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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수사` 김봉한 감독이 배우들,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한편, 흥행에 대한 부담감읕 토로했다. 제공I쇼박스 |
“정말이지 발가벗은 느낌이에요. 영화에 대한 끊임없는 평가, 관객수, 그것이 저를 믿고 함께 해 준 분들, 투자해주신 분들에 대한 현실적인 보답으로 이어지니까. 그 압박감이 얼마만큼 이냐면…감독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예요. 특히 이번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고통스럽네요.”
80년대 군사정권의 만행을 소재호 한 영화 ‘보통사람’으로 제39회 무스크바국제영화제 2광을 차지한 데 이어 각종 영화제에 초청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 받은 김봉한 감독이 완전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코미디 수사물 ‘국제수사’를 통해서다.
영화는 난생 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의 현지 수사극. ‘병수’(곽도원 분)는 수사 자격 미달, 영어는 수준 미달이지만 형사 부심과 친구에 대한 우정으로 고군분투 짠내 나는 수사를 이어간다. 여권도 지갑도 휴대폰 모두 소매치기 당한 채 범죄 누명까지 쓰지만 결국엔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범죄 수사극이 쏟아진 가운데 ‘국제수사’는 ‘셋업 범죄’(실제 범죄 상황을 조작해 무죄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일. 피해자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걸려들기 때문에 덫에 빠졌음을 알아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를 유쾌하고도 구수하게 풀어내며 차별화를 둔다. 곽도원 김희원 김대명 등이 열연했다.
Q. 어렵사리 개봉하게 됐다. 추석 연휴 관객과 만나게 된 소감은?
A. 산 넘어 산이다.(웃음) 예산이 크지 않은데다 필리핀 로케이션이다 보니 태풍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너무 많았다.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고생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후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개봉이 연기되고 밀리고 밀려 이제야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이다보니…마음 고생이 너무 심하다. ‘그냥 빨리 개봉해버려라’라는 마음뿐이었는데 막상 또 안 그렇다. 아쉽고 속상하고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정말 크다. 그야말로 진퇴양난. 하루하루 속이 타 들어간다.
Q.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셋업 범죄’라는 사회적인 이슈를 담았는데
A. ‘보통사람’이 메시지를 강조한 영화라면 ‘국제수사’는 정반대다. 메시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 소재이자 배경일 뿐, 평범한 아재들이 비범한 상황에 놓여 벌어지는 일을 담은 소동극이다.
사회 이슈를 다루긴 하지만 전혀 무겁지 않게 풀어내고 싶었다. 해외여행을 떠난 촌구석 형사가 사건에 범죄에 휘말리게 돼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재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Q. 코미디를 선택한 이유는?
A. '보통사람'으로 주제넘게 무거운 걸 해서 끝나고 나서 힘들었다. (웃음) 좀 더 가벼운,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내 나이의 사람이 어떤 가치를 향해 달려보는 소동극을 해보면 어떨까 싶더라. 친구들간의 소동극을 벌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됐다. 다만 관객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던 건 어떤 가치를 믿고 열심히 가다보면 이 친구들이 보물을 만나는 것처럼 행운과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판타지였다.
Q. 시사회 이후 내부 반응은?
A. 잘 모르겠다.(웃음) 개봉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다양한 버전이 있다. 그 중에서 나름대로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놓은 최종본이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 같다. 빠른 템포에 주안점을 두고 편집해 감정선은 조금 헐거워졌다. 이 부분에 대한 호불호는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관객들 입장에서 복잡한 생각이나 고민 없이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목표를 뒀다. 황금 연휴인 만큼 많이 웃고 복도 받고 좋은 기운을 받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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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한 감독이 `보통사람`에 이어 `국제수사`로 또 한 번 사회 이슈를 담아낸다. 이번엔 한층 유쾌하고 가벼워진 코미디로 관객들과 만난다. 제공I쇼박스 |
A. 시나리오 원안에 대천 형사가 필리핀으로 떠난다는 설정이 있었다.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나라이기에 매력적이었다. 아름다운 휴양지로 알려진 동시에 마닐라 도심에는 외부인들에게 낯설고 외진 거리도 많다. 자연 경관부터 도시 풍경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두루 갖춘 곳이라 현지 곳곳에서의 수사액션을 담은 우리 영화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Q. 주인공들을 충청도 사람들로 설정한 이유는?
A. 일단은 ‘금 찾기’라는 판타지성 소재에 영화 ‘행오버’에서 영감을 얻어 중년 아재들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걸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특징을 고민하다 말은 느리지만 행동은 빠르고, 주인공 형사를 비롯한 각 캐릭터들의 특징과 성격을 (충청도 사투리로) 백분 발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Q. ‘병수’는 사실상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끄는 원톱 주연이다. 왜 곽도원이었나?
A. 장르는 코미디지만 대놓고 웃기려는 코미디는 아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의 연속 안에서 자아내는 웃음이 목적이기 때문에 일상 연기가 더 중요했다. 곽도원 배우는 워낙 사람 냄새나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잘하지 않나. (실제 있는 이야기긴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찾는다는, 어쩌면 판타지성 느낌이 강한 소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이라 몰입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이것을 붕 뜨지 않고 현실감 있게 다뤄주는데 ‘병수’의 역할이 중요했다. 역시나 완벽한 연기였다.
Q. 김희원이 맡은 ‘패트릭’은 좀 신선한 악역이더라
A. 말 그대로 허당이다. 어설프고 좀 웃긴 악당. 예능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전에 우리 작품으로 함께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된 것 같다. 평소엔 마음 약하고 섬세하고 다양한 매력이 많은 배우다. ‘악역 전문’이란 수식어에 가둬두기 아까운. 그래서 ‘패트릭’에 딱이라고 생각했다.
Q. 김대명의 캐스팅 역시 신의 한 수였다
A. 역시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방영 되기 전이라 (이렇게 까지 뜰 줄은) 상상도 못했다. 워낙 그 전부터 함께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연기를 정말 잘하지 않나. 모든 준비를 완벽히 해오는 친구라 현장에서 내가 주문할 게 아예 없었다. 정확하게 연기하기 때문에 허점이란게 없다. 애초에 믿음이 정말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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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한 감독은 함께한 배우들을 "대한민국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I쇼박스 |
A. 당연하다. 하하. 항상 나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워낙 노련한 배우들이고 연기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최고라는 믿음이 있었다. 사전 미팅 단계부터 이미 본인들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준비해왔기에 나는 현장에서 잘 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지켜보는 역할만 하면 됐다.
Q.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A.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그런 것보다도 개봉 연기 등 배우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많다. 배우들이 홍보 활동까지 다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봉이 미뤄지니 고맙고 미안하고 어쩔줄을 모르겠다. 영화란 매체는 칭찬은 배우와 스태프가 들고 욕은 감독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내 만족도 이런 걸 생각할 여유란 없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Q. 관객들에게 한마디
A. 바람이 있다면 신선하고 재미있는 조합, 편안한 메시지, 쉬운 이야기이니 그저 관객분들이
‘국제수사’는 29일 극장 개봉, 추석 연휴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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