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웃사촌'의 이환경 감독과 배우 정우가 따뜻한 완벽주의자의 면모를 보였다.
25일 방송된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에는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이웃사촌'의 이환경 감독과 정우가 출연했다.
이날 한 청취자는 "이환경 감독과 박하선 씨가 영화 '챔프' 이후로 오랜만에 봤다. 감회가 새롭냐"라고 실시간 문자를 보내왔다. DJ 박하선은 "그러게 말이다. 이게 2011년 영화다. 시간 참 빠르다. 이환경 감독님은 여전히 머리숱이 많다"라고 말해 청취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하선은 공백이 길었던 정우에게도 근황을 물었다.
정우는 "쉬는 동안 운동도 열심히 하고, 책도 읽으며 지냈다. 술담배를 못해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20대 때는 근력 운동을 주로 했는데, 지금은 달리기, 걷기 등 유산소 운동에 힘쓴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 번 걸을 때 얼마나 걷냐"라는 박하선의 질문에는 "2만 보 정도 걷는다. 시간으로 따지면 세 시간 정도 걷는다"라 말해 청취자들의 놀라움을 샀다. 이환경 감독은 "(정우가) 촬영장에서도 계속 걸었다. 틈만 나면 걸어서 스태프들이 찾으러 간 적도 있었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다른 청취자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이후 7년 만이다. 뭐하고 지냈냐"라고 물었다. 이환경 감독은 "중국 유학을 다녀왔다. 해외에 있는 사람들의 정서를 건드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지냈다"라고 밝혔다.
이어 "7번방의 선물이 잘됐다. 1280만의 관객들이 봤다. 그래서 다음 영화에 대한 고민이 컸다. 공부에 매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1280만이라는 숫자 자체를 뛰어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더 좋은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하선은 "정우와 이환경 감독이 17년의 인연을 이어왔다고 하던데"라고 묻기도 했다. 이환경 감독은 "처음 봤을 때 신기하고 이상한 친구였다. 굉장히 개구쟁이 같았다. 신인배우인데도 자신감이 있었다. 오디션 장에 수백 명이 모인 데다가 공개 방송으로 진행돼 그런 자신감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정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우는 "이환경 감독은 순수한 열정, 겸손함이 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도 많이 느꼈다. 영화 촬영을 잘 마치기 위한 고사를 치를 때도 그게 느껴졌다. 히트한 영화를 찍은 감독이라면 다른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 대단하다"라고 화답했다. 이 감독은 "내 손을 잡아준 정우가 오히려 더 대단하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박하선은 "이웃사촌 출연자들이 말수가 너무 없어서 촬영장이 불편했다고"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환경 감독은 "연기를 잘하시다가도 컷 소리가 나면 조용하다. 내가 막 이끌었다"라고 고백했다. 정우는 "사실 감독님이 제일 말이 많았다"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감독은 "정우는 나가서 운동하고 있었다"라고 반격했다.
이날 이환경 감독과 정우는 영화를 준비하며 소품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도 밝혔다.
이환경 감독은 "금성 카세트라디오 같은 소품을 많이 사용했다. 집에서 쓰는 무좀약이나 집까지도 예전을 재현했다. 의상도 신경썼다"라고 말했다. 정우도 "냉철한 대권 역할을 맡은 만큼 처음에는 어두운 계통의 의상을 선택했다. (심경 변화가 있는) 후반에는 서민적이고 따뜻한 옷을 입고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DJ 박하선은 이환경 감독에게 선곡을 부탁했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 쓰면서 많이 들었던 곡이다. 음악에서 불나방의 열정이 느껴졌다. 불나방 같은 대권(정우)을 상상했다"라며 혁오의 '톰보이(Tomboy)'를 선곡했다.
노래를 듣고 온 후 DJ 박하선은 "영화가 2018년에 완성이 됐다고"라며 개봉이 늦어진 데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이환경 감독은 "그만큼 많이 보완해서 나왔다. 블라인드 상영도 많이 했다.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고 그랬다. 아마 우리나라 영화 중에 이렇게 많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영화는 없을 거다"라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정우의 극중 이름인 대권은 친한 지인의 이름이다. 오달수 배우가 맡은 역할인 '의식'이라는 이름도 아버지의 성함에서 따왔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면서 고민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이름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많이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DJ 박하선은 "그러면 일부러 안 좋아하는 사람 이름 가져와서 써도 되겠다"라고 농담, 이환경 감독은 "내 영화에는 완전 악인이 없다. 그래서 굳이 쓸 필요는 없다"라고 근사한 답변을 내놓았다.
방송 후반, DJ 박하선은 두 게스트에게 끝인사를 부탁했다.
이환경 감독은 "요즘 코로나 시대에 따뜻하고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영화 '이웃사촌'이 오늘 개봉한다. 마스크 잘하시고 영화 즐겨주시면 좋겠다. 가족 삼대가 같이 볼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정우는 "초대해줘서 고맙다. 씨네타운 청취자에게 처음 인사를 드리는데 중간에 '파워타임'이라
한편, 이환경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정우가 출연한 영화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와 새로운 비밀들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stpress1@mkinternet.com
사진|SBS 보이는 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