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고두심 변희봉, 가수 윤항기가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8일 오후 ‘2020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배우 장동윤 방송인 장예원이 MC를 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이 주관하는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은 올해로 11회를 맞이했다. 가수 배우 희극인 성우 방송작가 연주자 안무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대중문화예술산업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 하기 위해 마련된 시상식으로,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이다.
대중문화예술상의 가장 큰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은 영화 ‘괴물’ ‘옥자’ 등에서 열연한 배우 변희봉과 드라마 ‘전원일기’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배우 고두심, ‘여러분’을 작사·작곡한 가수 윤항기 등 3명이 수훈했다.
변희봉은 “별별 일이 다 생긴다고 어른들이 말했다. 내가 이 변희봉이 별별 일이 생겼다. 제가 있는 엔터테인먼트에서 팩스가 왔더라.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 예비후보로 오른 것 같다고 하더라. 그 예비후보가 마음에 들었다. 얼마나 좋냐. 기뻤다. 안사람에게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거 해달라고 했다. 내가 훈장 받는데, 예비후보로 올랐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예비후보처럼 좋은게 어디 있냐. 다음 날 엔터테인먼트 직원이 집에 와서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 절대로 남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조용히 있었는데, 10월에 훈장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뛰더라. 성우 연극 텔레비전 영화 이걸 넘나들면서 크게 내놓을만한 것이 없는데, 참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나같이 조연을 많이 한 사람도, 세월이 가면 이런 큰 훈장을 받을 수 있겠다 싶다. 후배들과 동년배들에게 좋은 기회로, 영광으로 알고 정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오늘 이 자리에 나와서 안경을 벗고 두 눈으로 이 상을 받았다. 가문의 영광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면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훨씬 더 훌륭한 연기로 보답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수훈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느 시상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아버지 꿈에라도 뵙자고 했다. 우리 시대 사람들이 이 예술계통에서 일한다는 건 참으로 힘들었다.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아버님이 죽어도 서울 가면 안 된다고, 죽어도 그건 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죽어도 해야겠다 싶었다. 도망 나오고 오늘에 이르렀다. 큰 상을 받게 됐다. 어깨가 무겁다. 이 훈장을 받았는데, 반드시 아버지가 오리라 믿는다. 나도 드릴 말씀이 있을 것 같다. 대중문화예술을 사랑해주는 분들께, 대통령님과 장관님께 감사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항기도 감동의 소감을 전했다. 윤항기는 “대한민국 1세대 그룹사운드 록가수 바로 그 윤항기가 60년 동안 활동하면서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훈장을 받으리라 미처 몰랐다. 너무 행복한 연예인이다. 올해가 데뷔 60주년이다. 결혼 50주년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했다. 기념 공연도 못 하고, 금혼식 여행도 못 가서 우울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은관 훈장을 줘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준 대한가수협회 이자연 회장 감사하다. 대한민국 최초의 록그룹을 동료들과 시작하면서 불모지에서 오늘의 K-팝의 씨앗을 이룬 게 자랑스럽다. 행복하다. 이 모든 기쁨과 영광을 대한민국 그룹 사운드 록가수 여러분들과 기쁨을 나누겠다.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과도 기쁨을 나누겠다”고 이야기했다.
고두심은 “연기자로 대상 탈 때 기분과 다르다. 사람이 살면서 40이 넘으면 얼굴이 훈장이라고 한다. 자기 얼굴을, 인생을 책임지라는 말인 줄 알고 있다. 내가 연기자로 1972년도 4월에 입문해서 1980년대에 ‘전원일기’로 22년을 대한민국의 며느리, 큰 며느리를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게 어깨를 짓눌렀다. 제주도가 고향인데, 제주도에서 올라온 사람은 저런 사람이라고 해서 어깨가 짓눌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여배우로서 멜로물에 사랑하다 죽는 역할을 한 번도 못해보고, 입문하자마자 아기 딸린 엄마 역할로 지금까지 왔다. 사랑할 수 있는 얼굴을 따로 있냐고 감독에게 물었다. 아마 있을 수도 있을 거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의 흔적으로 처음에는 무거웠다. 제주도 사람은 저런 사람이다, 맏며느리를 저래야 한다, 엄마는 저래야 한다고 살아오다 보니까 괜찮더라. 그리고 많은 분이 어디 가서 고두심 그러면 일단 신뢰를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고두심은 “그게 어디냐. 사람이 살면서 신뢰를 받는다는 건 중요하다. 신뢰한다는 건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내 인생은 정말 그 무게 만큼이나 힘들어할 건 아니다 싶다. 복 받은 거다. 감사하며 살고 있다. 훈장이라는 건 무게가 확실히 다르다. 앞서 대중문화에 일생 바쳤다는 문구가 나왔는데 아직 많이 남았다. 앞으로 무게감에 의미를 두고 책임을 다하는, 노력하는 연기자로 거듭나겠다. 건강이 최고다. 건강하시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보관문화훈장 수훈자는 1967년 데뷔해 ‘톰과 제리’ ‘체험 삶의 현장’ 등에 출연한 성우 송도순,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을 집필한 작가 송지나, 40년간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웃음을 선사한 희극인 임하룡이 받았다.
대통령 표창은 배우 김희애 천호진 현빈, 방송인 강호동, 연주자 김기표, 작가 김은희가 수상했다. 국무총리 표창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배우 강하늘 공효진, 성우 김용식, 희극인 박미선, 그룹 세븐틴, 대중문화예술제작자 신춘수, 배우 윤유선, 안무가 최영준 등 8명이 받았다.
성우 강수진과 그룹 노브레인, 배우 류수영, 방송작가 임상춘, 가수 임영웅, 희극인 장도연, 배우 정성하 정성화 조재윤 등 9명은 문체부 장관 표창을 품에 안았다. 또한, 이날 시상식에는 효린 김준수 세븐틴 등의 축하 무대가 펼쳐졌다.
다음은
▲ 문화훈장 은관=고두심 변희봉 윤항기
▲ 문화훈장 보관=송도순 송지나 임하룡
▲ 대통령표창=김희애 강호동 김기표 김은희 천호진 현빈
▲ 국무총리표창=강하늘 공효진 김용식 박미선 세븐틴 신춘수 윤유선 최영준
▲ 문체부 장관 표창=강수진 노브레인 류수영 임상춘 임영웅 장도연 정성하 정성화 조재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