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지선(36)이 생일 전날인 지난 2일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연예계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3일 세상에서 가장 슬픈 생일을 맞이한 고인을 위한 연예계 동료들의 조문이 밤새 이어졌다.
박지선은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조사 중이나 외부 침입 흔적이 없으며 현장에서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성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박지선은 생전 지병(햇빛 알레르기)을 앓고 있었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돼 극심한 고통을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작은 수술을 받은 그는 일정 회복기 이후 공식 스케줄도 잡혀 있었으나 이날 뜻밖에 유명을 달리했다.
당일 저녁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된 박지선의 빈소에는 황망한 표정으로 달려온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생전 선했던 고인의 인품과 다방면에서의 활약을 보여주듯 개그계뿐 아닌 연예계 전반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평소 박지선과 남다른 우정을 자랑해 온 '절친' 박정민은 빈소 조문이 시작되기도 채 전에 가장 먼저 달려와 장례씩장 앞에 붙어 박지선 모녀의 사진을 보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평소 행사 등으로 박지선과 친분을 쌓은 박보영도 한달음에 빈소를 찾아 고인을 넋을 위로했다.
몇몇 개그맨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급히 떠난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했다. 이 중 안영미는 당일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를 진행 도중 비보를 전해 듣고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며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어 더욱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빈소 조문 외에도 별들의 추모가 온라인 상에도 쏟아졌다. 김원효, 오지헌 등은 박지선의 비보가 들려온 직후 "믿어지지 않는다"면서도 박지선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지민은 "카톡의 1이 없어지질 않아"라며 슬픔을 드러냈다. 김지민은 자신의 SNS에 "선후배로 만나 동갑 친구로 지내면서, 서로의 허물보단 서로의 매력을 얘기하느라 웃고 웃느라 눈물도 찔끔 보이고, 그것조차 소소한 행복으로 느꼈던 너와의 시간들이 가슴이 시리도록 그립고 아프다"라고 적었다.
김지민은 이어 "지선아. 지선아. 카톡의 1이 없어지질 않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 아직 이곳에 있다면 이 글 좀 꼭 읽어줘. 한 번 더 살펴보지 못해서 미안해. 세월의 핑계로 가끔 안부 물어서 미안해"라며 생전 다하지 못한 우정을 슬퍼했다.
박슬기는 자신의 SNS에 "언니의 멋진모습 닮고 싶어 영상도 많이 찾아봤는데... 언니 덕분에 도움 많이 받고 있다고 감사인사 전해야지, 언젠가는... 했는데... 제가 인사가 너무 늦었나봐요"라면서 "언니 고맙고 감사했어요. 많은 분들이 언니를 보고 웃으셨던 만큼 저역시 언니 덕분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고민, 걱정, 아픔없는 곳에서 부디 행복하시길 기도할게요"라며 박지선을 추모했다.
샤이니 키는 "누나 항상 고마워요. 온 마음으로 표현하지 못해서 미안했어요. 이제 편히 쉬길 기도할게요"라는 글과 함께 박지선과 찍은 두 장의 사진을 공개했으며, 슈퍼주니어 이특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내 휴대전화에는 이제 걸어도 받지 않는 전화번호들이 많아지는거 같아서 속상하고 슬퍼지는 현실입니다. 그곳에서는 아프지말고 행복하길 기도합니다"라며 고인이 된 동료를 애도했다.
'하이킥' 인연의 배우 박하선은 "글을 읽고 팬이 되었고 같이 하이킥에서 연기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었는데 가까이에서 본 그녀는 너무 멋진 배우이기도 했습니다"라고 적으며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고, 백진희 역시 "따뜻하고 선하고.. 참 좋은 사람이였는데.. 오랫만에 만나도 늘 한결같은 언니였는데... 마음이 아프네요.. 부디 하늘에서는 편히쉬길 기도할께요"라고 애도했다.
허지웅 작가는 "박지선님과 어머니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책에서 발췌한 글을 올렸다. 마술사 최현우는 박지선의 사진과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곳에서 마음껏 웃으시길"이라고 전했으며 가수 겸 배우 준호와 하리수, 가수 현진영, 방송인 장영란 등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길"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생전 박지선이 팬심을 공개적으로 과시했던 펭수는 공식 SNS를 통해 지난해 연말 '2019 EBS 연예대상 파자마 어워드'에서 박지선과 커플의상을 입고 함께 무대에 나선 모습의 사진을 올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누리꾼들도 큰 충격과 슬픔 속 고인에게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박지선의 절친인 배우 이윤지의 SNS 속 박지선의 코로나19 '덕분에 챌린지' 게시물에는 추모글과 함께 이윤지를 위로하는 글이 쏟아졌다.
만인을 슬픔에 빠지게 한 박지선 모녀의 장례식은 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 엄수된다.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KBS2 '가족의 탄생',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의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시청자를 만나온 박지선은 올해 3월까지 EBS '고양이를 부탁해' MC로 활약하고 불과 한 달 전까지도 위클리, 베리베리 등 아이돌 쇼케이스 등 다양한 행사 진행자로 나서왔지만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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