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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수향은 `내가예` 오예지에 푹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제공| FN엔터테인먼트 |
배우 임수향(30)은 지난달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 연출 오경훈, 이하 '내가예')에서 처음으로 정통 멜로연기에 도전, 호평 받았다. 지난해 MBN 드라마 '우아한 가'에서 거침없는 재벌 상속녀 모석희 역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뒤 1년만에 다시 안방극장을 찾은 임수향을 '내가예' 종영 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나 인터뷰했다.
임수향은 "촬영이 끝난 뒤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내고 이사 준비도 하면서 바쁘게 보냈다"면서 "사랑을 많이 받아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근황과 종영 소감을 밝혔다.
'내가예'는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형제 서진(하석진 분), 서환(지수 분)과 그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린 오예지(임수향 분)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임수향은 극중 오예지 역을 맡아 서환의 첫사랑 미술 교생 선생님으로 처음 인연을 맺는 모습부터 우연히 서환의 형 서진을 만나 결혼, 결국 이별까지 하게 되는 모습을 열연했다.
극중 오예지 남편 서진의 동생이자 과거 제자였던 서환은 오예지를 첫사랑으로 마음에 품고 산다. '내가예'는 형수와 서방님의 사랑이라는 자칫 '막장 드라마'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다소 다루기 어려운 주제를 애틋한 정통 멜로로 완성시켰다.
임수향은 "처음에는 이 관계 설정 자체가 아슬아슬하고 금기시된 상황이라 걱정을 했다"면서도 "서환이 오예지를 먼저 만나 사랑을 한 것이 다행이었다. 형수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첫사랑이 형수가 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환이 아닌 서진과 결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오예지는 고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입장에서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었을거다. 서진을 사랑하기도 했지만 도피처였기 때문에 선택했을거다. 도망치고 싶은 순간마다 서진이 오예지를 데리고 가줬다"며 "오예지가 이성적으로 끌린 것은 서진일 수도 있다. 구원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성인. 가족들이 다 와서 가족이 되어달라고 하니 가족이 갖고 싶은 마음에 혹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오예지는 서진과 결혼 후 잠깐의 행복을 맛본 뒤 무려 7년이나 실종된 남편을 찾아헤매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임수향은 서진이 돌아온 뒤 오예지가 느꼈을 수 많은 감정들을 이해하기 쉽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임수향은 "예지와 진의 재회 장면을 찍으면서 실제로 대사가 안 나와 NG가 났었다. 슬픔이 말도 못하게 커서 말이 안나오더라"고 오예지에 깊이 빠져있었음을 드러냈다.
"예지는 이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했을 것이고 놀라움과 안타까움, 절망이 함께 찾아왔을 거예요. 그 감정들이 다 지나간 다음에야 분노가 찾아왔을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해주려 하는데 진이 예지를 계속 밀어냈죠. '온갖 상상 다해봤어. 왜 나를 버렸어'라면서 절규할 때. 말하지 못하고 있다가 터트리니 속이 다 후련하더라고요."
결혼 전, 후의 예지를 보며 임수향이 표현하려 했던 포인트는 절망감 이라고. 임수향은 "예지는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행복을 진을 통해 느꼈다. 그런데 진이 실종되면서 또다시 나는 행복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찾아왔을 거다. 결혼 전, 후 모두 불행하지만 예지는 한번 행복을 맛봤기 때문에 더욱 절망했을 것이다. 예지가 레이싱 대회에 나가라고 응원해줬으니 죄책감도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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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수향이 애청자들이 아쉬워한 키스신에 대해 뒷얘기를 들려줬다. 제공| FN엔터테인먼트 |
혼자 힘든 시간을 보내던 오예지는 극의 종반부가 되어서야 서환의 마음을 자신도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임수향은 남편 서진의 실종 후 힘든 시간을 견디던 오예지가 제주도로 마음을 추스리러 간 장면에서 입맞춤 하려는 서환에게 "형수라고 해"라고 했던 것을 극을 관통하는 대사로 꼽았다. 또 엄마에게 마음을 털어놓던 장면을 언급하며 "(서환을 좋아하는 것은) 부정하고 싶었던 사실이다. 그러면 안되는 상황이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마음 속에 자꾸 들어오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상황이다. 서진과 이혼한 뒤 엄마한테 '그 애와 있으면 나로 있을 수 있었다. 환이와 나는 영혼이 같다'고 하는 말은 오예지가 숨겨뒀던 진심이다. '영혼이 같다'는 말은 진짜 무서운 말 아니냐. (서환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등학생이었던 서환은 형수가 된 첫사랑 오예지를 무려 10년 가량 짝사랑했다. 10년이나 마음을 잡아둔 오예지의 치명적인 매력은 무엇일까. 임수향은 "가지지 못한 열망"이라고 봤다.
"처음에 예지가 환이를 받아줬으면 사귀다가 끝났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가지지 못한 열망이 크다보니 긴 시간 짝사랑한 것 같아요. 또 환이 가족들도 형은 형대로 나돌고 아버지의 다리가 자기 때문에 망가졌다는 죄책감도 있어서 마음 붙일 곳이 없었는데 예지가 자기를 알아줘서 좋아했을 거예요. 예지는 자기가 조금만 잘해줘도 고마워해주고 자기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었고요. 환이가 예지에게 그랬듯 환이에게도 예지가 위안이었을 겁니다. 예지만 환이와 영혼이 같다고 느끼지는 않았을 거예요."
애틋한 사랑을 했던 오예지와 서환이지만 멜로 드라마에서 흔한 '키스신' 한번 없이 이별로 끝을 맺었다. 일부 드라마 팬들은 '시즌2가 있는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임수향은 '오예지로서 최선의 결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수향은 "예지의 마음만 생각하면 환이와 떠나도 된다. 환이도 그걸 바랐고 예지 엄마도 이해해줄 수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둘이 떠나버리는건 환이에게 부모님과 형을 빼앗는 일이다. 예지는 가족이 없는 아픔을 안다. 환이를 사랑하고 생각해서 낸 결말"이라고 말했다.
임수향은 또 스킨십을 아쉬워하는 팬들의 반응을 알고 있다면서 "팬들이 '키갈(키스 갈겨)'라는 말들을 하기도 하더라. 결국은 못했다"면서 장난스레 웃어 보였다. 이어 "민박집에서 나란히 누워 손 끝이 닿는 장면을 촬영할 때 온 마음을 다했다. 미묘한 떨림만으로 두 사람의 마음과 깊은 교감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는 다른 어떤 스킨십보다 강렬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팬들이 아쉬워하는 스킨십은 사실 삭제된 장면에 담겨져 있었다고. 임수향은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다른 장면들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처음 제가 받은 대본에는 1회 1신부터 키스신이 있었어요. 환이가 미국으로 떠난 예지를 찾아와서 키스를 하면 '너 미쳤니?'라는 대사를 하고 과거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또 마지막 장면에서 예지가 환이에게 편지를 남기고 떠나는데 그 다음 장면도 있었어요. 다음날 아침에 둘이 일어나서 밥을 먹으면서 환이가 '이제 어떻게 할거예요'라고 물으면 예지가 '네가 나한테 사랑의 기준을 세워줬잖아. 가정도 이룰거야. 너도 약속해 행복해진다고'라고 해요. 대본에는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촬영하지는 못했어요."
임수향은 또 서환과 헤어진 뒤 오예지를 생각하며 "잘 살았을것 같다"고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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