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이 PD가 코로나19로 여행의 매력을 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KBS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1박2일’의 정체성 중 하나는 ‘여행’이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촬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때 ‘1박2일’ 제작진은 ‘특산물 삼국지’ ‘두루가볼’ 특집을 선보이며 호평을 끌어냈다.
방글이 PD는 “저 역시도 아쉬움이 크다. 시즌 시작하고 처음 생각한 게 이전 시즌의 역사를 가져가면서 예쁜 풍경을 담고 싶었다. 여행 느낌을 내고 싶었는데 코로나가 터져서 아쉽고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산물 삼국지’나 ‘두루가볼’을 했던 것도 비록 여행을 많이 못 가고 풍경을 못 보여주지만 게임 쇼이자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본질을 잃고 싶지 않았다. 여섯 명이 ‘1박2일’ 여행을 가서 한다는 결을 가지고 가고 싶어서 ‘두루가볼’ 여행지 소개를 했다. 2탄은 똑같이 하고 싶지 않아서 여행지 말고 특산물 소개를 해보면 어떨까 싶더라. 특산물 소개도 ‘1박2일’에서 많이 해온 거라지 않나. 코로나가 당장 없어지고,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원래대로 여행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더라도 ‘1박2일’ 결을 버리지 않는 선에서 진화하고 발전해갈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계속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임 아이디어를 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터. 방글이 PD는 “작가들이 고생한다. 게임 회의가 오래 걸린다. 연출진까지 스무 명 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댄다. 아이디어 내는 게 어렵다. 보통은 여행지와 특산물 등에 힌트가 있다. 코로나19로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다. 게임 아이디어를 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시뮬레이션한다. 저희가 6층에서 제일 시끄러운 팀이다. 회의실에서도 게임을 한다. 당일날 촬영장에서 컨디션 보고 시뮬레이션하지만, 이 게임이 성립되는지 안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사무실 복도나 옥상이나 마당에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1박2일' 방글이 PD가 딘딘의 예상 못한 활약이 펼쳐진 '방토피아 특집'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방글이 PD에게 기억에 남는 회차를 물었다. 그는 “정말 다 기억에 남는다”며 “최근 회차를 말하자면, 코로나19 때문에 준비한 ‘방토피아’가 있다”고 답했다. ‘방토피아’는 제작진의 개입없이, 멤버들끼리 촬영한 특집이다. 딘딘이 힌트 없이 자물쇠를 열면서, 제작진이 준비한 게임들이 무용지물이 된 회차다.
방글이 PD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일 때라 제작진을 최소화하고, 제작진 개입 없이 찍어보자고 했다. 멤버들도 점점 친해지고, 멤버들끼리만 있을 때 나오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해 기획한 게 ‘방토피아’다. 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멤버들만의 분위기가 1편에 잘 담겨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방토피아’ 2편에는 사건이 많았다. 딘딘이 사고를 쳤다. 역시 제작진 계획대로 되는 게 없더라. 그런 와중에 딘딘이 이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게 느껴지더라.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겨서 안쓰럽고 고맙고 귀엽더라. 자물쇠를 다 열어버려서 미울 수도 있지만, 사건을 만들고 애쓰는 모습이 프로그램에 담겨서 귀엽게 봤다. 저희도 애정을 가지고 편집했다”고 귀띔했다.
또한 방글이 PD는 “제작진과 멤버들과 관계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게 우리끼리 이야기가 아닐까 고민한다. ‘제작진vs멤버’가 축이다. 그런데 이번 편은 멤버들과 제작진의 vs가 아니라 같이 한다는 결이 보인 회차라 좋았다”고 말했다.
‘1박2일’ 제작진은 최대한 멤버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이를 프로그램 안에 반영하려 노력 중이다. 최근 1년을 돌아보며 멤버들이 언급한 ‘밥차, 만보기’ 등을 ‘방토피아’ 특집에 도입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방글이 PD는 “문세윤이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예능을 많이 해서인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준다. 사소한 아이템이라도 이렇게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해주더라. 연정훈은 편하게 희망 사항을 이야기하는 편이다. 여섯 명이 뭘 하면 좋겠다는 걸 자주 말한다. 그게 예능적인 게 아니더라도 뭘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포인트를 예능적으로 가져가면 좋을 수 있다 싶어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밥차를 달라고 해서 바로 반영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템으로 반영하려 한다. 멤버들이 하고 싶다는 걸 했을 때 반응이 제일 좋을 수밖에 없다. 리액션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멤버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려고 한다. 평소 멤버들이 생각한 것 중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에 귀 기울여서 가져왔을 때 리액션이 커서 앞으로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 '1박2일' 방글이 PD가 김연아와 한가인에 러브콜을 보냈다. 사진|스타투데이 DB |
1주년 특집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방글이 PD는 “1주년 특집도 준비하고 있고, 여러 기획을 준비 중이다. 실행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출연자들의 친구를 부른다거나 컬래버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 프로젝트까지는 아니지만, 호흡을 길게 가져갈 특집도 생각하고 있다. 큰 프로젝트 준비하고 있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모닝엔젤'에 대해서도 기대를 당부했다. 딘딘 어머니나, 자신처럼 예상 못한 모닝엔젤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는 것. 방글이 PD는 “모닝엔젤도 새로운 건 아니다. 이전 시즌에 나온 거다. 매주는 아니지만 기존의 모닝엔젤 틀을 깨는 모닝엔젤이 적재적소에 또 깜짝 등장할 예정이다.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니 기대해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1박2일’에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을까. 그는 “김연아를 꼭 초대하고 싶다”며 “쌩뚱 맞게, 갑자기가 아니다. 김연아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동계스포츠를 위해 힘쓰고 있지 않나. 겨울이 오고 동계 스포츠에 대한 조명이 필요할 때 김연아를 모셔서 ‘1박2일’ 동안 함께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연정훈 아버지 연규진도, 아내 한가인도 뵙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곧 1주년”이라고 밝힌 방글이 PD는 “여전히 아직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밝혔다. 이어 “‘1박2일’의 역사가 길다. 1년으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아직도 부족한 게 많지만, 앞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박2일’은 오래된 프로그램이죠. ‘런닝맨’이 옆에서 잘 버텨줘서 감사해요. 오래된 프로그램인 만큼 그 역사를 잘 가져가고 싶어요. 계속 변화하고 진화해야 하죠. 그러면서도 큰 축은 순한 맛이라고 생각해요. 밥을 안 먹고 몸이 힘든 프로그램이지만, 그걸 가져가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거죠.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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