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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비규환’ 리뷰 사진=리틀빅픽처스 |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은 현아빠와 친아빠, 그리고 예비 아빠까지 그야말로 ‘애비’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토일(정수정 분)’이 겪게 될 코믹한 상황을 예고하는 설상가상 코믹 드라마다.
도도하고 화려한 아이돌 이미지가 강했던 정수정은 극중 임신부로 변신했다. 스틸컷부터 극 내내 기존의 크리스탈로서의 화려한 모습이 아닌 편안한 차림, 당차고 수수한 매력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애비규환’에서 정수정은 누구와 붙어도 어울리는 의외의 찰떡 케미를 보여준다. 신재휘와는 연상연하 커플로 알콩달콩 케미를, 장혜진과는 현실같은 리얼 투닥투닥 모녀케미를, 최덕문과는 새아빠로서 어색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단계적 케미를, 이해영과는 서로 닮았지만 으르렁 거리는 케미 등을 자랑한다. 여기에 다채로운 캐릭터와 만나며 정수정만의 자연스럽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토일이라는 캐릭터의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부분을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만든다.
토일이의 현실적인 부분은 이혼 가정이라는 소재에서부터 비롯된다. 토일은 자신이 이혼 가정의 자녀로서 엄마를 지켜봤을 때 ‘엄마는 불행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을 살아가는 캐릭터이다. 그러던 중 임신을 한 자신이 그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없애고자 5개년 계획을 세우며 스토리의 시작을 알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엄마 장혜진과 큰 갈등을 빚은 뒤 친아빠를 찾아 나서고, 그와 자신의 신랑이 될 사람, 새아빠 등과도 부딪히며 점차 그 계획이 틀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져 설상가상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런 부분들이 제목이 곧 ‘애비규환’인 이유이면서, 정수정이 이혼 가정의 딸로서, 이제 곧 엄마가 될 사람으로서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그려내는 계기가 된다.
정수정은 대구에 도착한 뒤 마주하게 되는 장소, 사람 등과 부딪히면서, 당찬 대사와 섬세한 표정 연기로 그런 감정을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친아빠를 만나기 전과 후 정수정의 감정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그렇기에 초반 토일이라는 캐릭터에게 ‘왜 그렇게 까지?’라는 의문이 든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그럴 수 있지’라는 공감으로 바뀐다.
여기에 장혜진과 정수정의 현실적인 모녀 모멘트는 대한민국의 딸이라면, 엄마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걱정은 잔소리로, 무심하게 내쳤지만 사실은 신경이 쓰이는 순간들이 이어지면서 모녀의 사이를 더욱 잘 이해시켜준다. 또한 장혜진의 진솔하고 솔직한 대사는 이혼 가정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깨준다.
다만 ‘애비규환’이 코미디 영화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는 아쉬운 부분이 남을 수 있다.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 속 웃음을 찾기는 다소 힘들다는 것. 물론 피식하고 웃을 정도도 종종 있지만, 이 부분도 분량이 크지 않은 강말금과 남문철의 등장 때가 대부분이다. 스토리와 적절한 코믹 대사 등으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려 하지만, 두 요소가 만나면서 시너지가 발휘되기는 커녕 밋밋하게 흘러가는 순간들이 다소 있다.
그런 아쉬움 속에도 현실 공감을 유발한다는 점, 정수정의 파격 변신, 자연스러운 연기를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