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고두심부터 가수 임영웅까지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을 빛낸 스타들의 재치있거나 감동적인 말들을 모아봤다.
28일 오후 ‘2020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배우 장동윤 방송인 장예원이 MC를 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이 주관하는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은 올해로 11회를 맞이했다. 가수 배우 희극인 성우 방송작가 연주자 안무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대중문화예술산업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 하기 위해 마련된 시상식으로,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이다.
◆ 고두심 “22년 동안 대한민국 맏며느리, 어깨 짓누르기도”
고두심은 대중문화예술상의 가장 큰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고두심은 이날 “연기자로 대상 탈 때 기분과 다르다. 사람이 살면서 40이 넘으면 얼굴이 훈장이라고 한다. 자기 얼굴을, 인생을 책임지라는 말인 줄 알고 있다. 내가 연기자로 1972년도 4월에 입문해서 1980년대에 ‘전원일기’로 22년을 대한민국의 며느리, 큰 며느리를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게 어깨를 짓눌렀다. 제주도가 고향인데, 제주도에서 올라온 사람은 저런 사람이라고 해서 어깨가 짓눌렸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그렇게 살아온 세월의 흔적으로 처음에는 무거웠다. 제주도 사람은 저런 사람이다, 맏며느리를 저래야 한다, 엄마는 저래야 한다고 살아오다 보니까 괜찮더라. 그리고 많은 분이 어디 가서 고두심 그러면 일단 신뢰를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고두심은 “그게 어디냐. 사람이 살면서 신뢰를 받는다는 건 중요하다. 신뢰한다는 건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내 인생은 정말 그 무게 만큼이나 힘들어할 건 아니다 싶다. 복 받은 거다. 감사하며 살고 있다. 훈장이라는 건 무게가 확실히 다르다. 앞서 대중문화에 일생 바쳤다는 문구가 나왔는데 아직 많이 남았다. 앞으로 무게감에 의미를 두고 책임을 다하는, 노력하는 연기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해 감동을 더했다.
◆ 변희봉 “돌아가신 아버지, 꿈에 오리라 믿어”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배우 변희봉은 “별별 일이 다 생긴다고 어른들이 말했다. 내가 이 변희봉이 별별 일이 생겼다”며 “성우 연극 텔레비전 영화 이걸 넘나들면서 크게 내놓을만한 것이 없는데, 참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나같이 조연을 많이 한 사람도, 세월이 가면 이런 큰 훈장을 받을 수 있겠다 싶다. 후배들과 동년배들에게 좋은 기회로, 영광으로 알고 정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나와서 안경을 벗고 두 눈으로 이 상을 받았다. 가문의 영광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면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훨씬 더 훌륭한 연기로 보답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수훈 소감을 털어놨다.
변희봉은 “어느 시상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아버지 꿈에라도 뵙자고 했다. 우리 시대 사람들이 이 예술계통에서 일한다는 건 참으로 힘들었다.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아버님이 죽어도 서울 가면 안 된다고, 죽어도 그건 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죽어도 해야겠다 싶었다. 도망 나오고 오늘에 이르렀다. 큰 상을 받게 됐다. 어깨가 무겁다. 이 훈장을 받았는데, 반드시 아버지가 오리라 믿는다. 나도 드릴 말씀이 있을 것 같다”며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전했다.
◆ 윤항기 “훈장 받을 줄 몰라, 행복한 연예인”
가수 윤항기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윤항기는 “대한민국 1세대 그룹사운드 록가수 바로 그 윤항기가 60년 동안 활동하면서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훈장을 받으리라 미처 몰랐다. 너무 행복한 연예인이다. 올해가 데뷔 60주년이다. 결혼 50주년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했다. 기념 공연도 못 하고, 금혼식 여행도 못 가서 우울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은관 훈장을 줘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준 대한가수협회 이자연 회장 감사하다. 대한민국 최초의 록그룹을 동료들과 시작하면서 불모지에서 오늘의 K-팝의 씨앗을 이룬 게 자랑스럽다. 행복하다. 이 모든 기쁨과 영광을 대한민국 그룹 사운드 록가수 여러분들과 기쁨을 나누겠다.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과도 기쁨을 나누겠다”고 이야기하며 데뷔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 임하룡 “손주가 임영웅 사인받아 달라고”
코미디언 임하룡은 보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임하룡은 “재수 없는 임하룡이 훈장을 다 받는다. 돌이켜 생각해볼 계기가 된다. 희극인을 대표해서 선후배들 대표해서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 여러분 웃겨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돌아가신 아버님, 어머님께 얼른 보여드리고 싶다”며 “힘든 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같이 기쁨을 나눠주고 싶다”고 고백했다.
임하룡은 가족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며 “손주는 내가 상 받는다고 하니까 방탄소년단 사인받아오라고 했다. 작년에 받아서 안 나온다고 했더니, 임영웅 사인받아 달라고 하더라”며 너스레를 떤 뒤, “100세 시대다. 이상을 계기로 더 열심히 웃겨드리겠다”고 덧붙였다.
◆ 김희애 “어머니 좋아해, 효도한 기분”
김희애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김희애는 “마스크 쓰는 게 적응되지 않는다. 축제 즐기는 게 어색하다. 뜻깊은 행사에 존경하는 고두심 변희봉 연기자분들 여러 대중 예술인분들 뵙게 돼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부부의 세계’ 덕에 이 상을 받은 것 같다. 같이 연기하고 뒤에서 도와준 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식구들에게 고맙다”며 드라마 ‘부부의 세계’ 팀과 가족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김희애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더라. 효도한 기분이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천호진 “돌아가신 아버지에 못한 말, 사랑합니다”
천호진은 “직업적으로 오래 했는데 큰상 주셔서 감사하다. 선배들 앞에 앉아 있는데, 저도 이제는 현장 가면 연장자다. 상을 쪼갤 수 있다면 같이 열심히 노력해준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아쉽다. 대표로 받은 거라고 생각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계속해서 천호진은 “‘한번 다녀왔습니다’ 중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끝까지 보고 가셨으면 좋으셨을 텐데. 아버지에게 평생 못한 말 드리겠다. 감사하고 수고하셨고 사랑합니다”며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천호진의 아버지는 1세대 프로레슬러 천규덕으로, 지난 6월 별세했다.
◆ 윤유선 “번쩍번쩍 빛낸 적 없는 배우지만”
윤유선은 이날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그는 무대에 올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상을 받는 건 축복이다. 감사하다 언제 그렇게 한번 번쩍번쩍 화려한 빛을 낸 적이 없는 배우다. 그렇지만 제게 주어진 자리에서 빛을 발한 것에 대해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대중문화예술가들이 빛을 발하기 전까지 뒤에서 끊임없이 도와주고 빛을 발하는 스태프 덕이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부족한 엄마 아내인데, 날 사랑하고 지켜주는 가족에게 감사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 강하늘 “수염? 다른 작품 촬영 중이라”
강하늘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수염을 기른 채 등장한 그는 “수염은 다른 작품 촬영 중이라 밀지 못하고 왔다”며 쑥쓰러워했다. 이어 “큰 상을 줬을 때 내가 뭘 했다고 받을 수 있는지 생각했다”며 “이 상은 ‘동백꽃 필 무렵’ 같이 만든 옹산 식구들 다 올라오기 벅차서 제가 대신해서 받은 거다. 저희 어머니 고두심 감사하다. 작가 감독님, 옹산 식구들 덕에 대표로 받는다. 너무 너무 감사하다. 좋은 연기자 되기 전에 좋은 사람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 임영웅 “위로가 되는 목소리 들려드릴 것”
문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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