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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하선 ♥류수영 사진=키이스트 |
최근 박하선은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연출 박수원‧극본 김지수, 최윤희, 윤수민)의 종영인터뷰를 코로나19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는 워킹맘의 고충, 여성의 경력 단절 등에 공감하면서도 이제는 한 가정의 엄마로서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음을 공개했다.
그만큼 이번 작품을 통해 박하선은 느낀 바가 많았다. 이와 함께 일에 대한 행복을 다시금 느끼게 됐음을 고백했다. 그는 이를 믿고 지켜봐준 시청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에 보답하고자 박하선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연기를 해나갈 것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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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하선 ‘하이킥’ 사진=키이스트 |
▶이하 박하선 일문일답
Q. 오랜만에 복귀는 물론 드라마 ‘산후조리원’ ‘며느라기’와 라디오 ‘씨네타운’ DJ로 발탁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시고 있다. 요즘 기분은 어떠한가. 또한 작품을 준비하며 같은 배우인 남편 류수영에게 조언을 들은 것도 있을까.
A. 제2의 전성기가 오긴 올까 생각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많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그간의 공백기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싶다. 정말 일하고 싶었고 일이 그리웠고, 그래서 쉰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열일하고 있다. 회사나 주변에서 많이 걱정해주는데 정말 전혀 하나도 안 힘들다. 제작 환경이 너무 좋아져서 여러 가지 병행할 수 있게 된 점도 감사드릴 일이다.
A. 남편 류수영에게 이번 작품에 있어 크게 조언을 받은 게 없었다. 원래는 조언도 해주고 도움도 많이 주는 편인데 이 두 작품을 통해서는 별로 말해 줄 게 없었는지 별 말 없었고 오히려 응원을 많이 해 줬다. 이 작품은 워낙에 내 전문분야여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다. (웃음)
Q. ‘산후조리원’에서는 남편의 역할도 부각이 많이 된 작품이다. 실제 남편 류수영은 어떤 남편인지, 자랑을 좀 해본다면?
A. 남편이 요리를 좋아해서 신혼 때부터 한 끼씩 번갈아 가며 요리를 해 왔다. 그래서 그게 너무 좋았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 그리고 우리가 신혼집을 반반 부담했었는데 둘 다 벌고 있기 때문에 생활비도, 살림도 반반 나눠서 하고 있다. 우리는 분담이 잘 되어있는 가정이다.
Q. ‘산후조리원’에서 박하선의 러브라인도 화제였다. 정성일과 로맨틱한 연애를 했지만 결혼 후 변한 모습에 내적 아픔을, 남윤수를 통해 위로 받는 모습이 안타까움과 함께 짠함을 유발했다. 다만 조은정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런 부분이 자칫 잘못하며 불륜으로 보일 수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 어떻게 캐릭터를 해석하고 접근했는지, 두 사람을 향한 은정의 감정은 무엇이었다 느꼈는지 궁금하다.
A. ‘사약길 썸’이라는 반응이 너무 재밌었다. 대체 무슨 말인가 싶어 찾아보니,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알면서도 응원하게 되는 경우’를 뜻하더라. 작가님께서 해피맨 경훈(남윤수 분)과 은정(박하선 분)의 이야기를 넣은 건, 엄마이기 전에 여전히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여자인 은정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담은 것이라고 들었다. 마지막 회에서 은정이가 라디오에서 경훈이 연주했던 곡이 흘러나오자 조용히 끄는 장면이 있다. 이런 은정의 행동을 궁금해 하는 시청자분도 계셨는데, 이 장면이 은정의 심경을 대변하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흔들리면 안 돼’라는 암시와 함께 두 사람이 서로 어느 정도 감정이 있었구나 여지를 증명해주는 신이 아니었나 생각도 됐고, 시즌2로 가는 복선이 아닌가도 싶었다. 시청자 반응 중에 ‘친구라도 하지 그랬어’라는 분들도 계셨는데, 나 또한 아쉽기도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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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하선 ‘며느라기’ 권율 사진=키이스트 |
Q. 본래는 워킹맘이다. 아무래도 오현진의 캐릭터에 가깝지 않을까. 자신과 더 싱크로율이 맞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또 상황이 반대되는 전업맘 조은정 역을 하면서 느낀 힘듦과 공감이 된 부분들이 궁금하다.
A. 나는 은정과 현진이 섞여있지 않나 싶다. 현진의 모습도 존재하지만, 은정이라는 인물에 훨씬 애착이 갔다. 현진을 봤을 땐 옛날의 나를 보는 거 같았고, 한참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은정의 힘듦에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나랑 조금 더 맞는 인물은 아무래도 은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Q. 한편으로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은 공통점이 있다. 결혼에 대한 일부분들을 보여주는 것. 물론 다른 성향의 캐릭터이지만 결혼 후 현실을 보여준다는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이 작품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내 얘기라 공감이 너무 가고, 너무 재미있으니까 끌렸다. 이 작품들을 보는 미혼, 기혼 여성들뿐 아니라 그들의 옆에 있는 남성분들도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하게 됐었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이후부터 작품을 통해 내 얘기를 하는 게 두렵지 않더라. 예전에는 진짜 나를 숨기고자 했다면, 이제는 나에겐 여러 모습들이 있는데 거칠 것 없이 다 보여줘야겠다는 배우로서의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나를 보여줘도 사랑 받을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고, 두려움이 많이 극복된 것 같다.
Q. 두 작품을 통해 ‘나’를 보여줘도 되겠다 싶었다고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
A. 그냥 나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고, 우리의 이야기라는 반응에 제일 공감됐었다. 내가 재미있으면 보는 분들도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다. 나의 며느라기 시절의 모습, 산후조리원에서의 모습을 최선을 다해 연기했던 것 같다.
Q. 박하선은 ‘며느라기’ 권율과 ‘산후조리원’ 정성일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한편으로 시청자들은 그런 두 남자와 로맨스에도 설레하면서도 한편으로 답답해하고 분노도 표했다. 박하선 본인이 캐릭터가 아닌 자신의 감정으로 두 남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정성일이 연기한 이선우 캐릭터에게는 ‘은정이 연하가 좋아해 줄 정도로 아직 인기 많고 살아있으니까 이제 정신차리고 예쁜 부인한테 잘해라’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권율이 연기한 무구영 캐릭터는 조만간 개과천선할거지만, 그래도 ‘두 분 다 쭉 정신차리길 바란다’라고 말해주고 싶다.(웃음)
Q. 사실 박하선 하면 MBC 예능드라마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이 많이 떠오른다. 최근에도 이 영상들이 회자되며 대중들이 ‘하이킥’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박하선을 많이들 기억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좀 아쉽거나 바꾸고 싶지는 않은지. 그럼에도 이번 작품들을 통해 연기 인생의 제2막을 여셨다고 느껴지는데 앞으로 박하선이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이고 싶은지, 향후 계획이 있으실지 궁금하다.
A. 다시 돌아가도 지금 그 연기를 하라고 하면 그렇게 못 할 것 같다. 내가 잘했다기 보다는 그 시절에만 할 수 있는 그 때의 연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이킥’ 때는 웃긴 연기를 부끄러움 없이 잘 할 수 있었는데, 젊어서 그랬는지 창피한 것도 없었다. 지금은 사실 부끄럽고 창피한 게 너무 많아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예전에는 술 취한 연기도 아무렇지 않게 했는데, 지금은 술을 좀 먹어야 될 정도로 부끄러운 게 많아졌다. 지금도 우울하면 가끔씩 다시 보는 드라마다. 가끔은 어린 친구들이 나를 알아봐 주기도 하는데 ‘누나 개그맨이죠?’라고 하시더라.(웃음) 어린 친구들도 저를 알게 해 주는 정말 고마운 작품이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A. 요즘에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며 일을 즐기고 있다. 칭찬 받고 있을 때, 연기를 꾸준히 하고 있을 때가 감이 제일 좋은 데 지금이 그 때라고 생각해서 계속 연기를 하고 싶고 SK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난 아직도 보여드리지 않은 게 너무 많다.(웃음) 그리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가 있는데, 아동 학대를 다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고백’과 산후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첫 번째 아이’다. 두 작품 모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만큼 개봉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청년경찰’ 이후로 공백이 길었던 만큼 영화적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배우로서 계속 쉬지 않고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에게 모든 걸 소화할 수 있는 배우, ‘박하선이 연기하는 건 다 재미있더라’라는 평을 들을 수 있는 믿고 보는 배우,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 등을 연기한 박하선이 현재 비슷한 상황의 놓인 여성분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한다면?
A. 너무 애쓰지 말고,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말 해주고 싶다. 완벽한 엄마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 행복한 엄마가 좋은 엄마다. 그래야 아이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엄마이기 이전에 우리 모두 다 그 자체로 귀한 사람이고 여성이니까 자신을 좀 더 소중하게 챙기셨으면 좋겠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