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5일 간의 추석 연휴가 끝났다. 올 추석은 방역당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비대면 연휴’를 당부하는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귀성 대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이 많았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집에서 연휴를 보낼 시청자들을 위해 풍성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바다. 그렇다면 이번 연휴에는 어떤 예능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을까.
KBS는 지난 달 30일 나훈아의 언택트 공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나훈아의 15년만의 방송 출연이자, 인생 최초의 언택트 공연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가왕’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재방송이 없는 단 한 번의 공연에 추석 안방은 나훈아로 물들었고, 70대에도 여전한 그의 가창력과 쇼맨십은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해당 방송의 시청률은 29%(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나훈아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또 공연 준비 비하인드를 담은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만의 외출’ 역시 18.7%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KBS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시청률로 행복한 미소를 지었지만, 추석 연휴 첫 방송을 편성한 새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 프로그램 ’가요톱10’을 10대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무대를 선보이는 경연 프로그램 ‘전교톱10’은 3.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코로나 확산으로 어려워진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농어민들과 힘을 합쳐 특산물을 소개, 판매하는 ‘랜선장터-보는날이 장날’은 4.3%의 시청률을 보였다.
10월 23일 본 방송에 앞서 추석 특별판으로 시청자들을 찾은 ‘트로트의 민족’은 10.7%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서울1, 서울2, 경기, 충청, 전라, 경상, 강원-제주, 해외-이북 등 총 8개 지역의 대표로 선발된 80팀의 화려한 무대와 치열한 기싸움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서 시작된 트로트 열풍에 비슷한 경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편성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대항전 포맷으로 타 트로트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한국인의 소울 푸드 ‘라면’을 주제로 기획된 추석 특집 프로그램 ‘볼빨간 라면연구소’는 최고 시청률 최고 시청률 3.1%로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에는 식품기업 장녀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가 MC 군단에 합류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1회가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가지고 있는 TV조선 ‘아내의 맛’, 2회가 29% 시청률을 기록한 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와 비슷한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MBC와 함께 SBS에서도 ‘라면’을 주제로 한 파일럿 프로그램 ‘대국민 공유 레시피, 라면 당기는 시간’(이하 ‘라당시’)을 편성했지만, 1회와 2외 각각 3.8%와 3.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랜선 집들이 전쟁-홈스타워즈’(이하 ‘홈스타워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홈스타워즈’는 우리 주변의 인테리어 고수, 이른바 ‘홈스타’들의 ‘랜선 집들이’를 통해 각종 인테리어 팁과 트렌드를 소개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으나, 시청률 1.5%를 기록하며 추석 안방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방송된 ‘방콕떼창단’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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