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고아성 이솜 박혜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12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종필 감독과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유쾌하고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와 관련해 이종필 감독은 “고아성은 3,4년 전부터 우연히 알고 있었다. 자주 만나거나 친한 건 아니었다. 드문드문 보는 모습들이 자영 같았다. 나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람이 좋은데 좋음이 쟁취하지 않는 게 있었다. 이거 하면 꼭 고아성을 캐스팅하고 싶었다”라며 “이솜이 맡은 유나 캐릭터는 겉으로는 (세지만) 속은 유하다. 내가 단역배우로 ‘푸른 소금’이라는 작품에 출연했던 적이 있는데 이솜이 처음 보는데도 갈 차 없으면 타고 가라고 태워준 적이 있었다. 그게 고마웠다. 쑥스러운데 아닌 척 슥 챙겨주더라. 태워줘서 캐스팅한 건 아니지만, 이걸 쓰니까 그때 이솜의 모멘트가 떠올랐다”라고 밝혔다.
작품 속에서 고아성, 이솜, 박혜수는 셋만의 친근한 케미를 맘껏 발휘, 끈끈한 단짝 면모를 자랑했다. 그만큼 세 사람은 셋이 함께 있던 장면이 깊었다. 이와 관련해 고아성은 “셋이 합숙을 자처하며 자주 시간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들은 자신들만의 인상 깊은, 뜻 깊은 장면도 선정했다. 고아성은 “자영이 사과를 먹는 장면이 자영의 감정을 드러낸 것 같아 좋았다”라고, 이솜은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척이다. 이 친구는 왜 척을 많이 할까 찾아보던 중 인정욕을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넣고 나니까 친근해지고 사람다워지더라. 꾸준히 유나의 정서적이고 내면적인 걸 많이 넣으려고 했다”라고 소개했다. 박혜수는 “보람이는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점점 뭘 하고 싶은지 찾아가는지를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외적으로 화장이나 개성이 넘치고 인물을 표현해주는 것 같았다. 성격와 아이덴티티가 표현돼 좋았다. 90년대 음악을 몰랐는데 많이 들어서 좋더라. 멋있고 힙하더라”고 90년대 배경을 경험하며 신기한 점을 공개했다. 고아성은 “사내 체조가 있는 걸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개봉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그렇다면 이종필 감독이 90년대를 꼭 선택해야만 이유는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90년대, 그때의 토익 공부를 한다는 게 중요했다. 영화에 많이 나온 IMF시대는 톤이 차갑지 않냐. 이전에 뭔가 행복해 보이던, 즐거워 보이던 시절, 맵시나던 시절이 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90년대 시대 복원에도 다들 힘을 썼다. 그 중에서도 이솜은 스타일링에 가장 힘을 줬다. 그는 “갈매기 눈썹, 화장 등을 열심히 준비했다. 의상도 동묘시장에 가서 찾아보고 많이 샀다. 영감을 많이 받은건 90년대 장만옥 사진, 우리 엄마 젊을 때, 95년도 사진을 발견했는데 그 모습 그대로를 갖고 가고 싶었다. 블루블랙도 꼭 고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에서 세 배우의 성장하는 모습 역시 따뜻한 관전포인트였다. 박혜수는 “내가 많이 성장했다. 보람 대사 중에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돼요?’라는 대사가 좋았다. 가만히 있고 싶을 때에도 요즘 사회가 빨리 빨리 돌아가고 생산적인 일을 해야할 것만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지 않냐. 실제로는 마음속으로 누구나 한 번쯤 한다는 걸 보람이 나에게 말해주는 거 같아 위로가 많이 됐다”라며 “그 대답으로 ‘그럼 재미가 없잖아’ 하고 봉부장님(김종수 분)이 말해주는데 가벼운 거 같지만 울림이 있었다. 요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보려 노력 중이다”라고 고백했다.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레트로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고아성은 “직장 안에서 소중한 친구들과 성장한다는 점, 우정을 느낀 거,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는 마음을 참 많이 배우자는 마음으로 이 영화에 임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최근 여성 서사,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작품이 많아졌다. 이번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고, 고아성은 “우리 영화가 어떤 인상으로 다가왔는지 궁금하다. 사실 전작 ‘항거’라는 영화에서 많은 여배우와 일을 했다. 그때 처음으로 느꼈던 기운이 있다. 많이 여배우와 있는 현장이 드문데 이번에 또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만나면서 어떤 다른 느낌이 있을까 했는데 이 현장만의 특유의 저절로 만들어지던 에너제틱한 분위기가 있다. 당당한 애티튜드가 생겨서 그게 영화에 담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솜은 “사실 정말 여성 배우들과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순간이 올까 했는데 시나리오를 받고 고아성과 박혜수가 한다고 해서 신나게 준비를 했다. 어떤 날에는 예민해지기도 했는데 촬영장에 고개를 둘러 보는데 스태프도 배우도 다같은 얼굴이더라. 정말 다 같은 마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박혜수는 “우리가 같은 성별에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서 이번 영화에서 끈끈함을 제대로 느꼈다. 감독님과 넷이 있으면 사총사처럼 정말 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게 의미가 있었고, 그 힘이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도 전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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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