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쓰백’ 레이나x유진x가영x나다, 밝은 모습 뒤에 가려진 걸그룹의 아픈 상처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허은경 객원기자]
‘미쓰백’ 레이나, 유진, 가영, 나다가 출연해서 일상을 공개했다.
15일 방송된 MBN 예능 ‘미쓰백(Miss Back)’에서는 백지영, 송은이, 윤일상이 이들의 인생 멘토로 의기투합한 가운데, 레이나(애프터스쿨), 유진(디아크), 가영(스텔라), 나다(와썹)이 인생곡으로 재도약을 위해 나선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먼저 에프터스쿨과 오렌지캬라멜로 큰 사랑을 받았던 레이나가 이중생활을 공개했다. 게임으로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고 있는 레이나는 2집으로 솔로 앨범으로 1달 활동하고 성적 저조로 게임에 빠지게 됐다고. 그는 "너무 허무했다. 갑자기 시간도 많아지고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르겠더라. 현실을 마주하기엔 너무 씁쓸하고 힘들어서 빨리 잊어버리려고 게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레이나는 현재 소속사 없이 섭외와 스케줄 관리를 혼자 하고 있었다. 그는 "그동안 거절이나 부정적인 의사 전달 같은 건 회사가 했는데 직접 하려니까 아직 적응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에 송은이는 “제일 어려운 게 출연료 얘기”라고 안타까워했고, 윤일상은 “그게 적응되면 곧 대표 되는 것”이라고 응원했다.
레이나는 '귀인'이라는 라이머를 만났다. 그는 라이머에 대해 "'한여름 밤의 꿀'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됐는데 첫 스타트부터 감사한 분이었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궁금한 게 있을 때 조언을 부탁하려고 만난다"고 설명했다.
라이머는 게임으로 현실 도피하고 있는 레이나를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본인 자체가 음악을 행복하게 즐기는 느낌이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레이나의 음악을 편안하게 들어주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이후 라이머가 오랜만에 레이나에게 노래를 청했고 레이나는 불안정한 음정에 라이머가 쓴소리와 걱정을 전했다. 레이나는 시키는 것만 했던 아이돌의 수동적이었던 모습을 반성하며 각오를 다졌다.
귀가한 레이나는 오렌지캬라멜 시절, 영상을 보던 중 멤버 리지에게 전화해 안부를 물었다. 레이나는 함께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연기자로 자리 잡은 리지와 나나의 이야기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친구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잘하면 할수록 뿌듯하면서도 부럽다. 난 왜 머물러 있나 싶어서 씁쓸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후 레이나는 개인 채널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하다가 댓글에서 악플 발견하고 "가수가 노래하는 게 무조건 당연하게 요구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수빈도 "최근 무대를 하나 했다. 와이셔츠 입고 발라드를 부르다가 셔츠 벗으면서 댄스 퍼포먼스를 했는데, 진짜 입에 담지도 못할 실시간 댓글이 너무 많이 달리더라. 댓글들을 봤을 때 느낌이 '난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인가'란 자괴감이 들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안겼다.
가영 역시 "콘셉트 때문에도 있고, 클럽 앞에만 지나가도 '클럽에서 사는 애야' 이런 식으로 소문나 있고, '스텔라는 다 담배를 좋아한다'는 식으로 소문이 나서 더 조심하게 됐다"고 숨겨진 상처를 털어놨다.
이후 레이나는 "애프터스쿨이랑 오렌지캬라멜 그룹이 아니라 레이나로 처음 주목받았던 곡이고 처음으로 노래에 대한, 목소리에 대한 칭찬을 받았던 곡"이라며 오랜만에 '한여름 밤의 꿀'로 무대에 섰다. 그는 "그때는 노래를 너무 만끽하지 못했다. 운이 좋아서, 산이 오빠가 곡을 잘 써줘서 라면서 공을 다른 사람에게 다 돌렸다. ‘너도 노래 잘했어'라고 스스로 인정해줘야 하는데 온전히 만끽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이후 백지영은 "레이나는 자기가 원하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인생곡을 주게 된다면 방향 잡기가 쉬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서 활동 3개월 만에 팀이 해체된 5인조 걸그룹 디아크 출신의 유진의 일상도 그려졌다. 유진은 '보이스 코리아 2020'에 출연,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여 주목받았고, '메일'이란 이름으로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디너쇼까지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유진은 현재 대학생으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배달알바에 나선 당찬 모습이었다. 그는 "3학년 마지막 학기라서 방학 때 바짝 벌어놔야 학기 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20살부터 물류센터, 키즈카페와 점심시간 식당 알바 등을 하고 있다고. 유진은 "음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남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알바해서 (부모님께) 도움 드리자고 생각해서 계속 알바를 한다"고 고백했다.
배달알바를 마친 유진은 PC방에 이어 보컬 수업 강사까지 무려 3개의 알바를 소화했다. 특히 취미반 수강생의 보컬 레슨을 지도하다가 유진이 고음 부분에서 시원한 가창력을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귀가한 유진은 편의점표 떡볶이로 저녁을 해결한 뒤, 엄마와 통화하며 생활비를 제외하고 3만원뿐인 수입에 허탈해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에 윤일상이 "이 영상이 굉장히 많은 젊은이들 모습일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후 유진은 아이유의 '좋은 날'을 선곡해서 시원한 가창력을 뽐냈다. 백지영은 "숨겨진 진주를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감탄했고 윤일상 역시 "굉장히 인상 깊게 들었다. 매우 시원하고 센 고음을 내서 '그동안 어디 있었니?' 싶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주에 이어 19금 콘셉트로 트라우마가 생긴 가영의 일상도 이어졌다. 가영은 오랜만에 국악고 시절 친구들과 만나 자신이 꿈꿨던 무용 선생님이 된 친구 이야기에 부러움을 드러냈다. 그는 "나도 원래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만약 계속 무용을 했다면 그 자리에 있었을까?' 생각이 든다. 너희한테 말을 안 했지만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지금까지 내 삶이 물거품이 된 느낌이었다. 부모님께도 죄송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2년째 커피숍 알바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가영은 "사람들은 연예인이고 걸그룹이니까 돈을 많이 벌지 않냐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게 돈을 못 벌었다. 오히려 걸그룹 그만두고 알바를 하니까 돈을 더 빨리 벌 수 있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샀다. 이어서 "그래도 많이 받아서 시급 1만원이다. 당장 먹고 살 정도는 되니까 '이것도 감사하자'고 하면서 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알바를 마친 가영은 남동생 김성표를 만났다. 김성표는 최근 삼성라이온즈 1군 무대 데뷔를 치렀다. 가영의 동생 성표에게 “네 경기를 못 보겠다. 너무 떨린다. 걱정된다”면서 “기사 댓글도 다 봤는데 우리 그룹(스텔라) 얘기가 있다. 네 이름에 흠집을 남긴 것 같다”고 미안해했다.
김성표는 인터뷰에서 “주변 사람들이 누나에 대해서 물어보면 야한 걸 먼저 생각해서 솔직히 불편한 감정은 있었지만, 응원밖에 해줄 게 없는 것 같다. 누나도 많이 힘들었을 테니까”라며 누나를 이해했다. 하지만 가영은 자신이 부끄러운 누나가 된 것 같은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이에 김성표는 “난 부끄럽다고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 무엇을 하더라도 가족이니까”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김성표는 10년만에 방송을 통해 속마음을 고백하기도. 그는 “누나한테 진짜 미안했던 일이 하나 있다. 스텔라로 데뷔하고 처음 음악방송에 나갔는데 누나가 음이탈 실수를 했는데, 어린 마음에 놀렸다. 근데 누나가 그 자리에서 울었다”면서 “나이를 먹다 보니까 그때 상황이 이해가 됐다. 정말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면 누구보다도 괴로운데 그땐 정말 어린 마음에 놀렸다. 데뷔 첫 무대였는데 정말 미안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동생의 진심에 가영도 눈물을 보였다.
이후 가영은 “계약 기간 끝났을 땐 절대 다시 안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무대에서는 즐겁게 했고 사실 난 좋아했던 것 같다"면서 동생에게 가수 재도전의 진심을 밝혔다.
이이서 가영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직접 준비한 무용 퍼포먼스로 이효리의 'Black' 무대에서 선보였고, 한 마리의 흑조를 연상케 하며 모두가 기립박수로 응원해줬다. 윤일상은 "그 긴 기간을 어떻게 견뎠을까 싶다. 그야말로 지옥 아니었겠나. 어떤 곡을 부르게 될지 모르겠지만 음악을 표현하면서 본인 스스로 치유가 될 수 있는 게 인생곡 아니겠나"라고 가영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래퍼 나다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최근 신곡 '내 몸'을 발매한 나다는 잡지 화보 촬영장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센 언니의 당당함을 뽐냈다. 이후 지하 자취방으로 돌아온 나나는 화장을 지우고 본명 예진이의 생얼을 공개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먹을 갈고 화선지에 대나무와 매화를 그리며 수준급 동양화 실력을 뽐내는 반전미를 선보였다.
이에 나다는 "선화예고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반에서 1~2등할 만큼 공부도 잘했다"고 엄친딸의 면모를 자랑했다. 교복이 너무 예뻐서 4개월만에 준비해서 선화예고에 갔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하지만 음악을 하기 위해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자퇴해 ‘자퇴의 아이콘’이란 파란만장한 경험을 털어놨다.
밝게만 보이는 나다에게도 숨은 상처가 있었다. 그룹 와썹으로 4년간 활동했지만 탈퇴 후 정산 문제로 계약 해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해서 2년의 긴 공방 끝에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것. 이에 나다는 "사실 정산 문제라고 하면 표면적으로 봤을 때, 내가 돈을 달라고 한 걸로 보이잖나. 받을 돈이 있었지만 그 돈도 달라고 한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
불투명한 수익 정산으로 여러 차례 회사에 증빙 자료를 요청했지만 3년간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는 나다는 "신의가 깨졌으니 회사를 나가겠다는 의미로 소송을 한 건데,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 사실 나를 욕하는 건 신경이 안 쓰였는데 부모님 욕하는 게 정말 화가 났다. 부모님에 대한 도를 넘는 이야기가 너무 기분이 나빴다"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후 나다는 "이런 프로그램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도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서,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나도 진짜 인생곡을 갖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나다의 파워 넘치는 무대를 본 백지영은 "주변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친구”라고 평가했고, 윤일상도 "톤도 좋고 개성이 있고 세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연약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적절하게 비트를 잘 탈 수 있는 음악이라면 전혀 걱정 안 되는 친구"라고 나다의 실력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