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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연예대상 / 사진=SBS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방송가에서도 줄줄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연말 시상식을 포기하겠다는 곳은 여전히 없습니다.
심지어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내일(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해 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큰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라 방송가의 이러한 행태가 더 비판받고 있습니다.
방송가 코로나19 확진자는 잊을 만하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8월 CBS에서 처음 '셧다운' 사태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여름부터 겨울까지 지상파 3사에서 돌아가며 확진 판정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MBC 예능 조연출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닷새 만에 4명이 감염됐고, 오늘(22일)은 CJ ENM 사옥 1층 상점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상암동 방송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처럼 상황이 긴박한데도 이미 지상파 연말 시상식 중 2개가 제대로 된 방역 없이 행사를 마쳤고, 아직 4개가 남아있습니다. 어느 곳도 취소한다는 발표는 없으며 오히려 MC 선정과 행사 특징 등을 홍보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8일 방송한 KBS 가요대축제는 가수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무대를 준비하는 등 나름대로 방역에 집중했으나, 레드카펫 현장은 생중계됐고 대기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마스크 착용 없이 이뤄졌습니다.
다음 날 SBS 연예대상은 방역을 예능 소재로 활용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제작진은 연예인들에게 각각 하관이 그려진 마스크를 주고, '이광수 게 섰거라 만능 시상팔'이라는 긴 막대로 시상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스타들이 수상 소감을 말할 때는 마스크를 벗어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습니다.
모레(24일) 예정된 KBS 연예대상은 전현무·김준현·진세연 3MC를 내세운 상황이고, 29일 MBC 연예대상도 전현무·장도연·안보현 세 사람이 진행을 맡습니다. 31일 KBS 연기대상은 도경완·조보아·이상엽이 MC로 나섭니다. 그나마 진행 규모로만 따지면 지금까지는 MBC 연기대상이 유일하게 김성주를 단독으로 내세운 상황입니다.
시상식 특성상 아예 예능 프로그램처럼 연출하지 않는 한 100% 사전 녹화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생중계하면 참석자와 스태프 규모를 줄여봐야 한계가 있어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광고수익이 걸린 시상식 생중계 방송을 포기하거나, 미국 에미상처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송사는 없는 실정입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들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많은 방송사를 오가면 더 확진 우려가 큰데, 차라리 통합 시상식을 하든지 온라인으로 하든지 해야 한다. 거꾸로 연예인들 입장에서도 방송사가 부르는데 안 갈 수도 없고 건강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폭력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불안한 마음이 있어도 연예인들은 일단 시상식을 한다고 하면 방송사 방침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대면으로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 외국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여러모로 불안감을 주는 게 사실"이라며 "시상식 자체를 없애는 게 쉽지 않다면 제작진이 기민하게 연출에 대처하고 비대면을 강화해야 하는데, 레드카펫 생중계 같은 걸 답습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