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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길다. 러닝타임도, 설명도, 전개도. 승리의 이야기지만 기대만큼 통쾌하지 못하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지만 놀라울 게 없는, 쉽고 착한 게 매력으로만 작용하지는 못한, 흔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다.
영화는 입사 8년차 동기인 말단 여직원들이 모여 벌이는 정의로운 고군분투기를 담는다. 실무 능력 퍼펙트, 현실은 커피 타기 달인인 생산관리3부 오지랖 이자영(고아성), 추리소설 마니아로 뼈 때리는 멘트의 달인 마케팅부 돌직구 정유나(이솜),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이지만 실체는 가짜 영수증 메꾸기 달인인 회계부 수학왕 심보람(박혜수)은 대리가 되면 진자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지만 예상치 못한 불편한 진실을 목격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을 시작한다.
남자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담배를 펴대고, 여상 나온 여자 직원들이 그런 남자 직원들의 커피 타던, 1995년을 배경으로 한 여성들의 당차고 정직한 ‘연대’ 이야기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을 주축으로 한 만큼, 이들의 다채로운 매력과 개성, 그것의 조화로 이뤄내는 성장과 한 방이 영화의 무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와 자연스러운 호흡, 무난한 케미가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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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한 방을 위한 반전의 연속조차도 호흡이 길다. 보기도 전에, 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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