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경 감독이 천만 영화 `7번 방의 선물`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제공|리틀빅픽처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천만 영화 ‘7번 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이 ‘이웃사촌’으로 돌아왔다.
이환경 감독의 신작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달수의 성추문으로 표류한 ‘이웃사촌’은 약 3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지난 25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7번 방의 선물’ 성공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이환경 감독은 부담은 모두 내려놨다고 했다. 그는 “7년이란 시간이 넘어가니 부담이 없어지더라. ‘7번 방의 선물’이 잘돼 너무 많은 부담이 됐다. 그렇게 누릴 수 있는 감독이 흔치 않다. 너무나 축복이었다. 그렇지만 큰 짐이더라. 부담을 없애려고 노력했고 내려놓으니까 부담이 없다. 코로나19 시국에 거리두기도 1.5단계(현재는 2단계)가 됐고 어떻게 보면 지지리 복도 없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개봉일을 변경하거나 도망가고 싶지 않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7번 방의 선물’ 성공 이후 중국에서 영화 촬영에 도전했던 이환경 감독. 촬영을 앞두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터지며 모든 것이 무산됐다. 당시 위축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이웃사촌’을 떠올렸다.
이환경 감독은 “영화를 기획할 때 중국에 있었다. 중국영화를 공부하고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촬영을 보름 남겨두고 사드가 터져서 촬영을 못 하고 한국에 왔다. 당시 중국에서 한국 사람을 달갑게 보지 않더라. 그래서 밖에 안 나가다 보니 자택격리 느낌이 있었다. 과거 자택 격리됐던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아이러니하더라. 그런 부분을 발전시켜 지금 영화를 만들었으나 정치 영화는 아니다. 그런 배경에 휴먼 스토리를 투영했다. 그때 시대 이야기를 새롭게 판타지로 구성했다. 실제와 다른 결말을 낸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이환경 감독은 중국에서 격리 아닌 격리생활을 하며 영화 `이웃사촌`의 초안을 떠올렸다. 제공|리틀빅픽처스 |
‘7번 방의 선물’에는 이환경 감독의 딸 예승이가 캐릭터 이름으로 쓰였다. ‘이웃사촌’에도 이환경 감독 가족 이름이 곳곳에 들어갔다.
그는 “시나리오 쓸 때 이름 정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가까운 사람의 이름을 적어넣는다.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의 캐릭터, 톤앤매너가 생생하게 움직이니까”라며 “이의식은 우리 아버지 이름이다. 이의식의 와이프로 나온 김선경 캐릭터도 어머니 이름인 구영자를 썼다. 영화 안에서 아버지 어머니 이름을 문패로 만들었는데, 촬영 후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다. 이의식 아들 예준이도 아들 이름이다. 염혜란 조현철 김병철의 숨바꼭질 장면도 우리 아들이 가르쳐 준 선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우 캐릭터의 유대권도 하늘로 간 친했던 친구에 대한 애절함과 간절함이 있어서 썼다. 아들 예준이와 예승이가 실제로 11살 차이가 난다. 그런 것들도 영화에 반영됐다”며 “예승이는 대학교에서 영화 연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시나리오 리뷰에 도움을 줬다”고 귀띔했다.
염혜란 조현철 김병철의 숨바꼭질은 영화의 포인트 중 하나. 그는 “어른들이 하면 유치한 느낌이 있다. 내 영화가 유치하다. 유치하긴 하지만, 어른들이 볼 수 있는 동화 같은 느낌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할까 했는데, 배우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김병철 염혜란이 아이디어를 많이 냈고, 열흘 정도 연습하면서 만들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 이환경 감독이 영화에 가족 이름을 넣는 이유를 밝혔다. 사진|리틀빅픽처스 |
이환경 감독은 ‘이웃사촌’이 관객들에게 백신 같은 영화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늦게 개봉하게 된 게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아픈 자식 같은 느낌이다. 가족영화 만드는 감독이라 가족에게 많이 비유한다. 뒤에 작품들도 고민하고 있지만, 그 작품들을 자식으로 표현하면 왜 형만 신경 쓰냐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아픈 손가락이고 정을 줘야 하는 자식이다. 부모로서 할 도리는 뭘까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3년 동안 블라인드 시사회도 많이 하고, 편집도 여러 번 했다. 중간에 배급사도 바뀌고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었는데 코로나19가 왔다. 그럴수록 마음이 겸허해진다. 모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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