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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도굴`로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배우 조우진.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그야말로 변신의 귀재, 한계 없는 연기력이다.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는 섬뜩한 악인의 카리스마로, ‘남한산성’(2017)에서는 내면의 고뇌를 묵직하게 그려냈다. ‘강철비'(2017)에선 북한 암살 요원으로 분해 강렬한 격투, 총기 액션까지 선보이며 대체불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번엔 코미디까지 섭렵한, 배우 조우진(41) 얘기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로 무서운 존재감을 드러내온 조우진이 진지함을 쏙 빼고 인디아나 존스의 모자를 눌러쓴 채 나타났다. 영화 ‘도굴’(감독 박정배)을 통해서다.
“코미디 연기가 정말로 어렵더라”고 운을 뗀 조우진은 “워낙 잘 하시는 분들이 많아 차별화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막막했다. 그저 진정성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 분)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물. 조우진이 분한 존스 박사는 고분벽화 도굴 전문가로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일단 캐릭터가 호감형으로 보이도록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영화를 보며 캐릭터를 흉내내는 삼촌 혹은 사촌 형들 모습을 보면서 느껴지는 아재미 같은? 멋스러움도 있지만 왠지 모를 안쓰러움도 함께 담으려 했어요. 큰 웃음은 못 드리더라도 피식하고 미소 한 스푼 갖고 가실 수 있도록요.(웃음)”
코미디 연기에 담은 진정성이란 무엇일까. 다시 물으니 “최대한 캐릭터를 상황에 맞게 잘 살려 연기하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도깨비’ 때도 그랬는데…시나리오대로 주어진 상황에 맞게 진지하게 하니 재밌게 봐주시더라고요. (코미디는) 유쾌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 뒤에서 굉장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너무 어렵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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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진은 어떤 역할이든 자연스럽게 호감 가도록 연기한다고 밝혔다.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3~4편 동시에 하기도 했는데 그럴 땐 솔직히 정체성에 혼란성이 오기도 했어요. 스스로 채찍질을 하면서 다잡고 꾸역꾸역 버티기도 했죠. 제 연기는 부족하지만 주변의 도움이, 응원이, 진심이 그 힘든 시간을 잘 넘기게 해준 것 같아요. (대중의)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부담감을 느끼긴 하지만 더 잘하고 싶다는, 건강한 에너지로 사용하고 싶어요.”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를 끌게 된 만큼 스스로 부지런히 채찍질을 하고 있단다. 조우진은 “부담감과 긴장감이 없으면 도전 의식도 없어질 것 같다. 늘 안고 가야 하는 숙제”라며 “따뜻한 응원만큼 냉철한 지적에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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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도굴` 조우진 포스터.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가장 두려운 게 뭐냐”라고 물으니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것”이란다. 그는 “작품마다 ‘꼴보기 싫지는 않았냐’고 묻곤 한다”며 “보는 게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너무 쉴 틈 없이 달리다 보니 주변에서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말씀을 더러 해요. 물론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작품이 없었거든요. 늘 초심을 잃지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