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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명품 열연에도 한 없이 쳐진다. 찰진 충청도 사투리와 정감 가는 케미를 활용한 코미디가 부단히 관람 욕구를 흔들어 깨우지만, 통쾌한 결말을 맛보기까지 (그만큼의) 졸음과의 사투를 벌여야한다. 재미도 박진감도 지지부진한, 아쉬운 코미디 ‘국제수사’다.
영화는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의 현지 수사 극. ‘병수’(곽도원)는 수사 자격 미달, 영어는 수준 미달이지만 형사 부심과 친구에 대한 우정으로 고군분투 짠내 나는 수사를 이어간다. 여권도 지갑도 핸드폰도 모두 소매치기 당한 채 범죄 누명까지 쓰지만 결국엔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범죄 수사극이 쏟아진 가운데 ‘국제수사’는 ‘셋업 범죄’(실제 범죄 상황을 조작해 무죄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일. 피해자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걸려들기 때문에 덫에 빠졌음을 알아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를 유쾌하고도 구수하게 풀어내며 차별화를 꿰한다.
실제로 예상치 못한 절망적 상황에 놓이게 되는 주인공 병수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필리핀 구석구석을 발로 뛰고, 형사 본능으로 상황을 조금씩 역전시켜나가는 과정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찰진 충청도 사투리와 맨몸 추격 액션, 출연 인물들과의 진한 케미로 첫 코미디 연기를 다채롭게 소화해낸 곽도원의 진가 역시 영화의 큰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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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사건의 시작이자 핵심인, 은밀한 제안을 하는 용배의 ‘보물 찾기’는 소재의 차별화를 무기력 시킬 정도로 헐겁다. 허황된 한탕의 꿈을 구현화시키는데 흡입력이 없다 보니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는 떨어지고, 이로 인해 통쾌함도 기대했던 것 보다 적다. 악역으로 그려진 패트릭(김희원) 역시 현실과 만화 사이의 어중간한 형태로 그려져 긴장감을 자아내지 못한다.
영화의 그릇과 중심 소재, 코미디의 결이 썩 조화롭게 어울리질 못해 신선함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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