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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마친 지수는 나쁜 남자 캐릭터가 흔한 요즘 건실한 서환 캐릭터에 끌렸다고 말했다. 제공| 키이스트 |
배우 지수(27)는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 연출 오경훈, 이하 '내가예')에서 가장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청년 서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고등학생 때 만난 교생 선생님에 빠진 뒤 10여년의 세월을 한 사람만 바라보는 열정적인 '첫사랑'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렘과 안타까움을 안겼다. '내가예' 종영 후 지수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지수는 드라마 시작 전 제작발표회에서 '유기농 채소같은 보기 드문 청년'이라고 '서환' 캐릭터를 표현했다. 드라마 속 서환은 지수의 설명대로 굉장히 순수하면서 때묻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였다. 지수는 "어머니가 드라마를 보면서 '저런 애가 요즘 어디 있냐. 드라마적인 인물이다. 너랑 너무 다른 것 같다'고 하시더라. '네가 연기를 잘하는 거였구나?'라고 놀라시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환이는 그만큼 순수하고 착하다. 부모님께도 잘하고. 그런 부분은 닮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어머니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재치있게 덧붙였다.
'내가예'는 요즘 보기 드문 진한 정통 멜로였다. 지수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묘하게 궁금했다"고 말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서정적이었어요. 이런 이미지의 작품이 드물기도 하고요. 묘하게 어딘가 궁금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 '서환'이라는 인물이 건전하고 건장한 캐릭터라는 점이 좋게 느껴졌어요. 나쁜 남자 캐릭터가 참 많은데 착하고 건실한 환이 같은 캐릭터가 끌렸어요. 또 성인이 되어 돌아와 '내 인생 망치고 싶어요'라고 할 때. 순수 청년이 변한 포인트가 매력적이었어요."
서환은 자신이 아닌, 형 서진(하석진 분)을 사랑하는 첫사랑 오예지(임수향 분)를 위해 마음을 접고 형이 집 밖을 떠돌 때도 죄책감에 힘들어 하면서도 집을 지키는 자기희생적이고 이타적인 인물이다. 지수는 자신과 서환의 성격을 언급하며 "환이에 비하면 나는 '나'를 중요시 생각한다. 저런 삶을 사는 사람도 있구나 배운 점이 있다. 제게 그렇게 살라고 하면 힘들 것 같다. 환이는 본인 행복이 1순위가 아니다. 저도 물론 이타적일 때가 있기는 하지만 저는 제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이의 행동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여러번 있기는 했지만 연기하면서 환이 입장에서 다 납득하고 받아들이게 됐다"고 캐릭터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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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수는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 임수향에게 고마워했다. 제공| 키이스트 |
드라마 작업을 하다 보면 작가와 감독의 의견 외에 연기하는 배우의 의견이 수용되는 경우도 있다. 지수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작품을 하면서 내 의견을 낼 때도 있지만 이번에는 신뢰하고 작가님, 감독님께 맡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수는 "특히 감독님은 '불새' 등 작품을 많이 한 분이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 보다는 주어진 것을 잘하자는 것이 1순위였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첫사랑이자 형수가 된 임수향에 대해서는 "호흡이 너무 좋았다"면서 "배려를 많이 해주더라. 제 신을 찍을 때도 최선을 다해 연기해줬다. 상대 배우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며 고마워했다.
극중 지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오예지와 자신을 좋아하는 앰버(스테파니리 분)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했다. 서환이 아닌 지수라면 누구를 택했을까.
지수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여자를 선택한다. 무조건이다. 좋아하는 여자가 절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게 제일 어렵고 잘 안될 때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선택은 그럴 것"이라며 장난스레 웃었다. 그러면서 이상형으로는 "항상 달라지지만 말 잘 통하고 대화가 재미있는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내가예'가 방송되는 동안 서진을 응원하는 쪽과 서환을 응원하는 쪽으로 나뉘어 시청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하는 등 로맨스 향방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말은 오예지가 서진과 이혼하고 서환과도 짧은 추억만을 남긴 채 떠나 아쉬움을 남겼다. 지수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는 말은 가식적인 것 같다"면서 "열려있는 결말이라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결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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