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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모두에게 힘든 한해였다.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많은 영화가 개봉을 미루거나 취소해야 했고, 간신히 개봉한 뒤에도 관객들과 만남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개성 넘치는 신인 감독의 데뷔와 함께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졌다. 올해 3월 개봉했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개봉 5일 만에 1만 명의 관객을 동원, 개봉 3주 차에 2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립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26일 재개봉을 통해 다시 한번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김초희 감독의 매력 넘치는 데뷔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윤단비 감독의 데뷔작 ‘남매의 여름밤’, 정연경 감독의 데뷔작 ‘나를 구하지 마세요’처럼 놓치지 말아야 할 독립영화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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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의 희망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단편 영화 ‘겨울의 피아니스트’ ‘우리 순이’ ‘산나물 처녀’를 연출한 김초희 감독 장편 데뷔작이다. 갑자기 닥친 위기에 영화에 대한 굳건한 사랑도 흔들리는 찬실이는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외롭고 힘든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괴로워 하나 사람에게 위로받으며 자신의 삶을 살아내 공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위트 넘치는 대사와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밝고 통통 튀는 찬실이를 완벽하게 스크린 불러들인 강말금의 연기도 놓쳐서는 안 된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제29회 부일영화상,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21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자연기상을 받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강말금의 이름 석 자를 꼭 기억해두길.
줄거리: 영화 프로듀서 찬실(강말금)은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뚝 끊겨버린다. 그는 자신처럼 삶의 굴곡을 견뎌온 복실(윤여정) 할머니네 집으로 이사한다. 이어 친한 배우 소피(윤승아)네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한다. 찬실 앞에 소피의 불어 선생님 영(배유람)과 장국영(김영민)이라 우기는 비밀스러운 남자가 등장한다.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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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나, 우리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의 데뷔작 ‘남매의 여름밤’은 진짜 가족처럼 느껴질 정도로 닮은 배우 양흥주 박현영 최정운 박승준 김상동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빛난다. 사소한 일로 다투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하는 옥주 동주 남매의 모습과 이 남매의 미래일지도 모르는 아빠와 고모(박현영)의 모습까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같이 밥을 먹는 식구지만, 때로는 궁상맞은 현실 앞에 얼굴을 붉히기도 하는, 진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남매와 함께 웃고 울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터. 귓가에 맴도는 노래 ‘미련’과 함께 짙은 잔상을 남긴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시민평론가상, 넷팩상, KTH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제4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밝은미래상 수상,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 수상,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대상인 뉴비전상 등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줄거리: 옥주(최정운)와 동주(박승준) 남매는 방학 동안 아빠(양흥주)와 함께 할아버지(김상동) 집에서 지내게 된다. 오래된 2층 양옥집에서의 여름이 시작되고,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모(박현영)까지 합세하게 되고, 이들 가족의 여름날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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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절한 외침 ‘나를 구하지 마세요’
정연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다. 어른의 보호를 받아야 할 아이지만, 너무 일찍 철 들어버린 선유는 혼자 남을까 불안해하면서도 밝은 척, 괜찮은 척한다. 그런 선유의 모습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명랑한 정국은 선유에게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고 다가간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줄 알았던 정국이의 마음과 ‘나를 구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선유에게 전하는 위로와 희망이 진한 여운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선유와 정국을 연기한 배우 조서연 최로운의 열연이 몰입을 돕는다. 2017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프로젝트 극영화 부문 대상인 메가박스상 수상에 이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줄거리: 아빠가 떠난 후 도망치듯 엄마(양소민)와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사 온 열두 살 소녀 선유(조서연). 또
skyb1842@mk.co.kr
#‘양추리’는 양소영 추천 리스트의 줄임말입니다. 영화 드라마 예능 가리지 않고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