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해외영화제서도 인정한 장우진 감독의 춘천 시리즈 ‘겨울밤에’가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25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겨울밤에’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장우진 감독과 배우 서영화 양흥주 이상희 우지현이 참석했다. 김대환 프로듀서가 함께했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로 제작된 ‘겨울밤에’는 30년 만에 춘천을 찾은 남녀, 무언가 잃어버린 이들의 잊지 못할 한겨울 밤의 꿈 같은 영화다. ‘새출발’(2014)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장우진 감독이 ‘춘천, 춘천’(2016)에 이어 선보이는 사계절 춘천 시리즈다. ‘초행’의 김대환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고 ‘지슬’의 양정훈 촬영감독 등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실력파 제작진이 참여했다.
장우진 감독은 “영화를 찍은 지 됐는데 코로나 때문에 늦춰지다가 개봉하게 됐다. 그래서 기쁘다. 걱정되지만 이런 자리를 만들 수 있어서 개봉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환 프로듀서는 “장우진 감독과 중학교 때부터 동네 친구로 성장해왔다. 서로 이제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네 필름이라는 작은 영화제작사를 만들었다. 서로 작품마다 연출과 프로듀서를 병행하기로 했다. 추웠던 겨울 촬영했고 너무 신기한 체험을 했다. 잊지 못할 영화였다”고 밝혔다.
장우진 감독은 “춘천은 김대환 감독과 어린 시절부터 지낸 고향이다. 뜻깊은 곳이고 학창시절에는 춘천이라는 곳이 싫었다. 뭔가 떠나야만 할 것 가고 서울에 와야만 성공할 거라는 편견을 갖고 왔다. 서울살이를 해보니 저에게 돌아가고 싶은 곳이었다. 오랜만에 춘천에 갔을 때 가까이서 보지 못한 매력을 알게 된 공간이다. 그곳에서 막연하게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때 가을이어서 이참에 사계절 시리즈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사계절 시리즈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죽기 전에는 만들 것 같다. 역량이 될 때 완성하는 걸로 노력해 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
‘죄 많은 소녀’ ‘도망친 여자’ 등을 통해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준 서영화, ‘남매의 여름밤’을 비롯해 장우진 감독의 전작에서 함께 한 양흥주, 특별한 계획 없이 춘천 청평사에 들린 젊은 남녀는 이상희 우지현이 호흡을 맞췄다.
서영화는 “시나리오는 있는데, 장면은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대사가 있는 게 아니라, 즉흥이었다. 시나리오에 대사가 있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그 인물로서 대화를 나눠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하기 전 부담이 많이 됐다. 사람이 하는 말은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인물의 말이 없어서, 사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 감독님하고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내 모습으로 가면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나만의 작업이 아니라 감독의 시선과 상대 배우가 있지 않나. 그래서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다. 그래서 감독님을 괴롭힌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흥주는 “‘새출발’이 감독님과 첫 영화였는데, 롱테이크로 찍었다. 이게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느꼈다.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다. ‘춘천, 춘천’에서도 흥주였다. ‘겨울밤에’서도 흥주다.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흥주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겨울밤에’는 제40회 낭뜨3대륙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청년심사위원상 수상을 비롯하여 제48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밝은 미래 부문, 제33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제33회 앙트레뷰벨포르국제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제62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글로벌 비전 부문에 초청됐다. 제22회 탈린블랙나이츠영화제에서는 서영화가 한국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고, 장우진 감독이 감독상을 거머쥐면서 2관왕을 기록했다.
서영화는 “그 현장에 제가 없었다. 감독님이 대신 받아와 줬다. 현장에 있었더라면 다른 생각이 있었을 텐데, 은주라는 캐릭터가 보편타당한 인물이라기보다 저에게 버거운 작업이었다. 기본인 서영화로 갔다. 다른 배우라면 또 다른 은주가 나왔을 거다. 내 의견이나 그런 게 많아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상을 받았을 때 신기하다 싶었다. 그 점이 놀라웠다. 현장에서는 제가 너무 힘들어서 다른 배우들도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영화를 다시 보고 나니까 다른 사람들이 함께했구나, 서로 의지했구나 싶다”며
장우진 감독은 “스토리를 따라간다기보다는 정서와 체험, 감각의 영화다. 일반적인 스토리는 아니로 색다른 경험을 남기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한겨울에 어딘가 홀로 떠나보고 싶은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겨울밤에’는 12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