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경 감독은 "익숙한 맛을 새롭게 만드는 스타일"이라고 자평했다. 제공|리틀빅처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이환경 감독은 자신에 대해 “연출이 빛나는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며 “그렇게 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아니다”고 평했다.
그는 “신문물 받아오듯 새로운 음식처럼 만드는 분들도 많고 그런 분들의 역할도 필요하고 나처럼 한국적인 토속적인 맛, 된장 같은 맛의 사람도 필요하다. 새롭지 않지만 익숙함에서 재료의 생생함이 드러나는, 익숙한 맛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역할이다. 그 재료는 배우들”이라며 “역량이 있음에도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분들과 작업하는 걸 원하는 이유도 그렇다. 그래야 익숙함에서 새로운 부분을 볼 수 있다. 저에게는 그런 부분이 흥미롭고 재미있고, 관객과 호흡할 때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이웃사촌’의 정우 오달수도 익숙한 맛을 새롭게 할 수 있는 배우들이라 캐스팅했단다. 이환경 감독은 “정우는 17년 전에 데뷔할 때 만났다. 친동생처럼 잘하는 배우였다. 성장하는 모습을 봐왔다. 정우와 제가 데뷔할 때 느낌, 초심에 대해 생각했고, 천만 관객을 떠나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정우의 뚝심, 진정성을 알고 있다. 대권은 가장으로서 정보원으로 단순한 캐릭터인데, 정우가 캐릭터를 더 확장시켜주리라 생각했다”며 “정우는 스펀지 같은 배우고 쭉 빨아들인다. 대권 캐릭터가 감정의 파고가 엄청나 힘들었을 텐데, 정우가 허들을 넘어서 날아다녔다”고 칭찬했다.
이어 “오달수는 ‘7번 방의 선물’에서 코믹한 느낌이 강한 배우다. 단순하게 감초 역할을 드렸는데, 직접 만나니 가슴이 메어 시나리오 한 장을 못 넘기겠다고 하더라. 당황스럽고 창피했다. 이 정도 감정의 깊이감을 가지고 있는 배우를 휘발될 수 있는 웃음 포인트로 생각했구나 싶어 감독으로 창피했다. ‘7번 방의 선물’이 잘 되고 또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웃사촌’의 의식 캐릭터로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이환경 감독이 '이웃사촌' 정우와 오달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리틀빅처스 |
오달수는 ‘이웃사촌’ 촬영 막바지인 지난 2018년 2월 과거 동료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전면 부인했다. 이후 활동을 중단, 거제도로 거처를 옮겨 농사를 지으며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내사 종결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웃사촌’으로 스크린에 복귀하게 됐다.
거제도에 있는 오달수와 꾸준히 만났다고 밝힌 이환경 감독은 “뭐가 됐든 촬영할 때만큼은 내 식구다. 내가 감싸야 할 사람이다. 심적으로 고통스러웠을 거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가끔 찾아가 옆자리에서 막걸리 한잔하는 정도였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한 그는 “영화에 대한 부분을 올곧이 관객들이 다가갈 수 있도록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감독의 역할이다. 끊임없이 편집하고, 블라인드 시사회도 여러 차례 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자식이 아프든지 뭐든지 간에 끊임없이 부모로서 사랑을 줘야 하지 않나. 편집하고 녹음하고 믹싱 하면서 3년을 보냈다”며 “모든 분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단점도 있고 허점도 많지만, 좋은 감정과 기대감으로 영화를 봐달라. 영화를 믿고 투자해준 분들, 배우와 스태프들을 위해 손익분기점(약 230만 명)은 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이환경 감독이 가족영화에 끌리는 이유를 고백했다. 제공|리틀빅처스 |
이환경 감독은 차기작을 묻자 “‘7번 방의 선물’ ‘이웃사촌’처럼 가족영화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가족영화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환경 감독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느낌이 크다. 높은 울타리 같기도 했는데, 그걸 뛰어넘을 때 혼내는 게 아니라 더 펼쳐주더라. 감사하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은 만큼, 이제는 내가 부모님과 가족의 울타리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7번 방의 선물’을 만들고 나서 많은 사랑을 받고 해외에서 리메이크가 되고 상도 받으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때 전화번호를 주고받거나 하면서 휴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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