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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 장동선 박사가 과학자계의 '관종'다운 특급 입담을 뽐냈다.
30일 방송된 KBS CoolFM '박명수의 라디오쇼'의 코너 '직업의 섬세한 세계'에는 게스트로 장동선 뇌과학 박사가 출연했다.
장동선 박사는 "20년 정도 뇌를 연구했다. 이를테면, 박명수는 어떻게 웃기나 이런 걸 연구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어떻게 뇌를 쓰는지 연구한다. 대기업 직원이기도 했다. 3개월 전부터는 어린이 과학 커뮤니케이션 유튜브를 하고 있다. 컨설팅도 종종한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DJ 박명수는 "특이하다. 프로필을 보니까 '사회인지신경 과학 연구'를 한다고 한다. 이게 뭐냐"라고 물었다. 장동선 박사는 "사람이 사람을 볼 때 머릿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한다. 닥터는 맞지만 의사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박명수는 "모르긴 모르지만 피곤하신 분이다"라고 말해 청취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그렇다면 장 박사님과 나 사이에는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냐"라고 물었고, 장동선 박사는 "아직 오프닝이니까 (우리의 뇌는) 서로를 파악하고 있다. 서로를 알아가고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라고 답했다.
박명수는 "사이언스 슬램 대회에서 우승하셨다고. 그게 뭔지 말해 달라"라고 묻기도 했다. 장동선 박사는 "연구실에는 보통 사회성 떨어지게 실험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관종이다. 이 대회는 여섯 시간 정도 무대에 서서 내가 하는 실험이 왜 재밌는지 설득하는 대회다. 독일어로 진행된다"라고 말해 박명수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박명수는 장동선 박사에게 짧은 강의를 부탁했다.
장 박사는 "우리는 뇌를 왜 가지고 있을까. 생각을 왜 가져야 할까. 뇌가 생긴 이유는 변화에 대한 대응을 빨리하라고 있는 거다. 더 넘어서 일어나지 않은 일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사람은 생각을 많이 하는 동물이다. 시뮬레이션을 잘하도록 진화됐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들의 뇌가 진화한 이유는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옛날이든 지금이든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다. 적이든 동료든"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청 높이 발달한 뇌의 능력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을 웃기는 능력이다. 박명수 같은 경우는 고도의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박명수를 칭찬했다.
"머리가 크면 똑똑한가"라는 박명수의 물음에는 "뇌의 크기보다 신경세포의 숫자가 더 중요하다. 인간은 세포가 많아 똑똑하다"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박명수가 "부모님이 장 박사의 교육에 돈을 많이 쓴 것 같다"라고 하자, 장동선은 "태어나길 독일에서 태어났다. 돈을 많이 썼다기보다는 환경이 그랬다"라고 겸손을 보였다.
박명수는 장 박사에게 '라디오쇼'의 공식 질문인 "한달 수입은 얼마인가"를 묻기도 했다.
장동선 박사는 "강연해서 받기도, 책을 내서 받기도 했다. 프리랜서가 된지 1년이 안됐다. 그래서 지금 수입은 아직 잘 모른다. 세금도 떼 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박명수는 "몇년 전 독일에서 살았을 때는 어땠냐"라고 재차 질문했다. 장 박사는 "몇 년 전 독일에서는 월 120만원의 장학금을 받아서 생활했다. 아내랑 이걸로 못 살겠다 싶어서 책을 냈다. 운이 따라줘서 2014년 독일 과학 분야 1등의 책을 출판했다. 이어 출판사와 계약 후 독일 전체 책 순위에서 9위까지 해봤다. 그렇게 돈을 좀 벌었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뇌를 인간이 평생 3퍼센트만 쓰는 게 사실인가"라는 박명수 질문에는 "중요한 질문이다. 많이들 착각하신다. 우리는 상황마다 다른 뇌의 부위를 사용하기에 그보다는 훨씬 많이 뇌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박명수는 "이번 주에 수능이 있다. 시험 앞둔 수험생한테 한 말씀 해달라"라고 부탁했다. 장동선은 "수능은 벼락치기를 할 만한 시험은 아니다. 그냥 편안한 마음을 가질 때 제일 좋은 점수가 나올 거다. 전날 뜬눈으로 지새우다 늦잠자는 일 없도록 하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잠이 아주 중요하다. 안 자면 뇌가 쉬지 못해서 제대로 활동을 못한다. 이어 밥도 잘 챙겨야 먹는다. 뇌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신체 부위다. 잘 먹고 잘 자는 게 정말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명수는 "등푸른 생선 같은 게 실제로 뇌에 도움이 되냐"라고 물었고 장동선 박사는 "지방질은 뇌에 제일 많다. 지방산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명수는 "초능력이 생기는 게 과학적으로 가능한가. 문 여는 염력이나 갑자기 모르는 게 딱 생각난다는지"라고도 물었다. 장동선 박사는 "우선 염력은 안된다. 뇌에서 새로운 지식이 갑자기 만들어지는 실험이 있기는 있다"라고 답해 박명수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다른 초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생각하는 초능력이 하나 있다. 흔히 '사람은 혼자다'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위로를 주고 받을 때가 있지 않냐. 두 존재가 서로 공감을 하는 순간 뇌 안에서도 같은 패턴의 뇌파가 감지된다. 그걸 공부할 때 우리가 참 아름답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하며 뇌 과학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명수는 "뇌과학자인 장동선에게 '방송'이란"이라는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장 박사는 "재밌는 것. 아내가 말 많은 나를 피곤해 한다. 방송 가서 이야기 많이 하고 오라 그런다"라고 답해 청취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알쓸신잡' 프로그램으로 많이 유명해지셨지 않나"라고도 물었고, 장동선 박사는 "그렇다. (워낙 쟁쟁한 패널들이라) 메시와 호날두가 드리블 향연을 벌이는 것 같았다. 끼어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뇌과학자에게 '감성'이란?"이라는 질문에는 "판단하지 않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접근하자면 이성과 감성이 아예 다르게 작동한다. 계산을 하고 있을 때는 감성이 작용하지 않고, 감성에 치우지다 보면 계산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장동선 박사는 사회성이 지능보다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장 박사는 "똑똑한 것도 좋지만 같이 행복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 사회에 나와서 그 지능을 펼치지 않으면 소용없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박명수는 "장 박사에게 미래란?"이라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장동선 박사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내 미래는 내 손 안에 있다. '옛날이 좋았는데'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더 새로운 세상
끝으로 장동선 박사는 애청자에게 "유튜브 '궁금한 뇌'에서 질문 많이 해달라.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장동선 박사는 궁금한뇌연구소 대표로 지난 2017년 종영한 tvN 방송 '알쓸신잡2'에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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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동선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