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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한화 레전드 김태균이 청취자들을 사로잡는 '홈런' 입담을 선보였다.
22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에는 게스트로 전 야구선수 김태균이 출연했다. 지난달 '컬투쇼' 예정됐던 출연이 스케줄 착오로 불발되면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컬투쇼'를 찾은 것. 개그맨 유민상은 스페셜DJ로 함께했다.
김태균은 "은퇴한 지 두 달 됐다. 요새 바쁘게 지내고 있는 김태균이다. 인터뷰도 여러 개 한다"라고 자기소개했다. 이에 동명이인 DJ 김태균은 "이 분이 사실 말을 워낙 잘하신다"라며 칭찬을 건넸고 김태균은 "그런데 생방송이라 그런지 오늘은 좀 떨린다"고 말했다.
한 청취자는 "김태균 씨 한화에서 대두로 유명했는데 그 자리에 앉아있으니 자연스럽다"라고 실시간 문자를 보내왔다. 김태균은 "내가 머리가 큰 편은 아니다. 얼굴이 좀 크다. 한화 처음들어갔을 때는 머리 둘레가 57cm였는데 어느 순간 60cm로 늘었다"라고 답해 청취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김태균은 동명이인인 DJ 김태균에게 "오늘 태균 형님께 궁금한 게 있다. 예전에 우리가 의형제를 맺지 않았냐. 함께 식사하면서 형님이랑 혈서도 썼다. 그거 잘 갖고 계시냐. 나는 혈서를 보관하고 있다"라고 물었다. 그러자 DJ 김태균은 "갖고 있다. 그때 인연을 맺었는데 한동안 또 못 봤다. 하지만 이제 자주 보면 되지 않냐. 김태균 씨가 범접하기 힘든 선수가 되니까 연락하기 어려웠다"라고 답했다.
DJ 김태균은 "은퇴 후 기분은 어땠냐"라고 질문했다. 김태균은 "은퇴 생각을 오래 했다. 3년 정도. 내가 좀 팀에서 부담스러운 자리에 있었다. 은퇴 당시에는 아쉬운 마음 없이 후련하고 상쾌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왜 기자회견 당시에는 그렇게 엉엉 울었냐"라는 질문에는 "기자회견장에 아는 기자분들 얼굴이 보이더라. 순간 벅차올랐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말을 하는데 그 기자분들도 울고 계시길래 나도 눈물을 쏟았다. 그러다보니 기자회견이 오래 걸렸다"라고 답했다.
DJ 김태균이 "가족들은 은퇴하니까 좋아하지 않냐"라고 묻자 김태균은 "워낙 바빠서 (아이들과)잘 못 놀아준다. 그래서 똑같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본인은 어떠냐. 운동 쉬니까 체중이 확 오르거나 하지는 않냐"라는 질문에는 "관리를 하고 있다. 저녁에 약속 있으면 아침, 점심은 거르기도 하고, 너무 많이 먹었다 싶으면 운동을 열심히 한다"라고 답했다.
야구를 처음 시작한 계기도 얘기했다. 김태균은 "아버지 손에 이끌려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부에 들어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엔 너무 나와 안 맞아서 6학년 때까지 매일 그만둔다고 했다. 그러다가 감독님께 끌려갔다. 야구에 큰 관심도 없고하는 게 싫었는데 하다보면 늘 잘했다. 중학교 때부터는 '이게 내 길인가 보다' 싶어 딴 생각 안하고 열심히 했다"라고 밝혔다.
"중고등학교 때는 야구 포지션이 뭐였냐"라는 질문에는 "사실 초등학교 때에는 유격수였다. 그런데 중학교 때부터 체중이 막 불더라. 그래서 1학년 때부터 포수 1루수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1학년 때는 보조를 하는데 나는 1학년 때 벌써 주전이었다. 그래서 은퇴할 때도 좀 더 지친 것 같다"라고 말하며 야구 레전드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날 '중간만 가자' 코너에는 "야구 제외, 야구하면 생각나는 두 글자는?"이라는 질문이 나왔다. '중간만 가자'는 특정 질문에 대한 통계를 내 세 명이 내놓은 대답 가운데 2등이 승리하고, 2등과 같은 답을 한 청취자에게 선물을 주는 코너다.
DJ 김태균은 "도루"라고 말했고, 유민상은 "포수"라고 답했다. 야구 레전드 김태균은 "병살"이라고 답하며 "병살은 정말 안 좋다. 내가 슬럼프 시기에 원정 경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럼 상대 팀 응원단들이 '병살'을 외친다. 그럼 정말 힘빠진다"라고 말했다. 청취자들의 답을 추합한 결과 '병살'을 답한 김태균이 2등으로 승리했다.
방송 후반, 한 청취자가 "신인 때 김태균 선수의 홈런 맞고 많이 울었다. 지금은 좋은 선수가 됐다. 김태균 선수의 은퇴 후 인생도 응원한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기아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었다.
김태균은 "현종 씨도 지금 메이저 리그 진출 얘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반가워했고 선물을 보내주기도 했다. 야구 선후배들의 우정에 청취자들도 훈훈해졌다.
이날 방송은 "오늘 태균 형님과 유민상 씨와 정말 즐거운
한편, 2001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김태균은 지난 10월 현역 은퇴했다. 김태균은 11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중계를 맡아 해설위원으로 인생 제 2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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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보이는 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