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은이 영화 `내가 죽던 날`로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스틸컷 |
대세 이정은(50)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김혜수와 호흡을 맞춘 영화 ‘내가 죽던 날’을 통해서다.
신예 박지완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김혜수 분),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이정은 분)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다.
↑ `기생충` 이후 `내가 죽던 날`로 스크린에 돌아온 이정은은 "사건 뒤 심리를 보는게 중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제공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요즘은 속도가 빠르고 직선적인 작품들이 유행을 많이 한다”며 운을 뗀 그는 “예전에 다큐를 하나 봤는데 어머니가 아들을 잃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다 나중에 터뜨린다. 이처럼 절망적인 순간이 올 때 인간의 반응이 어떤 게 솔직한 건지 생각하게 된다. 울고 터뜨리면 좋은 연기라고 평가받지만 삶은 실제로 그렇지 않다. 결정이 느린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매력을 느꼈고 어떤 배우들이 하게 될지 궁금했다”고 선택 동기를 밝혔다.
“압박감에 놓여있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사건을 위주로 보는 게 아니라 사건 뒤의 심리를, 인물의 마음을 보는 게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관심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죠. 무엇보다 김혜수라는 배우와의 만남이 기대됐고요.”
↑ `내가 죽던 날`에서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 순천댁을 연기한 이정은. 사진|스틸컷 |
“극 중 ‘순천댁’의 사연과 심리에 녹아들어가기 위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고, 전사도 만들어 보고 연구를 해봤는데…‘만약 나라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여러 가지를 떠올려보니 충분하게 이해가 됐어요. 가슴 아프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었고요.”
가장 힘들었던 건 짧았던 말하는 장면이었단다. “전혀 말하지 못하는 인물이 아주 어렵게 소리를 내는 장면에서 큰 압박감을 느꼈다. 후시 녹음 등 우여곡절 끝에 완성됐는데 감독님의 고민과 열정, 진심이 오롯이 느껴졌다
“이 장면을 통해 감독님에 대해 다시 한 번 응원하게 되고 또 놀랐어요. 여리여리한 외관과 달리 내면은 강인하고 뚜렷한 세계관도 있으시고요. 이런 창작자를 만났다는 게 반가웠어요. 다음 작품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기대돼요.”(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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