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나의 위험한 아내’가 마지막까지 뜨겁고 강렬하게 휘몰아쳤다. 최종회에서 현실 해피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김정은과 최원영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영원의 사랑을 약속하는, 부부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결말이었다.
‘나의 위험한 아내’는 복합 장르물인 작품의 매력에 걸맞게 수많은 단서를 던지고 떡밥을 회수해 가는 반전 가득한 밀당 전개를 펼치며, 보는 내내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스토리의 마력을 발휘해왔다.
심리 스릴러의 쫄깃한 매력과 블랙 코미디의 신랄한 유머가 더해져 현실적인 부부담론의 허를 찌르는 ‘웰메이드 심리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24일 방송된 MBN-웨이브(wavve) 월화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극본 황다은/연출 이형민/제작 키이스트) 최종회는 순간 최고 5.2%, 전체 3.6%(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방송에선 김정은과 최원영을 비롯해 극중 모든 부부들이 ‘가장 어렵게 사랑하는 방식’인 결혼의 유지를 선택,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는 현실적인 해피엔딩이 펼쳐졌다.
극중 하은혜(심혜진)가 심재경(김정은)을 납치해 집안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이려던 순간, 김윤철(최원영)이 기적적으로 심재경을 찾아온데 이어 조민규(윤종석)까지 50억이 든 가방을 들고 집으로 들이닥치면서, 네 사람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운명의 조우를 하게 됐다.
하은혜가 조민규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후 라이터를 던져 불이 붙자 조민규는 몸을 날려 불을 껐지만, 하은혜는 다시 심재경을 향해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이때 김윤철이 심재경 대신 칼을 맞고 쓰러졌고, 분노한 심재경이 하은혜와 조민규를 향해 달려간 순간 양초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집에 불이 나고 말았다.
그로부터 3개월 후 화재 속 가까스로 구출된 심재경은 재활치료에 힘을 썼고, 김윤철 역시 무사히 회복해 목숨을 건졌다. 두 사람은 모든 것을 잃었지만 김윤철 누나의 치킨 집에서 함께 지내며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맛봤고, 심재경은 “레스토랑도 넘기고 50억도 잃어버렸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 잃어버릴 뻔했던 남편을 찾았으니”라는 말로 진짜 행복을 되찾은 데에 대한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이후 김윤철은 심재경이 20년 전 프랑스 유학 시절 납치 보험에 가입했으며, 납치 사건과 방화 사고가 일어남에 따라 무려 160억을 수령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앞서 심재경이 양초를 떨어트린 당시 집안엔 불이 붙지 않았고, 심재경이 하은혜 부부에게 “손을 잡자”고 설득한 뒤 방화를 일으켰으며, 두 사람에게 50억을 갖고 떠나라했던 사실이 밝혀졌던 것.
더욱이 심재경 부모님의 사망 후 보험 계약이 변경되면서 ‘수령인은 배우자로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던 터. 새로운 조항 ‘No.31’이 심재경이 말했던 ‘N31’의 진짜 의미였으며, 지금까지의 모든 계획이 이를 위함이었음을 알게 된 김윤철은 평생에 걸쳐 알아가도 모자랄, ‘가깝고도 먼 존재’ 아내의 이면을 새삼 깨달으며 탄복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김윤철은 본업인 쉐프의 자리로 돌아갔다. 심재경은 김윤철과 원 테이블 다이닝을 차리고 쇼핑몰 CEO로 활동하는 등
어느덧 다다른 결혼 10주년 기념 식사 자리, 두 사람은 여전히 굳건한 믿음과 미묘한 불신 사이를 오가면서도,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영원을 맹세하는 현실적인 해피엔딩을 맞아 짙은 여운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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