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철옹성'마저 뚫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1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Pop Duo/Group Performance'(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꿈'을 이뤄냈다.
25일 오전 2시(한국시간) 그래미 어워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1월 열리는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최종 후보가 공개됐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Pop Duo/Group Performance'(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는 한국 가수 최초의 후보 지명으로,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한국가수 최초의 기록을 또 하나 갖게 됐다. 국내 클래식이나 국악 관계자가 그래미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적은 있었지만, 한국 대중가수가 후보로 이름을 올린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특히 해당 부문에 아시아권 가수가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팝 역사에 남다른 성과로 기록될 영예다.
방탄소년단과 그래미의 인연은 '계단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은 '2019 그래미 어워드'에 한국 가수 최초 시상자 자격으로 공식 초청을 받아 무대에 오르며 그래미와 인연을 맺었으며, 이듬해 열린 '2020 그래미 어워드'에는 한국 가수 최초로 공연자 자격으로 출연, 릴 나스 엑스가 이끄는 'Old Town Road All-Stars(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 단체 무대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미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에서 수년째 수상을 이어온 것과 달리 그래미는 방탄소년단에게 좀처럼 후보 입성을 허하지 않아 안팎에서 그래미에 대해 백인 중심적,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쏟아졌다.
이번 그래미 노미네이트로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을 섭렵하는 금자탑을 쌓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해당 부문에서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운 디아', 저스틴 비버와 쿠아보의 '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수상을 겨루게 된다.
방탄소년단을 후보에 올린 '다이너마이트'는 지난 8월 발매 이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로 직진한 데 이어 현재까지 3개월째 롱런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현지 음악시장 주류 아티스트로 완벽하게 안착한 방탄소년단의 수상이 현실화 될 경우 이들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셈이 된다.
방탄소년단은 2021 그래미 어워드 후보 발표 직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힘든 시기, 우리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라며 "무엇보다 그래미 후보 아티스트라는 기적을 만들어주신 건 아미 여러분입니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그래미 어워즈는 전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에서 주최하는 음반 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지난 1959년 시작돼 올해로 63회째를 맞는다.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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