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하루' 배우들이 1년만에 만나 팬들과 드라마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의 '서울드라마어워즈 2020' 한류드라마 부문 우수상 수상을 기념해 리마인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혜윤, 로운, 이재욱과 김상협 감독, 김선영 평론가가 참석했으며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배우들과 김상협 감독은 1회부터 마지막화까지 명장면을 감상했다. 김상협 감독은 "오랜만에 봤는데 배우들이 너무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관도 복잡하고 감정선도 다양한데 그 안에서 한 줄기 이야기의 끈을 놓고 가지 않으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만들 땐 힘들었는데 시간 지나서 보니 감회가 새롭다. 노력했던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하루 역을 연기한 로운은 "정말 좋은 감독님, 동료들과 함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시보니 그때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계절이 주는 향. 그런 냄새도 난다. 정말 신기한데 매 순간 최선 다해서 이런 생각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캐릭터가 되게 멋있었구나싶다. 감사하고 소중한 기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윤은 "큰 스크린으로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엄청 더운날 시작해서 추운날 마무리를 했다. 다시 영상을 보니 기억이 떠오르면서 한여름밤 꿈같다. 다시 보니 설렌다"고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이재욱은 극중 악역에 속하는 백경 역을 맡았다. 이재욱은 영상을 본 뒤 "방송될 때만 해도 그냥 저런 역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진짜 너무 못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하루와 단오의 클리셰를 만들어주는 역할이었는데 다시보니 감회가 새롭고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런 캐릭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팬들에 다시금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극중 은단오 역을 맡은 김혜윤은 자신의 시선으로 극을 이끌어가면서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 '분량요정'으로 활약했다. 이에 대해 김상협 감독은 "캐릭터 면에서 달라야 했다"면서 "김혜윤이 (스테이지와 쉐도우에서) 1인 2역을 한다. 재능이 많고 해석력이 뛰어나서 많은 디렉팅을 안줘도 잘 채웠다"고 극찬했다.
김혜윤은 "촬영하면서 액션에 살짝 눈을 떴었다. 생각보다 와이어 등 액션신이 많아 흥미를 느꼈었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어떻게 스테이지와 셰도우를 구분해야 시청자들이 한번에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색감을 다르게 해주시겠다고 해서 마음놓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혜윤은 또 "외관상으로는 단순하고 풋풋한 로맨스지만 연기를 하면서 단오에게 많이 배웠다. 좌절하고 밀고 넘어트려도 일어나는 모습이 오뚝이 같더라. 심장병을 가진 고등학생에게 그보다 몇년 더 산 제가 배울 점 많이 느껴져 애틋했다"고 말했다.
김상협 PD는 또 "단오(김혜윤 분)와 하루(로운 분)는 가야하는 길도 있고 롤도 있다. 그런데 백경(이재욱 분)에 미안하고 고마운 게 설정 해주지 않은 것을 감정선 끌어모아서 단오에 헌신적으로 임하는 인물로 표사하더라"고 이재욱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 속) 구조가 가지는 구성에서는 삼각관계 디테일이 없는데 백경이 감정을 투영하면서 단오에게 보내더라. 그런 면이 짠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더 부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욱은 "PD님이 셰익스피어 이야기를 자꾸 했다. 4대 비극 인물들을 비유하면서 이야기를 하더라. 감독님이 왜 자꾸 멕베스 오셀로 등의 이야기 할까 생각해보니 정답이 하나더라. 어쨌든 비극적인 인물이라는 걸 잘 설명해주라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재욱은 "후반부 백경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후반부에는) 다 내려놓고 한 것 같다"면서 "(단오-하루)러브라인은 훼방 놓아서 미안하다. 그래도 둘이 잘 했으니 제 역할은 잘한거 아닌가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하루'가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즌 2에 대한 팬들의 요청도 많다. 이에 대해 김상협 PD는 "이 이야기에 대한 계획을 처음으로 세웠을 때 시즌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학교 이야기가 담긴 '비밀'이 시즌 1, '능소화'가 시즌 2, 블랙홀이 나오는데 그 곳을 통한 작가와의 교감, 미지의 영역을 시즌 3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처음 제작 당시 시즌제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고. 김상협 PD는 "제작에는 기타 요소들이 많다. 회사에서 하나라도 잘 만들어보라고 하더라. 세번째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능소화를 가져와서 교차로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어하루'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배우들이 너무 바쁜 관계로 3명이 다 모일 수 있을까 우려 있다"면서도 "만약 하게 된다면 다른 스핀오프 개념으로 할 수도 있을거 같다. 참석할 수 있는 배우 있다면 기꺼이 제작에 참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어하루'를 사랑해주는 팬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욱은 "(방영) 1년이 지났는데 많은 팬들이 아직 계시는 것 같다. 이런 자리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혜윤 역시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 많이 받는다는
로운도 "각자 (배우들이) 캐릭터을 사랑하고 드라마를 좋아한 만큼 (시청자분들도) 사랑주셔서 감사하다. 1년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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