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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배우 임수향이 또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임수향은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이하 '내가예')에서 오예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내가예'는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형제 서진(하석진 분), 서환(지수 분)과 그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린 오예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임수향은 방송 초반 서환의 마음을 한번에 사로잡는 미술 교생선생님으로 출연해 남고생의 '첫사랑'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풋풋한 설렘과 기분좋은 두근거림을 선물해준 임수향은 마초같은 남자 서진과의 연애에서는 어른들의 성숙한 만남을 보여줬다.
반짝반짝 빛나던 교생 오예지는 사실 어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인죄로 감옥에 간 엄마를 둔 딸이자 엄마의 부재 속에서 고모에게 학대 받고 자란 사람이었다. 모든걸 품어주는 사람을 만나 새 가정을 꾸려 행복한 새 삶을 살고 싶어 했으나 이 조차로 쉽게 허용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오예지의 일생을 임수향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먹먹하게 풀어냈다.
임수향은 서진과 결혼, 남편의 실종 등 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한결같이 남편을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애정부터 순간순간 무너지는 마음을 애절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일편단심 자신을 바라보는 서환을 잘라내며 "형수라고 해"라고 선을 긋는 단단한 모습 역시 공감을 자아냈다. 서진을 찾은 뒤에는 배신감과 연민 속에서 계속 바뀌는 복잡한 감정선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서진이 실종됐던 7년간의 시간을 캐리 정(황승언 분)과 보냈다는 것을 알게된 뒤 드디어 오예지가 흑화했다. 그동안 오예지에 감정이입해 답답한 '고구마' 상태로 극을 지켜본 시청자들에 어떤 사이다 장면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임수향은 '신기생뎐'에서 신예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감정 표현 덕에 단순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감격시대', '아이가 다섯',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여러 작품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전작인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는 당당하게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신의 모습을 찾는 대학생 강미래의 모습을, '우아한 가'에서는 어머니를 살해한 진범을 찾기 위해 자신을 배척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재벌 상속녀 모석희 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생, 아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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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