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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진이 '기막힌 유산'을 통해 코믹한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진중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배우 남성진(51)에게 또 다른 얼굴이 숨어 있었다. ‘기막힌 유산’애서 철없는 한량 같은 캐릭터를 차지게 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
남성진은 최근 종영한 KBS1 저녁 일일드라마 ‘기막힌 유산’(극본 김경희, 연출 김형일)에서 50년 전통 냉면집 부루나면옥 주인 부영배의 둘째 아들로 허세 가득한 부금강을 연기했다. ‘기막힌 유산’은 서른셋 무일푼 처녀 가장 공계옥이 팔순의 백억 대 자산가 부영배와 위장 결혼을 하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꽃미남 아들 넷의 새어머니가 되는 엉뚱 발랄 유쾌 발칙한 가족극으로, 최고 시청률 24%를 기록했다.
남성진은 “작품이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하고 아쉽다. 워낙에 좋은 팀워크였다. 시국이 시국이라 종영 파티도 하지 못했다. 섭섭하지만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다들 조심하고 별탈 없이 잘 지나가서 다행이다. 일일드라마를 6개월 끌고 가는 게 쉽지 않다. 변수도 많다. 나부터도 그렇고 다들 컨디션 관리에 힘써서 잘 마칠 수 있었다”며 “보통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 작품도 좋아야 하고 연기도 잘해야 하고 제작진도 호흡이 맞아야 한다. 운이 좋았다. 다 잘 맞았다”고 말했다.
‘기막힌 유산’에는 어떻게 합류했을까. 어느 날, 김형일 PD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갑자기 전화 와서 일일드라마도 하냐며 시놉시스를 읽어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고를 때가 아니라고 무조건 해야 한다고 했다. 시놉을 읽어보니까 주말드라마 느낌으로 가도 될 정도로 재미있었다. 처음엔 첫째가 아니라 둘째 금강이라고 해서 의외라고 생각했다. 터프하면서 망나니 같기도 하고 웃긴 역할인데, 내가 해본 적 없는 캐릭터라 걱정도 되고 선뜻 용기가 나지 않더라. 초반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연기를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남성진은 부금강 역을 맡아 가출에 노숙도 하고 파란만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혹시라도 너무 오버하는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다. 다행히 감독님도 작가님도 첫방 나가고 재미있다고 해주더라. 120회를 하면서 인생 역경을 다 겪어봤다. 연기하면서 재미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역할을 하면서 선배 연기자들의 장단점을 뽑아오려고 했죠. 예전에 드라마 ‘며느리 삼국지’에 아내(김지영)와 어머니(김용림)가 출연한 적이 있는데, 대가족 콘셉트였거든요. 거기서 홍학표 선배님이 맡은 역할이 한량이었어요. 왠지 그런 느낌이 생각나서 홍학표 선배님을 롤모델 삼아 연기했죠. 망가져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이런 역할이 낯설었고 수위 조절이 어렵기도 했어요. 반응에 호응하다 보면 오버할 수도 있어서 조절하는 게 어려웠죠. 그래도 더 할나위 없이 좋았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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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진은 `기막힌 유산`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가연과 다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가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남성진은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김가연도 다음에 또 연기하자고 하더라. 스태프들도 우리 신만 나오길 기다리더라. 그래서 더 준비해야 했다. 현장에서 실망 시키고 싶지 않아서 둘이서 준비도 연습도 많이 했다. 이것저것 하자고 하면 귀찮고 힘들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잘 맞춰줬다. 김가연은 정말 쾌활하고 명랑하고 또순이다. 저희가 광주댁이라고 부르는데, 정말 못하는 요리가 없다. 도시락을 챙겨와 나눠주더라. 연기하랴 애 키우랴 힘들 텐데 정말 슈퍼우먼 같더라”며 치켜세웠다.
아버지로 나온 박인환, 형제로 출연한 강신조, 신정윤, 박신우와도 가족처럼 지냈다. 그는 “감독님부터 해서 제가 중간 서열이다. 아래위를 건사해야 하지 않나. 돈 걷어서 같이 할 일 있으면 나서서 하기도 했다. 다행히 ‘전원일기’를 한 게 도움이 됐다. 그 작품은 어르신들이 많았고, 내 밑으로는 없었다. 그때 많이 배웠다. 그래서 중간에서 조율하고 분위기를 끌어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종합예술이라는 건 결국 팀워크예요. 저희 부모님은 화면을 보면 팀워크가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화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