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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I넷플릭스 '스위트홈' 포스터 |
시작은 좋았다. 강렬하고도 쫄깃한, 가히 ‘한국 크리처물의 진화’라고 자부할 만한 비주얼이다. 다만 딱 거기까지다. 중반부 이후로 늘어지는 전개와 군더더기 서사, 진부한 신파가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괴물의 본격적인 등장에도 호러 지수가 ‘뚝’ 떨어진다.
지난 18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이 첫 공개됐다. 첫 날 국내 톱 10 콘텐츠에서 가뿐하게 1위를 차지, 글로벌 순위(TOP TV Shows on Netflix in the World) 차트에서는 14위로 진입해 무려 8개국에서 1위에 랭킹됐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8위를 기록하기도.
‘스위트홈’은 욕망 때문에 언제 어떻게 누가 괴물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인 ‘그린홈’ 주민들의 생존 일기. 세상을 비관하고 자살을 결심했던 소년이 세상이 망하고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린 채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송강이 주인공 ‘현수’를, 이진욱이 미스터리한 전 살인청부업자 편상욱을 각각 맡았다. 이시영은 웹툰 원작과 달리 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특수부대 출신의 전직 소방관 서이경 역을 연기했다.
흥미로운 설정과 서스펜스 넘치는 스토리로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달성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 1~2화의 흡입력과 긴장감은 훌륭하다. 원작에 충실한 캐릭터들과 다채로운 괴물들이 등장해 호러 스릴러로서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특히 현수 역을 맡은 송강은 놀라운 싱크로율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발레를 하며 등장해 냉소적인 표정과 말투로 반전 매력을 선보인 고민시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진욱은 기존의 댄디한 이미지를 벗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파격 변신해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문제는 중반부 이후다. 속도를 올려야 할 구간에 난 데 없이 저마다의 사연이 등장해 호흡을 끊어 내는데 그 서사가 새롭거나 섬세하지 못해 세계관의 확장 보단 초반부 매력을 한껏 떨어뜨린다. 늘어놓은 캐릭터들은 갈수록 매력이 떨어지고 이야기의 중심은 흐려진다. 하나로 모여지기 보단 점점 더 산만해지는 느낌. 진부한 클리셰의 연속 역시 아쉬운 대목.
후반부로 갈수록 허술한 구멍은 더 커지고, 다수의 시청자들이 혹평을 내놓은 배경음악 또한 극적 재미를 반감시킨다. 강약의 조절 없이, 스마트한 밀당 없이, 후반부로 갈수록 과격하고 뜬금없이 휘
전세계는 ‘킹덤’ 이후 다시 한 번 ‘스위트 홈’으로 K-호러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연출자 이응복 감독의 말처럼 새로운 도전인 만큼 첫 술의 배부르랴. 시즌2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 기회를 잡아 어떻게 진화할 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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