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하다 생각했던 가정에서 가장 위험한 적과 살아왔다는 섬뜩한 깨달음, 결혼 안에서의 승리와 실패란 무엇을 의미할까. 결혼의 ‘민낯’이 과감하게 파헤쳐진다.
미스터리 부부 잔혹극을 표방한 MBN 월화 ‘나의 위험한 아내’(극본 황다은/연출 이형민/제작 키이스트)가 드디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순간 최고 시청률 3.2%, 전체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종전 MBN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우아한 가(家)’의 첫 방송 시청률(2.7%)을 넘어서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19금 부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부부의 세계’와 비교되던 이 작품은 첫방송부터 휘몰아치는 전개와 고도의 심리게임, 판타지를 곳곳에 배치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와 영화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영상미, 스릴러 같은 쫄깃한 몰입감으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특히 ‘미안한다 사랑한다’부터 ’힘쎈 여자 도봉순‘까지 성역 없는 장르로 마니아층을 확보한 이형민 감독의 연출 내공이 돋보였다.
처음 만난 김정은 최원영의 부부 케미도 좋았다. 미모와 지성, 재력을 갖춘 ‘완벽한 아내’ 심재경 역으로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김정은은 기존의 유쾌발랄 이미지를 벗고,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든 모습이었다. 훤칠한 외모와 유쾌한 성격을 지닌 전직 스타 셰프이자 레스토랑 ‘올드크롭’ 대표 김윤철 역의 최원영 역시 베테랑 배우답게 변화무쌍한 연기를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김정은과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5일 첫방송에서는 ‘평범한 아내가 납치를 당해 사라졌다’는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각자의 개성과 목표 의식을 뚜렷이 지닌 등장인물들이 미스터리 납치극 내외부에서 활약하며 갈등을 엮어내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다.
스타 셰프 김윤철(최원영)은 식품 회사 오너의 딸 심재경(김정은)과 결혼한 뒤 모든 것을 가진 남자가 됐지만, 그에겐 여자가 있었다. 심재경은 외모, 심성, 재력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아내’였지만, 김윤철은 결혼 서약에서 맹세했던 그녀와의 영원한 사랑을 지키지 못했다. 그는 진선미(최유화)와 불륜 관계를 이어오며 아내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호시탐탐 그 기회를 엿봤다.
그런데 진선미와 함께 달콤한 시간을 보낸 후 늦은 밤 귀가했을 때 거실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집 어디에도 없었다. “50억을 준비하라. 신고하면 부인은 죽는다”는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N31’의 쪽지를 확인하며 충격에 빠졌다.
김윤철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서지태(이준혁)를 비롯한 형사들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앞에서 김윤철은 아내의 납치로 인해 충격을 받은 척 연기를 했지만 이를 알아챈 서지태는 김윤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후 옆집 하은혜(심혜진 분) 조민규(윤종석 분) 부부는 잘못 배달된 우편물을 윤철에게 전달했다. 이우편물 역시 ‘N31’이 보낸 것이었다.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재경의 SNS에는 ‘N31’이 직접 올린 글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수사는 공개수사로 전환됐다.
지태는 윤철의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혈흔과 사건 현장의 족적에서 남편인 윤철을 범인으로 의심했다. 여러 증거들 역시 윤철에게 불리했다. 윤철은 사건 당일 아침까지 있던 운동화가 사라진 걸 알았다.
하지만 이웃 부부인 하은혜(심혜진 분)가 윤철의 외도를 의심했다는 재경의 이야기를 경찰에 전했다. 지태는 선미가 근무 중인 레스토랑을 찾아가 수사를 했다. 그런데도 사무실에서 윤철을 유혹하며 관계를 즐겼다. 선미는 행복한 표정이었다.
선미는 재경 독살을 모의하는데 쓴 와인을 없애지 않은 윤철을 압박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재경 납치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윤철이 자신을 쫓는 송유민(백수장)에게 주먹을 날리며 사건의 전말에 대해 추궁하고 납치당해 사라진 재경이 피범벅이 된 처참해진 모습으로 엔딩을 장식해 충격을 안겼다.
‘나의 위험한 아내’는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어느덧 결혼이란 생활을 그저 유지하고만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부부가 공감할 수 있는 ‘미스터리 부부 잔혹극’이다.
‘평범한 아내가 납치를 당해 사라졌다’는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각자의 개성과 목표 의식을 뚜렷이 지닌 등장인물들이 미스터리 납치극 내외부에서 활약하며 갈등을 엮어내고 사건을 풀어나간다.
드라마 초반 ‘19세 이상 시청가’로 편성돼 ‘부부의 세계’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형민 PD는 전날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드라마는 잘 될
“반전이 많은 이야기면서 스릴러, 코믹, 멜로, 휴먼도 있는 복합 장르 드라마”라며 “시청자는 이 드라마 스토리를 쫒아가기 바쁘실 수도 있다. 쫒아가다 보면 뒷통수를 맞는 느낌이 있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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