대였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가요, 영화, 방송, 공연계 전반은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혹독한 보릿고개 속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사건들로 연일 뜨거웠다. 2020년의 끝자락에서, 올 한해 연예계를 장식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스타투데이 기자들이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2020년 드라마는 희비가 교차했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10% 시청률을 넘기기 힘든 상황에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원작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하며 흥행했고, tvN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박지은 작가는 현빈 손예진을 앞세운 ‘사랑의 불시착’으로 일본까지 사로잡으며 성공을 이어갔다. 신예 이신화 작가는 예상을 뒤엎고 야구를 소재로 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로 강렬하게 데뷔했다. 반면 웹툰 원작 KBS 드라마 ‘어서와’는 지상파 최저 시청률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도깨비’ 김은숙 작가는 SBS ‘더킹’으로 연속 흥행을 노렸으나, 어려운 평행 세계관과 과도한 PPL로 혹평을 얻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한국 드라마들을 키워드별로 정리해봤다.
↑ '부부의 세계'-'이태원 클라쓰'-'어서와'-'편의점 샛별이'(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방송사 |
◆ 리메이크는 ‘부부의 세계’
올해도 웹툰과 해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방송된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는 올해의 드라마로 불릴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BBC 최고의 화제작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김희애 박해준 한소희 박선영 김영민 등이 출연해 28.37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비지상파 채널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TV화제성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화제성 지수에서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드라마 부문 7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으로 사로잡았다. BBC 관계자들도 ‘부부의 세계’를 극찬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극본 광진, 연출 김성윤)도 빼놓을 수 없다. 원작자가 직접 극본을 쓴 ‘이태원 클라쓰’는 박서준 김다미 유재명 권나라 김동희 등이 출연,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소신을 지켜나가는 박새로이의 삶을 성공적으로 그려내며, 시청률 16.548%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KBS2 드라마 ‘계약우정’(극본 김주만, 연출 유영은)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배우 이신영 신승호 김소혜 등이 열연했으며, 시(詩)스터리 모험기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한국PD연합회 제243회 이달의 PD상 TV 드라마 부문에 선정됐다.
동명 원작 웹툰을 실사화한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극본 여지나, 연출 유선동)은 악귀 사냥꾼이라는 소재를 화면에 생생하게 그려내며 호평받고 있다. 박하선 주연의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극본 이유정, 연출 이광영)도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이 작품 역시 조회수 100만을 넘기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MBN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극본 황다은, 연출 이형민 김영환)는 빠른 전개의 호흡과 배우 김정은 최원영의 앙상블로 원작과 차별성을 두며 마니아들층을 형성했다.
물론 모든 리메이크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동명 웹툰을 리메이크한 김명수 신예은 주연의 드라마 ‘어서와’(극본 주화미, 연출 지병현)는 힐링 반려로맨스를 내세웠으나, 빈약한 서사로 아쉬움을 남겼다. 끝내 0.9%는 지상파 역대 최저 시청률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남겼다. 웹툰 원작인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배우 지창욱 김유정 등을 내세웠으나, 선정성 논란 등에 휩싸이며 쓸쓸히 종영했다.
중국드라마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극본 박계옥 최아일, 연출 윤성식)는 첫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8%를 기록했으나,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작 중국 작가는 혐한 논란에 휩싸였고, 철종 철인왕후 등 실존 인물에 대한 역사 왜곡 논란으로 비판받고 있다.
원작 소설가 정세랑과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이 의기투합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극본 정세랑 이경미, 연출 이경미)은 동명의 소설을 리메이크했으나, 개성 강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호불호가 나뉘었다.
↑ `스토브리그`-`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하이에나` 포스터(시계방향으로). 사진|각 방송사 |
◆ 신예 작가의 반란 ‘스토브리그’
올해는 신인 작가들의 활약이 빛났다.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힘들다”는 편견을 깬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는 이신화 작가의 데뷔작이다. 야구를 잘 아는 팬도,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도 사로잡으며, 인기를 모았다. 배우 남궁민 박은빈 오정세 조병규 조한선 이용우 하도권 홍기준 등이 열연을 펼쳤으며, 시청률 5.5%에서 시작해 최고 시청률 19.1%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고 시청률 14.6%를 기록한 SBS 드라마 ‘하이에나’(극본 김루리, 연출 장태유)도 신인 작가의 작품이었다. ‘하이에나’는 김루리 작가의 재기발랄한 대본에 배우 김혜수 주지훈의 케미스트리가 더해져 인기를 모았다.
류보리 작가의 데뷔작인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극본 류보리, 연출 조영민)는 클래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배우 박은빈 김민재 등을 내세워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시청률은 다소 아쉬우나 마니아층을 양산한 MBC 드라마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 성치욱)도 있다. 이수현 작가가 쓴 ‘카이로스’는 예측 불가 전개와 반전 스토리로 ‘엔딩 맛집’이라 불리고 있다. 배우 신성록 이세영 남규리 안보현 등의 열연도 호평받고 있다.
↑ `더킹`-`펜트하우스`-`사랑의 불시착`(시계방향). 사진|각 방송사 |
◆ 울고 웃은 스타 작가 ‘더킹’ ‘사랑의 불시착’
스타 작가도 성적표 앞에서 울고 웃었다. 320억 대작 SBS 드라마 ‘더킹: 영원의 군주’(극본 김은숙, 연출 백상훈 정지현)은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연이어 성공시킨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배우 이민호의 제대 후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더킹’은 다소 어려운 평행 세계 설정, 과도한 PPL, 왜색 논란 등이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을 흥행시킨 박혜련 작가도 tvN 드라마 ’스타트업’(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으로 주춤했다. ‘스타트업’은 배우 수지 남주혁 김선호 등의 열연과 함께 넷플릭스 월드 랭킹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인기를 얻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와 서사의 힘을 잃고 혹평을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푸른 바다의 전설’을 성공시킨 박지은 작가는 다시 한번 홈런을 날렸다. 배우 손예진 현빈을 내세운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극본 박지은, 연출 이정효)은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장교 리정혁의 러브스토리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21.683%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일본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에 오르는 등 전세계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 ‘시그널’ 등 장르물에서 한 획을 그은 김은희 작가는 지난해에 이어 K-좀비를 내세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박인제)로 다시 한번 웃었다. ‘킹덤2’는 공개 즉시 국내와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미국 포브스는 ‘킹덤2’를 두고 “‘워킹데드’와 초반부가 비슷하지만 더 훌륭하고 빠르다”면서 “‘왕좌의 게임’과 같은 음모, 폭력이 등장하고 환상적인 캐릭터가 묘사된다”고 극찬했다. 김은희 작가는 차기작 ‘킹덤:아신전’과 ‘지리산’을 확정지으며,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황후의 품격’ 등을 쓴 막장극의 대모 김순옥 작가도 다시 한번 흥행 홈런을 쳤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는 자극적인 전개와 설정으로 비판받고 있으나, 최고 시청률 22.1%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미 시즌2, 시즌3 제작을 확정했다.
↑ '낭만닥터 김사부'-'비밀의 숲'-'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방송사 |
◆ 시즌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올해는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도 이어졌다. 시즌2로 돌아온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 이길복)는 최고 시청률 27.1%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안방극장을 접수했다. 한석규가 시즌1에 이어 괴짜 천재 김사부로 출연, 새 얼굴 안효섭 이성경 등과 호흡을 맞췄다.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낭만닥터 김사부’만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며, 시즌3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2’(극본 이수연, 연출 박현석)도 배우 조승우 배두나 등이 시즌1에 이어 함께했다. 전작의 높은 완성도와 비교하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으나, 자체 최고 시청률 9.408%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주 1회 편성과 계획된 시즌제를 예고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도 있다. ‘병원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슬기로운 생활’은 첫 방송 시청률 6.3%로 시작해 최종회 14.1%를 기록했다. 배우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의 환상적인 절친 케미와 다채로운 OST, 따뜻한 공감 스토리로 성공적인 시즌제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 '사이코지만 괜찮아'(왼쪽)-'한번다녀왔습니다' 포스터. 사진|각 방송사 |
여기에 다양한 색깔의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김수현 서예지 주연의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극본 조용, 연출 박신우)는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일본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순위에 꾸준히 오르는 등 한류에 불을 지폈다. 정신병동 보호사 문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의 동화 같은 힐링 로맨스로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배우 천호진 차화연 이정은 이민정 이상엽 이상이 이초희 등이 출연한 KBS2 주말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연출 이재상)는 최고 시청률 37%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송영달 장옥분 부부와 자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색깔의 로맨스, 애틋한 가족애 등을 펼쳐내며 유쾌한 가족극으로 호평받았다.
이밖에도 시청률은 낮았지만 MBC는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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